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이제욱 박사 연구팀 '전기화학 박리 공정' 개발
흑연서 그래핀 분리하고 확보하는 공정 1시간 소요, 국내서 가장 빨라
지난해 11월 기술이전, 양산위해 공동연구 진행 중

이제욱 책임연구원(우)과 권연주 연구원(좌)이 멀티 전극 시스템으로 생산한 그래핀 용액과 가루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두 연구원 뒤에 있는 장치가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이 적용된 멀티 전극 시스템이다.<사진= 한국화학연구원>
이제욱 책임연구원(우)과 권연주 연구원(좌)이 멀티 전극 시스템으로 생산한 그래핀 용액과 가루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두 연구원 뒤에 있는 장치가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이 적용된 멀티 전극 시스템이다.<사진= 한국화학연구원>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낮은 가격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며 산업현장 적용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핀은 흑연을 한층만 벗겨낸 것으로 강도와 열 전도성, 전기전도성 등 성능이 뛰어나 신소재로 알려져 왔다. 영국 연구팀이 그래핀 분리를 성공하며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그래핀을 대량으로 생산하지는 못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은 이제욱 화학공정연구본부 박사팀이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 공정'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해 만든 전극시스템으로 고품질의 그래핀을 1시간내에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에는 그래핀 확보를 위해 강 산으로 처리하는 화학적 합성 공정을 활용했다. 하지만 이는 강산으로 처리하면서 그래핀의 강도, 열 전도성, 전기 전도도 등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나중에 환원처리를 하지만 100% 수준으로 품질이 회복되지 않는다.

연구팀이 개발한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 공정'은 전해질(이온) 용액 수조에 '금속 전극- 흑연 전극- 금속 전극'을 샌드위치처럼 배치해 묶음으로 담가 놓은 장치다. 이후 흑연 전극에 전기를 흘려 보내면 이온이 기체로 변하는데 부피가 1000배 이상 팽창하면서 흑연을 아주 얇은 층으로 벗겨내는 방식으로 그래핀을 분리하고 가루형태로 추출해 얻게 된다. 전기를 가해서 그래핀을 생산하고 수득하는데 각각 30분씩 1시간이 소요된다.

이제욱 박사에 의하면 이는 기존 화학적 합성 공정에서 생산하는 그래핀과 비교해 가격, 품질, 생산시간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그래핀의 가격도 1g당 2000원(기존은 1g당 10만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연구팀은 실험실 규모로 1시간 안에 60g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기업에서는 장치의 규모, 수에 따라 더 많은 양의 그래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연은 관련 기술을 지난해 11월 엘브스지켐텍에 이전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요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올해 말까지 고품질의 그래핀을 대량 생산한다는 목표로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다.

엘브스지켐텍은 모회사인 엘브스흑연은 국내 흑연광산의 채굴권을 확보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흑연 채굴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중국 수입에 의존하던 흑연을 저렴한 가격에 국내에서 대량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채굴 흑연을 이용, 그래핀을 대량 생산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량생산되는 그래핀은 우선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열을 방출하는 방열부품, 전기자동차의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도전재와 전극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전자제품의 방열 부품에는 흑연 시트가 주로 쓰였다. 유연성이 떨어져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생산의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핀은 유연성과 가공성이 뛰어나 흑연 시트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산업평가관리원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그래핀 시장은 900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5년에는 240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벤처형전문소재기술개발사업'과 '탄소산업기반조성사업(고부가가치 인조흑연 소재기술개발)' 등의 지원을 받았다.

이제욱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 장치로 고품질의 그래핀을 1시간이면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산업용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철용 엘브스지켐텍 대표는 "값싼 고품질의 그래핀을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해 지난 10년 동안 열리지 않았던 그래핀 상용화의 문을 2021년까지 활짝 여는 게 목표"라면서 "현재 안성에 엘브스흑연연구소를 설립하고, 그래핀 양산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이제욱 박사팀이 개발한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을 적용한 멀티 전극 시스템.<사진=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이제욱 박사팀이 개발한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을 적용한 멀티 전극 시스템.<사진= 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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