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VI 융합연구단, 사스·메르스 중화항체서 발견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발굴, 中 연구진 실험 입증"

한국화학연구원은 CEVI융합연구단이 코로나19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를 예측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3차원 구조(A)와 사스 중화항체 (B) 및 메르스 중화항체(C) 결합 예측.<사진=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은 CEVI융합연구단이 코로나19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를 예측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3차원 구조(A)와 사스 중화항체 (B) 및 메르스 중화항체(C) 결합 예측.<사진= 한국화학연구원>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기존에 알려진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바이러스 활성을 잃게하는 항체)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항체를 찾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사스 중화항체인 CR3022가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중국 연구진이 같은 항체로 실험, 입증 결과가 발표(2월 17일 온라인)되며 백신과 치료용 항체 개발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중국 발표 논문 보기)

한국화학연구원은 CEVI 융합연구단이 WHO(세계보건기구)에 공개된 사스 중화항체와 메르스 중화항체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다는 결과를 예측, 코로나19 치료용 항체와 백신 개발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4일 밝혔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입할 때 활용되는 단백질이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때 이를 막는 항체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다. 이를 통해 면역시스템이 바이러스를 잡는데 기여한다. 백신을 맞으면 자연스럽게 중화항체가 많이 만들어져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 연구진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중화항체를 예측한 것으로 백신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CEVI 융합연구단은 코로나19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사스 바이러스와 유사성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코로나19 관련 긴급 연구를 위해 'bioRxiv'에 공개된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정보 파일을 저자로부터 전달받아 예측 연구를 수행했다. 또 기존의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가 코로나19에 결합할 수 있는지 생물정보학 분석을 통해 예측했다.

그 결과 기존 사스 중화항체 2개(CR3022, F26G19), 메르스 항체 1개(D12)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음을 예측했다. 박대의 선임연구원(안전성평가연구소)은 "공개된 중화황체 11개로 2주간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3개의 중화항체를 찾았다. 그중 CR3022는 인체 중화항체(두개는 쥐 중화항체)로 백신 개발에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화항체는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바이러스 활성을 막으면서 증식이 안되도록 한다.  백신은 이러한 중화항체를 많이 만들어 낸다. 중화항체가 항체보다 더 정확한 결합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백신 개발까지 1년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더라도 독성검사와 임상 등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대의 선임연구원은 "CEVI융합연구단도 자체 개발한 후보물질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3월말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와 CEVI융합연구단의 연구를 통해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EVI융합연구단은 지난달 17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분리주를 분양받아 화학연 생물안전3등급(BL3) 실험실에서 배양 후 RNA를 확보했다.

연구진은 이를 기존에 공개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용 유전자 정보(프라이머, 프로브)와도 비교했다. 비교 결과 동일 조건에서 미국 질병통제센터와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유전자 정보가 민감(수치가 낮을수록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 또 중국의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유전자 정보도 민감도가 있음을 알아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용 주요 유전자 정보의 민감도(신뢰도)를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 기반의 분자진단키트 개발에 활용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각국에서 공개한 코로나19 유전자정보의 민감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미국, 일본, 중국의 유전자정보가 민감한 것(수치 낮을수록 우수)으로 확인됐다.<사진=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각국에서 공개한 코로나19 유전자정보의 민감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미국, 일본, 중국의 유전자정보가 민감한 것(수치 낮을수록 우수)으로 확인됐다.<사진= 한국화학연구원>
박대의 선임연구원은 "이번 비교는 유전자 증폭을 통해 한 것이지만 미국과 일본, 중국의 유전자정보를 활용하면 보다 민감도 높은 진단키트 개발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아카이브인 'bioRxiv'에 25일 투고했고 27일 공개됐다. 현재 코로나19 관련 연구결과는 bioRxiv에 가장 빠르게 공개되고 이후 과학저널에 게재되고 있다.

이미혜 원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기술, 백신,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앞으로도 국민 건강과 밀접한 감염병 해결을 위한 연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범태 CEVI 융합연구단 단장은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그동안 구축한 융합연구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CEVI 융합연구단은 한국화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총 8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참여한다. 신종 바이러스 진단, 백신, 치료제 및 확산방지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참여 출연연은 한국건설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다.

CEVI융합연구단이 기존에 알려진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 중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증식을 막을 수 있는 중화항체를 찾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CEVI융합연구단 단체사진.<사진= 한국화학연구원>
CEVI융합연구단이 기존에 알려진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 중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증식을 막을 수 있는 중화항체를 찾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CEVI융합연구단 단체사진.<사진= 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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