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회화과 졸업 김숙희씨…대학원 진학 앞두고 있어

인생의 황혼기에 당당히 졸업장을 받는 만학도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24일 충남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는 김숙희 씨.

김 씨는 지난 2008년 3학년으로 회화과 서양화 전공으로 편입해 2년 만에 당당히 미술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대학원에도 진학할 예정이다. 김 씨는 단순히 학위 취득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역의 대표적인 미술대전인 '제8회 TJB 형상미술대전'에서 'vivid-여인'이라는 작품으로 당당히 대상으로 차지했으며, 대전시립미술대전과 여성미술대전 등에서 특선을 했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 씨가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시절 미술부 활동을 하면서부터. 그러나 그는 교대를 나와 논산과 대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12년간 교편을 잡은 뒤, 평범한 주부로 생활했다.

그러나 꿈을 잊을 순 없었다. 김 씨는 미술에 대한 자신의 꿈을 되살려 미술학도에 도전했다. 2007년 한남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학점 인정을 받아 학사 학위를 받은 뒤, 2008년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충남대 3학년으로 편입했다.

교대시절 학점과 평생교육원의 학점인정으로 대학원에 곧바로 진학할 기회도 있었지만 체계적인 이론교육을 위해 학부 교육을 선택했고, 졸업과 동시에 충남대 대학원에도 진학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성격도 쾌활해서 한참 어린 동급생들에게도 왕 언니, 왕 누나로 불리며 인기를 독차지했다. 학생을 지도하던 선생님으로 두 자녀를 둔 학부모로, 학생들의 마음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수업이 없는 날에도 오전 9시면 어김없이 나타나 작업식 개근 도장을 찍었고, 학과의 공식적인 모임에는 빠진 적 없을 정도로 왕 언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 씨는 그런 지금의 생활을 인생의 황금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건강이 가장 큰 걱정이었지만 10여년 간 고생했던 류머티스 관절염이 대학 생활을 한 뒤로는 약을 거의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며 "남편과 가족들은 '병원에 가는 대신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라'며 적극적으로 지원해줬고, 졸업 작품을 위해 밤늦게 끝날 때면 늦은 시간까지 하교를 책임져 줬다"며 고마워했다.

김 씨는 "2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행복한 대학 생활을 했다"며 "집에서 혼자 그리던 그림에서 벗어나 대학에서 이론 공부를 하고 작품 활동을 하면서 미술대전에서 대상까지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가 아닌 꿈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비록 다른 학생들보다 늦은 나이에 정규 미술 공부를 시작했지만 대학원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더욱 꽃피우고 싶어요." 대학원 진학을 확정한 김 씨는 앞으로 기회가 닿는 한 작품 활동과 공부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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