日규제 대덕 과학계 총력···산업계 "창구 단일화부터"

연구회, 국가 R&D 경쟁력 강화 위한 출연연 대응전략 마련
KAIST 기술자문단에 20여곳 몰려 관심 고조
"대덕 자원 연계하고, 쉽게 찾아 가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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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기자 - 2019.08.13

"기업에게는 생존이다. 기업들이 과학계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창구를 단일화 하고 제도를 간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관련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고 국내 핵심소재·부품·장비 원천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대덕의 출연연, 대학도 속속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이를 반기면서 창구 단일화를 제안했다. 좋은 제도도 창구가 많으면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할지 당황스럽다는 경험에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는 이달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발표할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과 연계, 추진할 출연연 대응전략을 마련했다. KAIST는 기술자문단 운영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각 출연연도 특성에 맞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소재와 부품 등 기업에서는 과학계의 관심과 대응 마련에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기업들이 보다 쉽고, 간편하게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창구 단일화,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소재기업  A 대표는 "기업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로, 보다 쉽고 편하게 대덕의 과학계를 찾을 수 있도록 창구를 간편화, 단일화해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B 대표도 "기존 대덕 자원들을 엮어 한번에 정보를 알아보고, 활용하는 지원책이 있었으면 한다"면서 "기술적 애로사항 해결뿐 아니라 장기적 방향설정, 규제 개선에 공동 대응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12일 열린 출연연 기관장 간담회 모습.<사진=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지난 12일 열린 출연연 기관장 간담회 모습.<사진=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 연구회, 기관장 간담회 열고 출연연 대응전략 마련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는 12일 연구회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 관련 국가 R&D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출연연 대응전략을 마련했다.

앞서 지난 8일 연구회에서 출연연 합동 정책부서장 회의가 열린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출연연 25개 기관 중 소재·부품·장비와 관련 없는 5개 기관을 제외한 20개 기관장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관장들은 출연연이 각 기술분야 대표 공공연구기관으로서 이번 사태에 책무성을 가지고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가 산업·기술 전략을 수립하고 원천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어 연구회와 출연연 정책부서가 공조해 수립한 출연연 대응방안이 발표됐다. 대응방안에는 ▲소재·부품·장비산업 기술지원단 운영 ▲실증 테스트베드 및 시뮬레이션 총괄지원 ▲미래전략기술 탐색 및 확보 ▲미래선도형 연구생태계 정착 관련 내용을 담았다.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 출연연 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출연연 보유기술 지원, 기술멘토링, 기업 수요기술 개발을 통해 100대 소재부품 기술기업을 육성한다. 다음 달 5일 개최되는 테크비즈파트너링 행사에서 출연연의 소재·부품 기술을 공유하고 기업의 수요기술을 파악해 지원한다.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정책지정연구기관이 소재산업의 실증 테스트베드와 시뮬레이션 플랫폼으로 역할을 수행한다.

이 밖에 ▲교정·시험서비스 패스트트랙 운영(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반도체 장비 부품 분석·평가 지원(국가핵융합연구소) ▲데이터 기반 기술정보분석(KISTI) ▲차세대 반도체 개발(KIST) 등을 통한 기술자립화가 추진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회미래연구원 등 국내외 씽크탱크 그룹과 협업하고, 기관별·기술분야별 도전적 기술주제 발굴을 병행해 차세대 핵심 R&D 기획을 추진한다. 도출한 전략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를 통해 출연연과 산·학·연이 협력할 예정이다. 

출연연 통합포탈을 통해 연구정보 공유 활성화와 정부·기업·대학·연구회·출연연 간 소통을 확대해 공동R&D 추진체계를 강화한다. R&D의 효과성을 높이도록 출연연 R&R을 설정하고, 도전적으로 연구개발도 강화한다.

박천홍 한국기계연구원장은 "그간 기업 위주로 형성되어온 반도체 산업에 출연연이 기술공급기지가 되어 기술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정부 대응책에 협력해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라면서 "장기적·궁극적으로 기술경쟁력을 키우고 기술자립을 이루도록 원천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전략물자 무역제재 관련 출연연 대응방안.<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일본 전략물자 무역제재 관련 출연연 대응방안.<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KAIST 기술자문단 본격화, 표준연·화학연 등도 기관 차원 대응 강화

KAIST(총장 신성철)는 전국 대학에서 가장 빠른 지난 5일 기술자문단을 설치, 가동에 들어갔다. 반도체·에너지·자동차 등 주요산업 분야 원천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100여명의 자문위원이 참여한다. 현재 20여개 기업의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미팅과 자문을 실시하고 있다. 

출연연별 특성에 맞는 대응도 이뤄진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공급기지형 R&D 센터'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설계·핵심 기술을 소프트웨어 플랫폼 형태로 집약해 산업현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CNC 전문연구센터를 이달말 또는 9월초 개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분석기계 관련 산학연 관계자들이 모여 협력하는 그랜드 컨소시엄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일본 규제에 본격 대응하기 위한 대응 TF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콘트롤타워인 '일본 수출규제 적극대응 위원회(가칭)'를 구축했다. 

표준연은 ▲교정·시험서비스 패스트트랙 운영 ▲불화수소 등 반도체 공정가스 품질평가 지원체계 마련 ▲반도체·첨단소재 신뢰성 평가 플랫폼 운영 ▲웨이퍼 불순물 측정분석장비 국산화를 위한 원천기술과 장비화 기술개발 연구기획 관련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국가측정표준과 측정기술을 바탕으로 연간 1만여 건의 교정·시험서비스를 국내·외에 제공하고 있다. 표준연은 국내 기업이 수출규제와 관련된 소재, 부품, 장비 등에 대한 신뢰성 평가를 요청하는 경우, 가장 먼저 교정·시험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불화수소 등 고순도 가스의 품질평가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과기부에서 진행하는 반도체 측정장비 국산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표준연은 국산화율을 높이도록 고순도 가스·반도체 소재에 대한 신속·정확한 평가결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상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존 연구와 서비스는 보류하더라도 일본 수출규제 문제 해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관 차원의 대응체계를 통해 종합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이번 사태에 대해 출연연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화학연구원은 화학소재 현안 대응 TF를 운영할 예정이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핵심 원료 선정과 공급 대책 수립을 추진한다. ETRI는 중소기업 기술·인력·인프라 집중지원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KISTI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기술정보 분석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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