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사라지는 2050년 ···'블록체인 중심 신대륙' 출현

[하원규의 日신문분석⑤] 'Tech 2050' 신행복론, 자율·분산조직 핵심 인프라 전망
장소·공간·국가에 지배되지 않는 테크놀로지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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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2019.01.14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화폐는 인류가 만들어 낸 공유허구(Shared Fiction) 산물로서 가장 성공한 모델이며, 경제적 질서를 형성하는 보편적 질서"라고 주장한다. 바로 이 화폐와 금융이 전자적 정보를 기록하는 새로운 기술 '블록체인'을 만나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고 있다. 인터넷의 상용화로 가상적 신대륙이 탄생하였듯이,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그리고 공유경제가 선순환되는 또 하나의 가상화폐 신대륙이 부상하고 있다.
 
컴퓨터 패러다임은 10년을 주기로 핵심 플레이어들의 교대와 함께 집중과 분산을 반복해 왔다. 2000년대는 인터넷의 융성에 따라 클라이언트 서버 등과 같은 분산형 네트워크로, 2010년대는 스마트 폰 등 디바이스의 데이터를, 대형 서버에서 처리하는 클라우드 통합형 컴퓨팅이 효율적인 모델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처리 부가가치는 클라우드 상의 글로벌 플랫포머에 일극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2020년대는 디바이스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되고, 디바이스 간의 통신으로 데이터 처리 등이 자율적으로 수행되는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과 포그 컴퓨팅(Fog Computing) 등이 제창되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자율·분산·협조형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이행할 전망이다. 이러한 분산자율형 사회 정중앙에 블록체인 기술이 존재한다. 
컴퓨터 시스템의 집중과 분산 트렌드(일본 경제산업성, 산업구조심의회, '정보경제소위원회', 2016) 자료 재구성컴퓨터 시스템의 집중과 분산 트렌드(일본 경제산업성, 산업구조심의회, '정보경제소위원회', 2016) 자료 재구성

일본 경제산업성의 산업구조심의회 정보경제소위원회는 모든 거래 이력을 모두가 공유하며 신뢰성을 담보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급부상하면서, 기계학습과 IoT가 시너지 효과를 가속화하는 초스마트 자율·분산형 생태계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은 기간 시스템의 대체 혹은 새로운 사회 인프라 창조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2030년대의 블록체인 기술은 자율분산조직(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을 견인하는 신사회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일본경제신문(日本經濟新聞)신년 특집 'Tech 2050 신행복론' 6일 자는 '국경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주제로, 블록체인 등이 지탱하는 분산 자율형 '초글로벌화'의 출현을 다루고 있다.

◆ 국가 초월 '장소·공간 제로'

"국가에 지배되지 않는 커뮤니티를 테크놀로지의 힘으로 만든다."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기업가인 무함마드·누르는 소수민족 로힝기야족 출신. 로힝기야족은 미얀마에서 박해를 받아, 말레이시아와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난민이 100만 명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1982년에 미얀마의 국적을 상실해 자기 자신을 증명할 수단을 갖지 못한다.

누르 씨는 "그들은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도 없고, 학교에도 갈 수도 없다"면서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기술이 나타났다. 바로 블록체인"이라고 설명한다.

가상통화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은 참가자가 서로 승인하는 구조. 일본의 호적 등 국가에 의한 증명을 대신해, ID로 개인을 특정한다.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생활권이 사이버 공간에 출현해, 은행계좌를 개설하고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누르 씨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가를 통째로 디지털화할 수 있다". 누르와 같은 프레임으로 미래에 주목하는 인물이 스위스에 있다. 기업가 다니엘·가슈타이거씨는 모국의 모든 행정 수속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해주는 사업을 전개한다. 투표에서 세금 신고, 관청으로의 조회에 이르기까지 스위스라는 나라가 손바닥으로 들어온다.   

배급소를 방문한 로힝기야족 난민 여성.<사진 = 일본경제신문>배급소를 방문한 로힝기야족 난민 여성.<사진 = 일본경제신문>

근대국가의 성립은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토 내의 사람들을 통합하고 국민으로서 납세나 병역 등의 의무를 부과한다. 한편 국가는 권리를 보장한다. 국가의 존재를 확고하게 해 온 것이 군사나 생산에 관련되는 테크놀로지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진화가 반석이었던 국가의 기본틀을 뒤흔들고 있다. "일본이 있으면서 미국이나 인도에 있는 것과 동일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다치스스무(舘瞕) 동경대학 명예교수는 디지털과 로봇기술을 사용해 '또 한 사람의 나'가 수천 킬로 떨어진 곳에서 업무 등을 수행하는 미래를 말한다.

