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수 대표 '아름다운 양보'...회사 전략 부분만 맡아

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회사인 ASM과 수백만 달러의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대덕밸리 벤처기업 지니텍(대표이사 이경수 www.genitech.co.kr)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다. 연구원 출신이 기업 대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대덕밸리의 벤처기업 상황에서 외부로부터 영입한 대기업 출신의 전문 경영인이 경영권을 인계 받아 운영하는 회사는 지니텍이 처음이다.

지니텍은 지난 3일 오전 회의실에서 이사진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주총을 열고 그동안 이경수 사장이 맡아오던 대표이사에 박인규 부사장(49)을 승진, 임명했다. 그동안 회사를 운영하던 이경수 사장은 대표직은 내놓고 사장직은 유지하되 CSO(Chief Strategy Officer:전략 이사)가 돼 지니텍의 전략적인 부분을 총괄한다. 지니텍의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은 앞으로 대덕밸리의 벤처기업 경영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박인규 대표이사는 대전고 출신으로 지난 79년 쌍용에 입사, 철강 금속부장, 베트남 지사장, 미주지사 임원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월 지니텍에 입사해 부사장을 맡아왔다. 박 신임 대표는 지니텍의 원천기술인 플라즈마 원자층 증착기술(PEALD)과 구리를 이용한 바닥채움 증착기술(Cu Superfill CVD)을 수백만 달러를 받고 ASM에 기술 수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텍은 ASM과의 이번 계약에 따라 기술 수출료 이외에 필수적으로 관련 장비를 함께 공급하도록 계약되어 있어 오는 2005년까지 2천억원 이상의 매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경수 대표가 이번에 경영권을 내놓은 것은 최근 지니텍이 ASM과의 기술수출에 이은 포괄적인 협력으로 기업 성장의 발판이 마련됐고 이런 시점에서 한 발짝 더 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이 새롭게 변신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경수 사장은 "창업이후 지금까지의 지니텍은 기술개발 단계였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마케팅의 시기"라면서 "지니텍의 제2의 도약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장래에 대해 "우선은 회사의 전략적인 부분만을 전담할 생각"이라면서 "좀 더 여유가 생긴만큼 재충전을 하면서 지니텍에 새롭게 기여할 방안을 찾는 한편 대덕밸리벤처연합회 회장으로서 대덕밸리 활성화에도 좀더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인규 대표는 "지니텍은 창사이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ASM과의 포괄적인 협력으로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면서 "기업의 수명으로 보아 두 번째 발전의 단계인 만큼 새롭게 도전한다는 의미로 회사를 이끌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니텍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의 이 사장이 동료들과 함께 지난 96년 창업한 반도체 전공정 장비 제조 벤처기업으로 현재 3공단의 한밭 협동화단지에 위치해 있으며 임직원은 3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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