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현 전 의원 '출연연 이대로 좋은가' 발표
"목소리 다르니 정치권 혼동 올 수밖에 없어"
"비전·역할 공유하고 국민과 공감대 만들어야"

과학기술연우연합회는 21일 '정부출연연구기관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과학기술연우연합회는 21일 '정부출연연구기관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신용현 전 국민의당 의원은 21일 과학기술연우연합회 고경력과학기술인 정책토론회에서 과학계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을 공유했다. 신 전 의원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지내고 2016년 열린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선출된 인물이다. 

그는 이날 '정부출연연구기관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과학자 출신 정치인으로서 인식했던 연구 현장 문제를 지적했다. 주로 과학기술계를 대변하던 그가 연구 현장 문제를 들춰내고 자성을 촉구한 건 이례적이다.

신 전 의원은 "과학기술계가 한목소리 내는 게 굉장히 약하다"며 "자기중심적 일 처리와 주로 개인 입장에서 의견을 표출한다"고 했다. 그는 과학기술계 병역특례 문제가 불거졌을 때, 과학자 입장을 대변해 제도를 폐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으나 정작 과학기술계 내부에서 이견이 생기는 모습에 회의감을 느꼈다고 한다.

자기중심적인 일 처리가 기관 차원으로 확장되는 사례도 들었다. 예컨대 정치권에서 에너지 관련 연구개발을 지원하고자 출연연 의견을 취합했는데, 모 출연연에서 취합된 의견에 대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는 것이다. 신 전 의원은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정치권은 혼동이 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의원 입장에선 안 그래도 과학기술계를 이해하기 어려운데 전문가 별로 비슷한 얘기도 아니고 정반대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 과학기술계 편을 너무 들지 말라고 하거나 아예 안 물어보고 정책을 결정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 "한목소리 내고, 산·학·연 국민 공감대 만들어야" 

신 전 의원은 "출연연 내부에서 비전과 역할을 구체화했는데 연구자들이 관심이 없고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출연연 내부에서 목소리가 일치하지 않는데 외부에서 일치된 목소리가 나올 리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출연연 비전과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전 의원은 "출연연 내부 비전을 확고하게 공유하고 산·학·연과 국민 공감대 형성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 전 의원은 출연연이 대학과 기업이 할 수 없는 연구를 하고, 정책 기획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출연연 구성원 간 상호존중 문화, 윤리적 연구 문화, 도전적 연구 환경 조성, 사회 문제 참여 의식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이정순 과기연우회 수석부회장, 김성년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이기우 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정광화 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황경현 전 한국기계연구원장도 전반적으로 신 의원 발표에 공감하고, 출연연이 나아갈 길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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