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0년간 1200억원 투입...KISTI의 NTIS 데이터
논문·특허 3127건···과제 수는 대학, 연구비는 출연연 우위

코로나 바이러스-19(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각국의 연구개발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 차원의 연구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됐다. 

연구현장에서는 사스와 메르스를 경험하면서 추진돼 왔던 연구활동이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의 밑바탕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본지 취재결과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연구활동을 펼친 연구자는 누적 2492명, 연구성과는 논문과 특허를 합해 3127건으로 확인됐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과학기술 지식인프라 '사이언스 온(SCIENCE ON)의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가 본격화 된 것은 2010년 이후로 확인된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가 빠르게 확산되며 사스와 메르스 등 코로나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연구가 이뤄진 양상을 보인다. 2010년부터 10년간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에 투입된 연구비는 1200억원 규모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이뤄진 연구개발은 99건, 연구비는 417억9900만원(1인당 연구비 평균 4270만원) 규모다. 참여 연구진은 977명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관련 연구비는 대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2010년 85억9800만원에서 2014년 24억3400만원으로 예산이 감소했다. 524건(논문 433건, 특허 91건)의 연구성과가 있었지만 대부분 후보물질이나 역할 규명 등 기초연구에 집중됐다.

국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 발발 이후로 관측된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개발 현황은 과제 162건, 연구비 768억6300만원, 참여인력 1515명(1인당 연구비 평균 5000만원 정도)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성과는 논문 2246건, 특허 357건 수준이다. 연구분야는 메르스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 백신, 중화항체 개발부터 마우스모델 등 분야별로 포진돼 있다.

◆ 2010~2014년,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 시작시기

우리나라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는 2010년 이후 본격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이미지= KISTI NTIS 홈페이지 갈무리>
우리나라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는 2010년 이후 본격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이미지= KISTI NTIS 홈페이지 갈무리>
201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는 기초연구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과 2011년 10건과 12건으로 같은해 응용(2건, 0건)과 개발연구(3건, 1건)에 비해 많다. 기초연구 중심으로 수행 주체도 대학이 다수다. 5년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10건인데 비해 대학은 40건이다. 국공립연구소는 6건, 중소기업 6건이다. 기술 수명주기별로도 도입기 연구개발이 전체 69건 중 43건으로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가 시작된 시기로 볼 수 있다.

연구비 기준 코로나 바이러스 수행 상위기관은 출연연, 국공립연구소가 차지한다. 2010~2014년 5년간 연구비 최다 기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163억1000만원), 국제백신연구소(153억3000만원)가 다른 기관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0년 생명연(50억8000만원), KAIST(3억7000만원), 전남대산학협력단(3억5000만원) 순이다. 2011년 국제백신연(81억3000만원), 생명연(50억8000만원), 2012년 생명연(28억4000만원), 국제백신연구소(25억1000만원) 등 생명연과 국제백신연이 연구비 상위에 속해 있다. 대학은 과제수는 많았지만, 연구비 규모는 작았다. 

연구비를 가장 많이 받은 연구자는 누구일까. 연구비 상위 기관과 비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권미나 국제백신연(109억4000만원), 이우송 생명연(71억5000만원), 전효곤 생명연(40억3000만원) 순이다.

연도별로는 2010년 이인영 생명연(42억3000만원) 이우송 생명연(8억5000만원), 2011년 권미나 국제백신연(81억3000만원) 이우송 생명연(50억8000만원), 2012년 권미나 국제백신연(25억1000만원) 전효곤 생명연(22억7000만원), 2013년 송만기 국제백신연(43억9000만원) 전효곤 생명연(17억6000만원), 2014년 김태선 바이로메트릭스(6억3000만원) 송대섭 생명연(6억원) 순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 초기에는 출연연 중 생명연 중심의 연구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기 과제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헬리카아제 반응 메커니즘과 억제제 발굴, 감염병 진단을 위한 전자현미경 분석법 개발 등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를 시작하기 위한 연구들이 몇몇 확인됐다. 

