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석 생명연 박사팀, 유전자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인간 질병원인 규명, 진단기술개발 및 치료 등에 활용 기대

한 염색체 내에서 기능이 서로 다른 이웃 유전자들이 한 개의 새로운 융합유전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밝혀졌다. 박홍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자원센터 박사팀은 26일 침팬지 연구에서 발견한 5개의 이웃간 융합 유전자가 인간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특히 이들로부터 파생되는 새로운 변이 융합유전자 57종의 구조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이웃간 융합유전자 생성시 독특한 규칙성과 형성기작이 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융합유전자는 암 세포를 비롯한 비정상적인 조직 세포에서 발견되고 있어 최근 암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번에 형성 과정을 밝혀낸 이웃 간 융합유전자는 동일한 염색체상에서 이웃간 두 개의 유전자들이 위치 이동없이 새롭게 한 개의 융합유전자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인간을 포함한 일부 생물에서 일부 단편적인 구조 정도만 알려진 상태였다. 박 박사팀의 연구 결과 서로 다른 두 개의 유전자가 융합해 한 개의 이웃간 융합유전자가 될 때, 유전자의 특정부위가 사라지거나 생성되는 매우 독특한 규칙성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특히 이웃간 융합유전자는 정상조직 세포와 암 조직 세포에서 모두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일부 융합유전자는 특정 암 조직 세포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러한 융합유전자는 향후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분자표적으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동안 생물학 분야에서 단일유전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일반화된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웃하는 두 개의 유전자가 한 개로 융합하는 형성과정을 분자생물학적으로 규명한 것은 세계적으로 최초의 연구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박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기초해 앞으로 인간 유전체 내에 존재하는 모든 이웃 간 융합유전자들의 실체 및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웃 간 융합유전자 연구는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서 인간의 질병원인 규명, 진단기술개발 및 치료 등에 폭 넓게 활용될 수 있고, 국가 바이오연구의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는데 매우 중요한 분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