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AIST GSI, '코로나 이후 교육 미래' 주제로 포럼 개최
"100년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개인 맞춤형 교육 필수
"고정관념 깨고 디지털 대변혁 해야"···세계 석학들 한목소리

(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필 베티(Phil Baty)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 CKO, 앤서니 살시토(Anthony Salcito) 마이크로소프트 교육 부문 부사장, 폴 킴(Paul Kim) 스탠퍼드 대학교 교육대학원 최고 기술 책임자,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 스쿨 CEO. <사진=KAIST 제공>
(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필 베티(Phil Baty)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 CKO, 앤서니 살시토(Anthony Salcito) 마이크로소프트 교육 부문 부사장, 폴 킴(Paul Kim) 스탠퍼드 대학교 교육대학원 최고 기술 책임자,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 스쿨 CEO. <사진=KAIST 제공>
"스승이 앞에서 설명하고 제자가 받아적는 전통적 방식의 교육은 이젠 맞지 않는다. 공자는 제자에게 끊임없이 질문해 자기주도형 학습으로 이끌었다. 코로나19로 갑자기 도입된 단순 온라인 수업이 아니라 디지털 혁신을 통해 동시다발적인 학습의 장이 될 수 있어야 한다."(이태억 KAIST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

"봉준호 감독은 1인치(inch)의 장벽을 극복하면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1인치 장벽을 교육분야에 적용했을 때 더 많은 디지털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김소영 KAIST 한국4차산업혁명 정책센터장)

전 세계 교육분야 석학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변화될 교육 환경에 대해 '디지털 혁신'이 필수라는 데 중지를 모았다. 단순히 화상으로 하는 온라인 교육이 아닌,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 니즈에 적합한 교육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900년간 지속된 대학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며, 향후 국제무대가 서양에서 동양으로 바뀔 것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KAIST(총장 신성철) 글로벌전략연구소(GSI)는 24일 본원 학술문화관(E9)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사회의 부상에 따른 교육의 미래 전망'을 주제로 제2회 글로벌전략연구소 국제포럼 2020을 개최했다.   

'대학교육 혁신방안'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태억 KAIST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는 맥킨지의 분석을 예로 들며 몇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 수업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맥킨지 매거진은  전통적인 수업방식을 통해선 충분한 문제 해결 능력과 기타 주요 능력들을 가르치지 못한다고 제기한 바 있다. 전통적 수업방식은 교사가 지식을 제공하면 학생들이 받아 적는 현재의 수업 문화를 의미한다. 

이 교수는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 방식의 교육을 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두 위대한 스승은 제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유도하며 그들 스스로 답을 찾게 했다"며 "일방적 지식 전달인 현재의 전통 수업방식은 반드시 개편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말한 혁신 수업방식으로의 수단은 '디지털 혁신'이다. 선진화된 디지털 기술을 통해 학생들이 미리 강의자료를 학습하고 수업에 참여해 문제를 풀거나 협업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인간의 본질적 고정관념과 저항력으로 교육 디지털 혁신엔 오랜 시간이 걸릴 테지만, 인류는 온라인 학습의 진정한 의미와 방향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 스쿨 CEO는 코로나19가 인류 교육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뿐더러, 교육 환경을 영원히 바꿀 것이라는 역설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가 말한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대목은 다수의 대학교가 현 교육 시스템상 단점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현 체제를 그대로 지속하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반면 그가 말한 영원히 바뀐다는 교육환경은 해저 깊은 곳 지진과 같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혁명 쓰나미'가 올 것이란 의미다. 그는 "향후 고용주는 명문대 졸업생 보단 다양한 스킬을 가진 인재를 원할 것이기에 개인마다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이 필수"라며 "이러한 기회는 100년에 한 번 생길까 말까 한 기회다. 다양한 방법론과 프로그램 개발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식의 대세가 기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올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필 베티(Phil Baty)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 CKO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 미국과 영국에서 유학했던 아시아인들이 굳이 유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향후 국제무대 주도권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올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온라인 교육으로 두뇌 유출이 아닌 두뇌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며 "큰 브랜드를 가진 대학도 이젠 교육 컨텐츠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900년간 지속됐던 대학이란 제도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왔다. 코로나19 이후론 대학 평가 기준이 요동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 문화 혁신엔 마음가짐 변화가 최우선이라는데 앤서니 살시토(Anthony Salcito) 마이크로소프트 교육 부문 부사장은 손을 들었다. 교육 혁명을 위한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인류의 마음가짐이 진정한 혁명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변화뿐만 아닌 사람, 문화의 변화도 같이 이끌어야 한다"며 "단편적인 정책 하나 바뀌는 것이 아닌 총제적 접근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수인 에누마 대표, 사디아 자히티(Saadia Zahidi) 세계경제포럼(WEF) 전무이사, 레베카 윈스럽(Rebecca Winthrop) 브루킹스연구소 박사. <사진=이유진 기자>
(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수인 에누마 대표, 사디아 자히티(Saadia Zahidi) 세계경제포럼(WEF) 전무이사, 레베카 윈스럽(Rebecca Winthrop) 브루킹스연구소 박사. <사진=이유진 기자>
두 번째 강연은 '교육의 민주화' 주제로 진행됐다. 레베카 윈스럽(Rebecca Winthrop) 브루킹스연구소 박사는 "교육에 대한 인류의 인식이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의무교육 실시 → 무작정 의무교육이 아닌 양질의 교육 제공 → 적합한 교육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을 위해선 3단계 모두를 동시다발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 방법으로 그는 디지털 기술을 꼽았다. 이는 아날로그를 단지 디지털로 대체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을 통한 대변혁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숲이 아닌 나무를 보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어떤 것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습을 제공할 수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고정관념으로 똘똘 뭉친 마음을 깨고 나와 대변혁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함무카사물리라(Ham-Mukasa Mulira) 우간다 온라인대학 이사장은 "디지털 기술은 온라인 교육의 중심부"라며 "전 세계인들이 불평등 없이 다 함께 누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기 위해선 사용자들의 기술력이 필수라는 것.

그는 "디지털 기술은 교육 향상에 있어 큰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코로나19는 전 인류가 공평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교육의 발판을 제시했다"고 내다봤다. 

이날 개회사로 무대에 오른 신성철 KAIST 총장은 "교육과 정보통신의 발달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온라인은 우리에게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라며 "가상교육은 평생 교육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기술혁신은 우리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2회차를 맞은 글로벌전략연구소 국제포럼 2020은 코로나19로 인해 소수의 인원만을 제외한 채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추후 있을 3회차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른 의료 분야 전망'을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24일 KAIST 본원 학술문화관(E9)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사회의 부상에 따른 교육의 미래 전망'을 주제로 제2회 글로벌전략연구소 국제포럼 2020이 개최됐다. <사진=이유진 기자>
24일 KAIST 본원 학술문화관(E9)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사회의 부상에 따른 교육의 미래 전망'을 주제로 제2회 글로벌전략연구소 국제포럼 2020이 개최됐다. <사진=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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