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유성구청 과학나들이…양형렬 핵융합연구소 박사와 만나다

"내 아버지가 낙타를 탔다고 칩시다. 나는 현재 차를 타고, 내 아들은 비행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손자는 무엇을 이용할까요? 정답은 '다시 낙타를 탄다' 입니다." '대덕특구로 떠나는 Exciting 과학나들이(이하 과학나들이)'가 26일 10번째 목적지로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찾았다.

나들이에 나선 유성구 노은2동 주민자치회원 40여명은 양형렬 핵융합연구소 박사에게 '차세대 청정에너지'라는 주제로 강연을 들은 뒤 인공태양 'KSTAR'를 둘러봤다. 양형렬 박사는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내뱉으며 "에너지가 급격하게 감소되고 있는 현재, 미래에는 비행기를 타고 다닐 연료가 없어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 경고하며 그 대안으로 '핵융합기술'을 제시했다.

양 박사에 따르면 현재 인류가 소비하고 있는 에너지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석유뿐만 아니라 석탄과 천연가스, 우라늄 등의 자원들 역시 곧 바닥을 드러낼 거라 예상되고 있다. 그는 "에너지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할수록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 갈 것"이라며 "핵융합 에너지와 같이 무한에 가까우면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는 에너지 전쟁중… 끝 없는 경쟁 레이스 시작됐다"

석유·석탄과 같은 화석에너지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엄청나다. 양 박사는 대표적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근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했다.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열을 가둬버리고, 그로 인해 지구 내부의 기온이 증가한다. 이것이 바로 지구온난화 현상이다." 양 박사는 화석에너지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가장 심각한 사실은 그런 자원을 대체해 쓸 에너지원이 없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핵융합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안전+클린+무한+고효율=핵융합에너지
 

▲강연을 듣고 있는 유성구 노은 2동 주민들 ⓒ2008 HelloDD.com

양형렬 박사는 "우리나라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양의 약 97%를 수입하는 에너지 빈국"이라며 "그나마 원자력발전소가 전체 에너지의 40%를 생산하며 화석연료 사용을 대체하고 있지만 '방사능'이란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대신할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핵융합에너지를 꼽았다. 핵융합이란 태양내부와 같은 고온상태, 즉 플라스마 상태에서 특정 원자들이 합쳐지며 막대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양 박사는 "모든 물질에는 양성자와 전자, 중성자라는 알갱이로 구성돼 있다"며 "기체에 에너지를 가해주면 어느 순간 원자핵과 전자가 서로 떨어져 다니는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플라스마"라고 설명했다. 플라스마는 평소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전기적 특성을 갖고 있어 자기장을 만나면 그 방향을 따라서만 움직인다. 때문에 자기력선을 이용해 플라스마가 튀어나지 못하도록 만들면 1억도의 플라스마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완성된다. 그것이 바로 K-STAR다.

핵융합발전에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해 플라스마를 생성하는데, 중수소는 바닷물 1리터에 0.03g이 들어있으며, 삼중수소는 자연상태에서 존재하지 않지만 지구표면에 풍부한 리튬을 핵융합장치에서 변환해 입수할 수 있다. 양 박사는 "이런 핵융합연료 1g은 석유 8톤과 같은 에너지를 만들 정도의 고효율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핵융합개발의 발전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핵융합에너지 발전의 선두주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난 후, 주민들은 핵융합발전소 안에 있는 K-STAR를 탐방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주민은 "위험한 줄로만 알았던 핵융합 발전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부족 현상의 동앗줄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회 유성구 주민들에게 대덕특구의 연구기관 견학 기회를 제공하는 과학나들이는 다음 방문지로 내달 4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찾는다. 이날 탐방에서는 김창수 박사가 나서 '신재생 태양광 에너지'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K-STAR를 견학하는 주민들 ⓒ2008 HelloDD.com

▲마지막으로 단체사진 한컷 ⓒ2008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