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실시간 추격···유전체·감염경로 그래프로 제공
글로벌 과학자들, 메르스·사스 등 바이러스 연구망 자발적 구축

'Nextstrain' 사이트 표지. <사진=넥스트스트레인 제공>
'Nextstrain' 사이트 표지. <사진=넥스트스트레인 제공>

"넥스트스트레인은 질병 확산을 추적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유전적 데이터를 이용한다. 이는 상당히 매력적이다."(빌 게이츠)

전 세계 바이러스 전염과 동향을 국가, 지역, 유전체에 따라 실시간 모니터링 가능한 국제연구망이 세계 과학기술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NEXTSTRAIN'(https://nextstrain.org)은 트레버 베드퍼드 프레드허친슨암연구센터 교수를 주축으로 세계 바이러스유전학 전문가들이 세계보건기구(WHO) GISAID(바이러스 정보공유망)에 공유된 신종 코로나19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국제연구망 사이트다. 과학자들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만든 온라인 연구 커뮤니티다.

기존 출판 관행은 바이러스 결과의 신속한 정보 보급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개방형 온라인 시스템을 선택한 것이다.

넥스트스트레인은 바이러스 역학 이해를 돕고, 발생에 대한 대응 개선을 목표로 한다. 쌍방향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최신 데이터를 탐색해 과학 및 공중 보건 커뮤니티에 새로운 감시 툴을 제공한다.

넥스트스트레인은 실시간 코로나19 계통도를 그려나가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전자 변이 특징을 추적해 끊임없이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다. 진화하는 바이러스 모집단의 실시간 스냅숏을 제공하고 바이러스학자, 역학자, 지역사회 과학자들에게 데이터 시각화를 제공한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이 진행됨에 따라 넥스트스트레인은 코로나19 유전체의 공유·통합·분석 보고서를 다양한 언어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 넥스트스트레인이 밝히는 코로나19

넥스트스트레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발견되었으며 현재 7914건 이상의 사례와 170건의 사망이 보고되었다. 코로나19는 현재 검역중인 우한을 중심으로 홍콩, 싱가포르, 일본, 태국, 유럽, 북미, 남아시아, 중동 등에 퍼지고 있다.

넥스트스트레인은 지금까지 공개된 27개의 신종 코로나19 유전체를 사용, 발생 원인과 확산 속도를 추정하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을 검사했다. 

그 결과 확진자 각각의 샘플링 된 27개 코로나19 유전체는 0-5 돌연변이와 매우 유사했다. 이러한 유전적 다양성의 결여는 바이러스가 동물과 인간 사이의 전이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기원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넥스트스트레인은 코로나19 유전체 분석이 박쥐에서 식별된 바이러스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당분간 중간 숙주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최근 '뱀이 매개체'라는 소문은 증거가 없다고 명시했다.

넥스트스트레인은 코로나19가 최초 발생한 이후 사람 사이에 확산이 진행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의 움직임에 의해 감염이 전파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바이러스는 빠른 복제를 통해 확산되고 다른 매개체로 전염되는데, 한 번의 감염으로 그 이상의 후속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를 전염병으로 정의한다.

넥스트스트레인은 바이러스가 복제되고 퍼짐에 따라, 그 유전체는 여러 번 복제되어야 하고 무작위 돌연변이(복사 실수)가 유전체에 축적된다고 설명한다. 무작위 돌연변이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추적하고 전파 경로와 역학 등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판단한다.

바이러스의 확산에서 중요한 수치는 각 감염이 생성하는 2차 감염자 수다. 런던 임페리얼 대학 과학자들은 중국 밖에서 관찰된 확진환자의 수를 적용해 모든 감염사례의 수를 추정했다. 최소 수천 건의 사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분기별 프로세스 모델을 사용해 감염 기간에 대한 이전 추정치 및 정보를 결합하면 적절한 발생 범위를 추정 할 수 있다. 2019년 11월 초 바이러스가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R0(2차 감염자 수)의 범위는 현재 바이러스 규모 n에 따라 1.5에서 2.5 사이여야 한다. 하지만 2019년 12월 초 이후 발생한 것으로 가정하면 R0의 추정치는 1.8에서 3.5 사이다. 

넥스트스트레인은 1.5와 3.5 사이의 R0 추정치를 파악했고, 이는 코로나19가 2019년 12월 초 이후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넥스트스트레인은 계절성 독감·웨스트 나일 바이러스·행성 이하선염·지카 바이러스·서아프리카 에볼라·뎅기열 등 다양한 바이러스를 분석,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넥스트스트레인은 2017년 'Open Science Prize'를 수상했다. Open Science Prize란 미국 국립 보건원(NIH)과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가 전 세계 과학연구팀 중 가장 혁신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는 전 세계 공개투표와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되며 넥스트스트레인은 6팀의 본선 참가자들 중 76개국의 유권자로부터 3730표를 받았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국립보건원장은 "전 세계 바이러스 확산을 추적하는 넥스트스트레인의 Open Science Prize 수상을 축하한다"고 치켜세웠다. 

크리스티안 앤더슨 스크립스 연구소 바이러스 유전체학 박사는 "넥스트스트레인은 Open Science Prize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웹 사이트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바이러스 연구자들간 국내 연구협력도 중요하지만, 넥스트스트레인에도 동참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협력 방안을 강구하며 국제적으로도 얻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넥스트스트레인은 국가별로 가장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진된 날을 그래프로 산출했다. 한국은 지난 1월 25일, 중국은 2월 7일로 표시돼있다. 가장 최근 감염자가 나온 국가는 싱가포르(2월 8일)다. <이미지=넥스트스트레인>
넥스트스트레인은 국가별로 가장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진된 날을 그래프로 산출했다. 한국은 지난 1월 25일, 중국은 2월 7일로 표시돼있다. 가장 최근 감염자가 나온 국가는 싱가포르(2월 8일)다. <이미지=넥스트스트레인>

넥스트스트레인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경로를 분석했다. 현재 코로나19는 우한을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 일본, 태국, 유럽, 북미, 남아시아, 중동 등에 퍼지고 있다. <이미지=넥스트스트레인>
넥스트스트레인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경로를 분석했다. 현재 코로나19는 우한을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 일본, 태국, 유럽, 북미, 남아시아, 중동 등에 퍼지고 있다. <이미지=넥스트스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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