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실마리 확보 위한 장기 관측시스템 구축
10월 말 4.5개월간 남극항해 준비

극지연구소는 지난 7월 출항한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11번째 북극항해를 마치고 14일 광양항으로 돌아왔다고 15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일부 프로젝트가 축소됐지만 북극 바다환경 변화와 온난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채집과 표층 해류모니터링, 소형 동물플랑크톤 첫 채집 등을 진행했다. 특히 연구원들은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북극해빙이 감소를 직접 확인했다. 북극해빙은 태양 빛을 반사해 지구 기온을 조절하고 대기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해빙 감소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잦은 폭우와, 폭설, 태풍 등이 우려된다. 

연구소에 따르면 아라온호는 지난 8월 초, 북극해의 태평양 방향 입구인 축치 (Chukchi)해를 지나며 바다얼음 (해빙)이 거의 녹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른 북극 바다도 이전 항해와 비교했을 때, 해빙 면적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줄어있었다. 

북극 해빙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 7월 북극 해빙의 면적은 인공위성 관측이 시작된 이후, 7월 관측값으로는 가장 작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북극해 수중에 장기계류관측시스템을 설치하는 모습.<사진=극지연 제공>
북극해 수중에 장기계류관측시스템을 설치하는 모습.<사진=극지연 제공>
이와 더불어 아라온호 북극항해 연구팀은 동시베리아해에서 북위 74도부터 80도까지 600여 km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수온과 염분 등을 관측했다. 5년 만의 장거리 관측으로 200 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소형 동물플랑크톤도 처음 채집했다.

북위 75도 지점에 설치했던 5기의 수중 장기계류관측시스템도 회수 후 재설치에 성공했다. 이 중 2기에는 2017년부터 3년간의 기록이 담겨 있다. 시ㆍ공간의 간격을 두고 채집한 정보는 북극바다 환경의 변화와 온난화의 영향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계획이다. 극지연구소는 과거 북극항해에서 획득한 정보로 태평양에 사는 동물플랑크톤이 북극해에서 대량으로 나타난 현상을 찾아낸 바 있다.

연구팀은 북극해로 접어들기 전, 베링해의 주요 해류가 통과하는 지점 해저면에 음향 관측장비를 설치, 해류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관측망을 구축했다. 수집된 자료는 한반도 주변 바다의 고수온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활용된다.

국제 공동 연구의 일환으로 미국 해양대기청과 협력해 베링해와 축치해의 표층 해류 모니터링도 시작했다.

북극항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중간에 합류하는 헬리콥터와 북극곰 감시자가 빠지면서, 해빙 위에 직접 내려 진행하던 현장연구가 취소되기도 했다. 국내 연구팀만 승선했으며, 광양향을 출발해 중간 정박과 인원 교체 없이 다시 광양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아라온호는 한 달여의 짧은 휴식을 마치고 10월 말, 남극과학기지 월동연구대와 연구팀을 태우고 4.5개월간의 남극항해에 나선다.

조경호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해빙이 녹으면서 떨어져 나온 수백 미터 길이의 얼음 조각들 때문에 어느 때보다 항해와 관측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현장에서 체감한 북극의 변화를 데이터와 연구결과로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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