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영상보안 카메라 업계의 작은거인 '달스코리아'
이재형 사장 "대덕특구를 보안카메라 중심지로 만들고 싶다"

'빛처럼 빠른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기업' 특유의 스피드 경영을 자부하는 벤처기업이 있다. 회사명은 달스코리아(대표 이재형). 의사결정(Decisionmaking)을 빛처럼 빠르게(At Light Speed) 의미의 영문 앞자를 사명으로 내세웠다.

'스피드'를 무기로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을 뚫고 나가겠다는 영상보안 카메라 개발 전문기업이다. 달스코리아는 모든 것이 스피디하다. 정글에서 큰 사자(대기업)가 빠른 치타(벤처기업)를 못잡는 것처럼 환경 변화에 제일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 속도가 빠르다. 속도가 빠르다라는 의미는 사전 계획한 것에 대한 스케쥴을 생명같이 여겨 확실히 실행한다는 의미다. 빠르고 확실한 실행력 덕분에 2005년 7월 회사 설립 이후 200여가지 영상보안 카메라 제조라인을 확립해 놓은 상황.

고해상도 실내·외 적외선 카메라를 비롯해 미니어쳐 카메라, 차량용 카메라, 비디오 도어폰용 카메라, 네트워크 카메라 등 보안 카메라에 관해서는 거의 모든 아이템을 섭렵했다.

시장조사-연구개발 가설 정립-액션플랜 등 일련의 사업 추진 프로세스가 치밀하게 전개된 덕분에 얻은 결실이다. 스케쥴 대비 실행율이 90%에 육박한다.
 

▲고해상도 네트워크 보안카메라(왼쪽), 4축 적외선 충격방지 돔카메라(가운데), 실내용 적외선 돔카메라(오른쪽). ⓒ2009 HelloDD.com

회사 문을 열면 온갖 인증서들이 한 벽면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웬만한 10년차 이상 기업에서나 볼법한 많은 인증서들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다. 최근 2년 동안 ISO 품질인증을 비롯해 해외수출 인증서 30여개를 획득해 냈다. 달스코리아에는 종이 서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종이 결재가 없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연동돼 외국에서도 언제든지 의사결정할 수 있는 체제다. 직원들의 출근시간도 여느 회사 보다 1시간 빠른 8시다. '광속 경영'의 장본인 이재형 사장은 올해 나이 33세. 광속의 에너지는 이 사장으로부터 뻗쳐 나온다.

창업 이후 4년 만에 수출국 30개 나라를 뚫었고, 주요 수출국은 유럽(40%), 러시아(30%), 중동, 미국 등이다. 매출의 90% 이상이 수출이다. 작년 20억원에 이어 올해 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임직원 9명이 개인당 5억원 이상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 보안카메라 업계 '준비된 CEO'…"100개국 돌아다니며 경영 연습" 

▲이재형 사장 "세계 보안카메라 시장 거머쥘 핵심기술을 대덕에서 만들겠습니다" ⓒ2009 HelloDD.com

이 사장은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말이 있다. '어린 나이에 뭣 모르고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질문이 많다. 그럴 때마다 이 사장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오랫동안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좌절됐던 빅딜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미국인 협상가가 비행기 타고 현장에 가서 5분만에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사례가 있죠. 한 기자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협상을 타결시킬 수 있었냐'고 묻자 협상가는 30년 인생을 준비했다고 짤막하게 답했습니다." 이 사장은 본인도 사업을 위해 "10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서둘러 창업을 한 것이 아니라 대학 입학 이후부터 시간을 의미있게 써가며 창업을 준비해 왔다는 것이다. 충남대 무역학과를 입학한 뒤 법과 회계, 경영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공부했고, 대학시절 찾아나선 해외만 해도 70개국이 넘는다.

'세계시장을 직접 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 시작한 행보였다. 이국 땅을 발로 밟아보고 사람들과 부딪혀 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해 무조건 돌아다녔다. 많은 나라를 직접 체험하면서 인종과 문화를 넘어 사람들은 동일하다는 것을 느꼈고, 특히 인도에서 인생의 새로움과 삶에 대한 용기를 얻었다.

이러한 경험은 이 사장에게 해외 바이어들과 만날 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각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대학졸업 후 첫 직장으로 신한은행을 택했다. 그러나 창업의 꿈을 위해 높은 연봉을 마다하고 2000만원 연봉을 덜 주는 휴바이론이라는 보안카메라 전문 생산기업에 입사했다. 이 회사 해외영업을 담당하면서 영상보안 카메라 업계에서 본격적인 보안카메라 시장의 잠재력과 동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보안카메라 시장을 30% 이상 거머쥐고 있고, 향후 성장가능성도 충분히 높아 '보안카메라 분야 전문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꿈을 품고 2005년 자주경영의 기치를 내걸었다. 창업 1년 만에 달스코리아는 보안카메라 중가시장이 형성돼 있는 러시아에서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 분야 품질평가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 원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 보안카메라 산업 전무한 대덕 입성 배경?…"대덕을 중심지로"

달스코리아는 지난해 4월 부천에서 대덕특구로 본사를 전격 이전했다. 대덕테크노밸리 내 한신 에스메카 5층으로 둥지를 옮겼다. 부천 등 수도권은 보안카메라 상용화 인프라가 좋지만 이 사장은 미래 시장을 내다보고 '핵심기술 확보'를 택했다.

보안카메라 생산 인프라가 전무한 대덕으로의 이전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직원 6명이 사장과 함께 보따리를 싸들고 대전으로 이사왔을만큼 대덕에서 펼칠 비즈니스 활동 가치가 귀했기 때문에 옮겼다.

이 사장은 "수도권에는 상용화 인프라가 우수하지만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지속성장 노력 기업이 별로 없다"며 "보안카메라 업계를 주도하기 위해 대덕으로 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달스코리아는 보안카메라 생산을 위한 제조라인을 지역에 셋팅하는 등 기업 이전에 따른 안정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공동 기술개발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텔리전트 카메라를 비롯해 고해상도 메가픽셀 카메라, 와이브로 결합 무선카메라, 핸드폰 보안카메라 등 앞으로 개발할 프로젝트가 적지 않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대덕의 잠재된 기술역량을 파악하고 공동개발 작업을 성사시키는데 회사 전직원이 주력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세계 보안카메라 시장을 거머쥘 핵심기술을 대덕에서 개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 대덕이 세계 보안카메라 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지 누가 알겠어요?"라며 순진한듯 강한 의지가 담긴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