과제는 과학기술표준의 대분류(보건의료), 중분류(의생명과학과 의약품·의약품개발)에 의하면 2013년 이우송 생명연 '바이러스(코로나, 로타) 감염 제어용 활성소재 최적화 및 작용기작 연구(6억4900만원)',  2014년 송대섭 생명연 'Bioinformatics 기반 바이러스 변종 예측 및 검증기술 개발(6억원) 등 생명연의 연구가 비교적 눈에 띈다. 

◆ 2015~2019년,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 본격화

2015년 메르스 사태이후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도 활발해졌다. 연구비와 연구인력이 집중되며 연구개발 분야 성과들이 축적된 것으로 확인 됐다.<이미지= KISTI NTIS 홈페이지 갈무리>
2015년 메르스 사태이후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도 활발해졌다. 연구비와 연구인력이 집중되며 연구개발 분야 성과들이 축적된 것으로 확인 됐다.<이미지= KISTI NTIS 홈페이지 갈무리>
2015년은 국내에 메르스가 확산되며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관련 연구비도 집중 투입됐다.

2015년 73억2000만원에서 2016년 202억원, 2017년 203억5900만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역시 예산 감소추세다. 2018년 120억1100만원, 2019년 169억7300만원 규모로 줄었다. 참여인력은 2016년 340명에서 2017년 338명, 2018년 269명, 2019년 277명으로 조사됐다. 

연구개발 단계는 전체 162건 과제 중 기초연구 69건, 개발연구 56건, 응용연구 28건으로 기초에서 응용, 개발 쪽이 증가했다. 연구수행 주체는 여전히 대학이 다수를 차지한다. 대학 101건, 출연연 29건, 중소기업 9건, 대기업 7건, 국공립연구소 4건 순이다.

5년간 연구비 최다 기관은 한국화학연구연으로  411억1000만원이다. 뒤를 이어 서울대학교는 73억5000만원, 생명연은 34억7000만원 순이다. 화학연은 2016년 9개의 출연연이 참여하는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이 발족되면서 연구비 수주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도별 연구비 최다 기관은 2015년 서울대(13억500만원), 생명연(8억7000만원),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화학연(118억2000만원, 121억1000만원, 63억원, 108억8000만원)이 차지했다.

연구비 최다 개인은 CEVI 융합연구단장인 김범태 화학연(395억7000만원), 박형근 서울대(59억원), 정대균 생명연(32억원) 순이다. 연도별로는 2015년 박형근 서울대(11억400만원), 정대균 생명연(8억7000만원), 2016년 김범태 화학연(106억원), 김미현 화학연(12억2000만원), 2017~2019년 김범태 화학연(118억9000만원, 62억원, 108억원) 뒤를 이어 박형근 서울대(11억9000만원, 11억9000만원, 12억원) 순이다.

과제는 좀 더 구체화된다. 보건의료 의약품 개발 분류에서 2017년 기준 정대균 생명연 '메르스 백신 개발을 위한 면역항원 발굴 연구(4억600만원)', 김범태 화학연 '신종 바이러스 감염 대응 융합 솔루션 개발(22억9200만원, 96억원)', 남재환 가톨릭대 산학협력단 'RNA 백신 플랫폼 활용한 중동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개발(4억1600만원)', 이한샘 질본 '메르스바이러스 치료항체 개발연구(4억원), 이공열 일양약품 '중동호흡기증후군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신규후보물질 도출(4억원)' 등이  있다. 인력 양성 분야도 지원됐다. 박형근 서울대 교수는 '창의적 글로벌 약학연구자 양성사업단' 과제로 2015년 11억4200만원, 2016년 11억8000만원, 2017년 11억9000만원을 지원 받았다. 성과는 논문 전체 2246건 중 국외학술지 2070건, 국내 141건으로 집계됐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역시 논문과 특허 성과는 뒤지지 않지만 실제 메르스 등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면서 "신변종 바이러스 출현은 계속 될 것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치료제는 10년 단위의 장기적인 투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 대응과 현장 과학자들의 지속적 연구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NTIS는 국가R&D 통합공고에서 과제, 참여인력, 논문, 특허, 연구보고서, 해외R&D 등 약1억4200만건(2019년 11월 기준)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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