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진 KAIST 교수팀, 그래핀 효과 입증…"기존 생산라인 그대로 이용해 양산 가능"

그래핀은 탄소 덩어리의 표면층을 한 겹만 떼어낸 탄소 나노물질을 말한다. 전도성이 좋고 전자가 잘 이동하는 덕분에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이 그래핀을 현재의 반도체 공정에 그대로 적용해 기존 메모리 대비 성능과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기초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조병진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 교수 연구팀은 기존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소자에서 금속 게이트 전극을 그래핀 전극으로 대체하면,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 반도체 제조 공정을 크게 바꿀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현재 양산 중인 반도체 소자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소재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래핀을 세계 반도체 시장의 핵심 주류인 실리콘 기반 전자소자에 적용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머지않아 양산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초고속 반도체 등을 구현하기 위해 그래핀 연구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10~20년 후에나 상용화될 수 있는 기초·원천연구가 대부분이다. 국내외 기업에서도 20나노미터 이하 급에서 사용될 플래시 메모리 소자를 연구 중이나 데이터 보존 특성에 대한 시장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현재까지 대량으로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Graphene flash 소자개념도 ⓒ2011 HelloDD.com

그러나 조 교수팀은 플래시 메모리 소자에 그래핀 전극을 사용해 데이터 보존 특성이 바로 시판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유지하는 실험 성과를 거뒀다. 실험상으로는 데이터 10% 손실시간 기준으로 기존 소자에 비해 1만배 개선효과를 보였다.

조 교수는 "이번 성과는 그래핀이 먼 미래만의 소재가 아닌 바로 다음 세대 반도체 핵심 소자에 즉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며 "앞으로 반도체 소자의 신뢰성이 특별히 중요시 되는 분야에 이번 성과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전문 학술지 'Nano Letters'지 온라인 속보(11월 22일)로 게재됐다.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오세정)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과 미래기반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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