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 뉴스케일 파워 설계인증신청 검토완료
의회는 절차 가속화, 규제기관은 스터디···없던 기술 전향 평가
"소형모듈원전 美 주도권 한발 더, 경쟁 대상 韓 SMART 정도"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가 개발한 소형모듈원전. <사진=NuScale Power>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가 개발한 소형모듈원전. <사진=NuScale Power>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3세대+(플러스) 원자로로 분류하는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에 대한 기술 검토를 역사상 처음으로 완료했다. 소형모듈원전 안전성을 평가하는 6단계 기술 검토를 마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소형모듈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설계인증(DC·Design Certification)을 위한 기술 검토가 모두 완료된 만큼 법제화를 위한 구부능선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원전 전문업체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는 28일(현지시각) NRC로부터 소형모듈원전에 대한 총 6단계 기술 검토를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원전 안전성에 대한 기술 평가가 모두 끝나 공청회를 거쳐 법제화 절차만 남겨둔 상황이다. 앞서 한국형 원전 'APR 1400'이 NRC로부터 약 11개월의 법제화 과정을 거쳐 미국 연방 규정 부록에 등재된 것처럼, 뉴스케일 파워 소형모듈원전도 이런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설계 인증(DC) 획득이 기정사실화 된 것이다. 

존 홉킨스(John Hopkins) 뉴스케일 파워 대표는 "뉴스케일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 원자력 분야에서의 중요한 마일스톤"이라며 "이번 성과는 뉴스케일 파워와 미국의 소형모듈원전 시장 진출에 필요한 리더십을 확보한 것"이라고 했다.  

뉴스케일 파워 소형모듈원전 운전 컨트롤 룸. <사진=NuScale Power>
뉴스케일 파워 소형모듈원전 운전 컨트롤 룸. <사진=NuScale Power>
NRC는 2017년부터 뉴스케일 파워 소형모듈원전에 대한 설계인증 심사를 진행해왔다. 심사에 들어간 비용만 5억 달러(5915억원)로 추산된다. 미국 의회는 정파를 초월해 설계인증 절차에 필요한 비용 분담 기금(Cost-shared funding)을 만들어 뉴스케일 파워의 심사 절차를 가속화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과 국가경제위원회 등이 참여한 워킹그룹은 '원자력 경쟁력 회복 보고서'를 발간해 원자력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NRC는 이전에 없던 기술을 심사해야 하는 만큼 자체 스터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모듈원전은 모듈당 운전원 수, 핵연료 재장전 방식, 전출력 자연순환 운전, 격납용기 등 이전에 없던 혁신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뉴스케일 파워는 기술 검토에 필요한 별도 주제 보고서만 총 1만2000페이지를 제출했다.

소형모듈원전은 특성 상 다수 호기를 제작하고 건설해야 한다. 앞으로 뉴스케일 파워의 설계인증(DC)이 법제화 될 경우,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돼 동일한 소형모듈원전을 다수 건설할 수 있다. 인허가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절차가 간소화돼 경제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 설계인증(DC) 획득이 기정사실화 된 소형모듈원전은 뉴스케일 파워 원전이 처음이다. 

뉴스케일 파워 소형모듈원전. <사진=NuScale Power>
뉴스케일 파워 소형모듈원전. <사진=NuScale Power>
이정익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미국 내에서 최초로 소형모듈원전에 대한 6단계 기술 검토가 완료된 것"이라며 "뉴스케일 파워가 개발한 원전의 설계인증(DC)에 필요한 주요 절차는 모두 끝난 것으로 사실상 법제화를 위한 행정절차만 남았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미국이 소형모듈원전 시장 주도권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며 "뉴스케일의 기술 검토가 모두 끝났기 때문에 향후 세계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번 기술 검토 의미에 대해 "규제기관이 매우 전향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인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소형모듈원전이 새로운 원자력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 중요한 마일스톤을 달성한 것이고, 원자력 기술이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소형 원전 경쟁 대항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정도가 있다. 다만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생태계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정부가 중소형 원전에 대한 지원을 지속한다고 하더라도 이같은 정책 기조에서 한국의 스마트 원전이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 파워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원전에 필요한 주요 기자재 수출에 1조5000억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두산중공업도 탈원전 정책으로 기술 인력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만큼 기술 노하우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은 전기출력 300MWe(메가와트)급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소형 원자로를 전기출력 300MWe급 이하라고 정의하나, 일반적인 의견은 전기출력 500MWe급 이하를 소형 원자로라고 정의한다. 뉴스케일 파워 소형모듈원전은 진보된 경수로형으로 3세대+(플러스) 원전으로 분류된다.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가 자체적으로 만든 조감도. 친환경적 디자인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사진=NuScale Power>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가 자체적으로 만든 조감도. 친환경적 디자인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사진=NuScale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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