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총장 이용훈)는 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교수팀이 '수직으로 선 2차원 적층 구조(Vertical 2D layered structure)'를 구현해 우수한 기체 저장 능력과 위험물질 흡착 성능을 갖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원자 하나 두께로 얇은 층상 물질을 수직으로 세운 뒤 쌓아올려 층간 결합력은 줄이고 기체가 달라붙을 수 있는 표면적은 넓혔다. 

기존 그래핀처럼 규칙적인 구조를 갖는 얇은 2차원 물질은 기체가 이동할 수 있는 구멍이 있고 3차원 물질보다 설계가 쉽기 때문에 기체 저장이나 흡착 활용 시도가 많았다. 하지만 2차원 물질을 층층이 쌓게 되면 층간에 강한 결합력에 그 사이가 매우 좁아져 기체 저장이나 흡착 활용이 어렵다.

백종범 교수팀은 고리 모양의 분자(단위체)가 서로 수평일 경우엔 층간 결합력이 크지만 수직으로 쌓으면 결합력이 느슨해지는 원리를 이용, 이를 수직으로 세워 쌓았다. 

그 결과 600℃의 고온에도 끄떡없는 매우 안정적인 구조체가 구현됐으며 제1저자인 노혁준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구조물의 모든 부분을 고리 모양으로 만들어 기존 2차원 유기 다공성 구조체보다 화학적·열적 안정성을 높였다"며 "각종 고온 공정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추가실험을 통해 새로운 물질이 기체 저장에 보이는 성능을 확인한 결과, 흡착이 어렵다고 알려진 방사능 물질 아이오딘(I2, 요오드) 기체도 빠르게 흡착해 제거했다. 이러한 적층 물질이 아이오딘을 흡착하는 속도는 현재까지 개발된 유기 다공성 물질 중 가장 빠르다. 

백종범 UNIST 교수는 "탄소 기반 2차원 물질인 그래핀 발견 이후 2차원 물질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2차원 구조가 본래 가진 한계점을 극복하고 세계 최초로 세로로 서 있는 2차원 구조를 구현해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달 24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