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교수팀, 암 억제 단백질의 작용 매커니즘 밝혀

인체 내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손상된 유전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치유되는지에 대한 단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포스텍은 생명과학과 조윤제 교수팀이 암과 같은 종양을 억제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알려진 'Mus81-Eme1'의 작용 매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조 교수팀은 'Mus81-Eme1'의 3차원 입체구조 규명과 분자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이 단백질이 어떻게 이상 단백질을 인식, 치유해 나가는지를 밝히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15일 발간된 분자생물학분야 학술지 'Genes & Development' 4월호를 통해 발표됐다. 세포가 정상적으로 성장·분열하려면 유전자 복제나 손상된 DNA의 치유가 정확히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비정상적 세포가 생겨나 암과 같은 치명적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정상적인 세포 복제는 유전자의 이중나선구조가 일정한 방향으로 풀리면서 기존 유전자 정보가 새 유전자로 정확히 옮겨지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이때 복제 상의 오류가 발생하거나 외부환경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 세포 내에서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홈을 가지는 '십자형 접합'(nicked Holliday junction) 등과 같은 특이한 형태의 DNA 구조가 생성된다. 이러한 DNA는 즉각 'Mus81-Eme1' 복합체에 의해 풀려져 정상적인 형태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어떻게 다양한 형태의 DNA, 특히 십자형 접합을 인식·치유해 나가는지에 대한 매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조 교수팀은 포항방사광가속기를 이용 'Mus81'과 'Eme1' 분자 구조 규명을 통해 각 단백질의 역할을 알아냈다. 이상이 생긴 DNA의 구조는 'Mus81' 활성부위 주변의 아미노산들에 의해 인식된다.

연구팀은 특히, 기능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Eme1'이 직접적으로 DNA와 결합하고, 'Mus81'의 DNA 절단 기능을 보조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또한 분자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비정상적인 형태의 DNA를 인식하고, 정상 유전자로 치유해 나가는 매커니즘을 명확히 규명했다.

포스텍의 관계자는 "이번 조 교수팀의 성과는 2004년 6월 토론토대 해컴(R. Hakem) 박사팀이 'Mus81'이 종양 억제 단백질이라는 것을 규명한데 이어 분자 수준에서 DNA 손상 복구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으로, 이를 응용한다면 암 치료 연구에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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