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과학관서 2차 통신, 7분간 진행…"내일 만나러 갑니다"

"HL0ARISS, 여기는 HL0HQSC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입니다. 들립니까?“ 'HL0ARISS'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있는 이소연 씨의 호출부호, 'HL0HQSC'는 한국 학생들의 호출부호다. 이소연 씨와 두 번째 무선교신(HAM)이 예정된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영화관에 모인 500여명의 사람들이 숨죽이며 최용석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의 입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소연 씨와의 교신 예정 시간은 18일 오전 10시 35분, ISS가 한반도 상공에 진입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HL0ARISS를 찾는 최 박사의 목소리는 34분경부터 시작돼 37분을 넘어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무선통신연맹이 예상하고 있는 교신 시간은 약 10분, 평택 한광고에서 있었던 1차 교신의 경우도 10분을 못 채운 9분여였다. 중앙과학관을 가득 채운 대전시민들도 혹시 교신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마음을 조리며 지켜보고 있었다.
 

▲이소연 씨와 무선 교신하고 있는 정영광 군,"몸의 기능은 얼마 후 정상으로 돌아오나요?" ⓒ2008 HelloDD.com

"HL0ARISS 여기는 HL0HQSC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입니다. 들리십니까? HL0ARISS 여기는 HL0HQSC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입니다. 들리십니까?" "예, 여기는 HL0ARISS 국제우주정거장의 이소연입니다. 이제 잘 들립니다." 빠르게 말을 전하는 이소연 씨의 말투에서 무선이 잡히지 않아 다급해했던 모습이 그대로 전해졌다.

교신 성공을 알리는 배명렬 우주인청소년무선교신매니저의 손짓에 개미 지나가는 소리도 들릴 것 같던 중앙과학관 영화관이 떠나가도록 함성이 이어졌다.

◆"우주정거장은 누가 운전하나요?"

극적인 교신 성공을 즐길 틈도 없이 우리나라 청소년들과 ISS의 이소연 씨와의 문답이 시작됐다. 언제 교신을 끊길 줄 모르는 상황에서 한 명의 아이에게라도 더 우주로부터 내려온 꿈과 열정의 목소리를 전달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지민 양(함평 나산고 2)이 "우주에서 가져간 물건 중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소연 씨는 "가족 사진입니다. 가족 사진이 제게 큰 힘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제현 군(서울 월계초 6)은 "우주정거장의 운전은 승무원이 하나요"라는 질문에 이 씨는 "따로 운전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없고 지구의 인력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광 군(김해 제일고 2)의 "지구로 돌아온 후 몸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는 물음에 이 씨는 "3주 정도 지나면 일상 생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2008 HelloDD.com

이소연 씨와 무선통신연맹이 선발한 대한민국 청소년들과의 무선교신은 10시 38분경부터 44분까지 약 7분간 진행됐다. 무선통신연맹 관계자는 "평택에서 이뤄진 1차 교신의 경우와 달리 ISS로 수신되는 전파의 입사각이 63도 정도로 낮아 교신 시간이 좀 짧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서 무선통신연맹은 중앙과학관 옥상에 '10소자 야기 안테나'를 설치했다. 10소자 야기 안테나는 ISS의 움직임에 따라 안테나가 같이 움직이는 특수 안테나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하진 양(서울 일신초 5)은 평택에서 있었던 1차 교신의 예비후보였다.

당시 김 양은 교신이 끊어져 이소연 씨와의 대화를 하지 못했다. 대전에서 이뤄진 2차 교신을 통해 대화를 시도하려했던 김 양은 이번 교신에서도 이 씨와의 대화하지 못하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김 양은 "많이 속상하다"며 "우주정거장에서 지구의 TV방송을 볼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청소년들과의 2차 교신을 마친 이소연 씨는 지구 귀환 하루 전의 일정을 마치고 13시간의 잠을 청하게 된다. 귀환시 전해지는 스트레스를 대비해 미리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를 태운 소유즈호의 귀환 모듈은 19일 오후 5시 38분경 카자흐스탄 초원지대에 착륙하게 된다. 
 

ⓒ2008 HelloDD.com

ⓒ2008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