헤드셋과 글러브를 몸에 걸치고 신체를 움직이면, 원격지의 로봇이 본 정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팔이 느낀 감촉도 그대로 글러브에 전달된다. KDD 그룹도 출자하는 스타트업 기업 '텔레이그지스턴스'는 전 세계를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를 개발했다. 인류를 가로막아 온 '거리'가 사라지고, 국경을 거뜬히 넘나들 수 있게 된다.

'만국에 공통되는 절대적인 선, 정의를 구현한다.'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이상적인 국가상에 대해 이렇게 설파했다. 하지만 인류는 지금도 그 이상을 실현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는 커녕 21세기 초엽의 지금, 국경을 오로지 견고하게 하는 자국 제일주의가나 새로운 패권국가의 출현 가능성을 인류는 목전에 두고 있다.

"공통의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사이버 공동체는 미래 세계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국제기독교 대학의 이와이 가쓰히도(岩井克人) 특별초빙 교수는 강조한다. 국경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자신. 거리가 사라지는 궁극의 글로벌화의 너머로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사회를 열어간다.
    
◆가상화폐와 행정으로 '신경제권'

가상통화의 기반기술로서 알려진 블록체인은 '통화' 본연의 모습을 바꾸어갈 것 같다. 인터넷의 독립공간에서 참가자끼리 중개자가 개입하지 않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권을 탄생시킬 가능성도 내포한다.

스웨덴의 중앙은행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법정 디지털 통화발행을 검토 중이다. 발행할 것인가의 최종 결정은 2020년 경에 결정할 전망. 장래 현금을 폐지하는 것도 사정권에 넣고 있다고 한다.

"블록체인의 보급으로 2050년에는 현금이 사라질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에 강점을 가진 미국 기업 R3의 데이비드 루터 최고 경영 책임자는 잘라 말한다. 변화의 조짐은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다.

타이는 캐시리스의 결재비율이 급속하게 높아져 50%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견인하는 것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결제 서비스다. 블록체인에서는 거래정보가 빠짐없이 기록돼 사칭이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외부로부터 정보를 지키는 안전성도 높다. 새로운 경제권을 만드는 데에 적합한 특징에 주목해, 블록체인을 지역과 국가 활성화에 이용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日)총무성 정보통신심의회 IoT신시대 미래구상검토위원회 '미래를 손에 넣는 TECH전략' 삽화.<사진 = 일총무성>일(日)총무성 정보통신심의회 IoT신시대 미래구상검토위원회 '미래를 손에 넣는 TECH전략' 삽화.<사진 = 일총무성>

◆블록체인 도시·국가

'블록체인 도시가 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는 곳은 한국 수도 서울.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범시키고 있다. 투표 시스템이나 시내 자선사업의 운영관리에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대덕연구단지에서도 지역 커뮤니티와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실험 중이다.

에스토니아에서는 행정의 효율화가 진행되고 있다. 납세에서 출생 증명, 사업자 개설 등이 블록체인으로 관리돼, IC카드 한 장으로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외 거주자에게도 '전자거주ID'를 발행한다.

에스토니아에서는 국민ID로 대부분의 행정수속이 온라인상에서 가능하다. <사진 = 일본경제신문>에스토니아에서는 국민ID로 대부분의 행정수속이 온라인상에서 가능하다. <사진 = 일본경제신문>

에스토니아는 대국에 휘둘리는 역사를 거처, 제2차대전 이후는 소련이나 독일의 지배를 받았다. 설령 국토가 점령당하는 것과 같은 사태가 일어날지라도, 온라인으로 국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블록체인은 블록(Block)을 잇달아 연결(Chain)하는 묶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체, 공간, 제품, 화폐, 사람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자산이 서로 묶어져 공유경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기간 시스템과 사회 인프라로 대체되고, 사회 전체의 생태계를 바꾸는 혁신적 서비스가 잇달아 창출될 수 있다.

차세대 블록체인 생태계가 정착된 2050년대의 미래사회는 세상의 만물이 분산자율형 유기체(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sm)처럼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는 미래사회는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자율형 사회로 변모할 수 있다.

◆하원규 박사는

하원규 박사하원규 박사
하원규 박사는 도쿄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 석사, 사회정보학 박사를 마쳤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정보연구정책실장, IT정보센터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슈퍼 IT 코리아 2020' '꿈꾸는 유비쿼터스 세상' '제4차 산업혁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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