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이다용 선임연구원, 화학연 조성희 박사팀 협력연구
모유의 소아 대사적 영향 확인한 국내외 최초 연구
초미세플라스틱 모체 영향 뿐 아니라 모유 변화도 불러
결국 아이의 대사체 이상과 장내 변화 일으켜 소아미만 초래

생명연과 화학연 연구팀이 초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모체의 모유를 먹은 자손은 대사체 이상과 마이크로바이옴 변화로 먹는량과 무관하게 비정상적인 과체중이 일어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자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연과 화학연 연구팀이 초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모체의 모유를 먹은 자손은 대사체 이상과 마이크로바이옴 변화로 먹는량과 무관하게 비정상적인 과체중이 일어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자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어머니의 초미세플라스틱이 소아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초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모체의 모유 성분을 변화시키고 이를 섭취한 아이의 지질 대사체 이상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변화를 불러 먹는양과 무관하게 과체중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이다용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초미세플라스틱이 모유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이돼 소아비만을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초미세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쪼개져서 형성되는 플라스틱 입자로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이하로 매우 작아 관찰 또는 검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하수처리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고 강과 바다로 그대로 흘러들어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사람이 섭취할 경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 결과들이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초미세플라스틱이 모체 뿐만 아니라  모유 수유를 통해 자손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2021년 12월 처음으로 밝힌바 있다. 초미세플라스틱이 모유를 통해 자손에게 전달돼 뇌 기능의 이상을 일으키고 여러 장기에 전해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모체에서 태어난 자손은 성체가 된 후 뇌의 생리학적, 생화학적 기능이상이 관찰됨을 밝혀냈다.

이번 성과는 초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모체의 모유를 통해 소아의 대사적 영향 결과를 확인한 것으로 국내외에서 첫 결과다.

이 선임연구원은 "2018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21년 초미세플라스틱이 자손의 뇌에 미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면서 "당시 실험동물들의 자손이 대체로 통통해져 있었다. 그래서 후속연구를 진행해 초미세플라스틱이 소아비만을 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연구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뇌 신경계를 연구해온 연구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면서 "기존 연구팀에 마이크로바이옴, 대사체, 비만 전문가 등 여러 분야의 협업으로 가능했다. 생명연 내부와 화학연 조성희 박사팀의 대사체 분석 지원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마우스 동물 모델을 통해 초미세플라스틱의 폴리스타이렌(PS), 폴리프로필렌((PP)이 모체의 모유성분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으로 알아냈다. 이를 섭취한 자손은 대사체 이상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변화로 과체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초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모체의 모유를 분석한 결과 비만도와 관련이 높은 지질 성분인 리소포스파티딜콜린(LPC)이 증가하고 비만억제 성분으로 알려진 포스파티딜콜린(PC) 성분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유를 섭취한 자손의 혈액에서도 유사한 변화를 보였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대조군(정상모체의 자손)에 비해 비만 억제 효과를 갖는  Bifidobacterium Pseudolongum과 Phocaeicola vulgatus 균종이 현저하게 감소돼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성과는 환경으로부터 빈번하게 노출되는 초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안전성 연구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관리방안 마련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초미세플라스틱이 생체에 미치는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앞으로 협업으로 소아비만 아동의 혈액을 통한 인체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이 선임연구원은 "최초로 미세플라스틱과 소아 비만 간의 연관 가능성을 대사적으로 규명한 결과"라며 "실제 관련 질환 환자에 노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후속 연구와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교육부 이공분야 학술지원사업, 화학연 주요사업, 생명연 주요사업으로 수행됐다. 결과는 지난달 24일 환경 분야의 저널인 Environment International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사진 앞쪽 정보현 박사후연구과정생, 뒤 왼쪽부터 이다용 생명연 선임연구원, 조성희 화학연 책임연구원.[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사진 앞쪽 정보현 박사후연구과정생, 뒤 왼쪽부터 이다용 생명연 선임연구원, 조성희 화학연 책임연구원.[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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