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전롯데시네마서 '짜고치는 과학해설 : 천문' 개최
정병선 차관·김성수 본부장 등 과기부 고위 공무원 대거 참석
윤용현 과장·박수종 교수·최고은 박사, 자격루·간의 과학원리 설명

27일 대전롯데시네마 센트럴점에서 '짜고치는 과학해설' 행사가 열렸다. 이날 2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해 연구자들의 과학해설을 경청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27일 대전롯데시네마 센트럴점에서 '짜고치는 과학해설' 행사가 열렸다. 이날 2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해 연구자들의 과학해설을 경청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시계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어떻게 시간을 알았을까?
낮에는 해의 움직임을, 밤에는 달이나 별의 움직임을 보고 어렴풋이 시간을 가늠했다. 농사를 짓기 위해 필요한 절기의 경우도 해의 입출입시각과 높낮이를 통해 예측했다. 하지만 정확한 시간과 절기를 알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했다. '천문학'이다. 

천문학은 조선시대 당시 왕의 학문으로 통했다. 중국의 명나라 황제만이 시간과 하늘을 통제했다. 조선은 명나라 지배를 당하며 자기만의 시간도 하늘도 없었다. 그저 중국에서 건너온 정보를 기준하여 나라를 운영해야 했다. 그럼에도 세종은 장영실을 통해 조선 천문연구의 꿈을 실현했다. 조선에 맞는 천문연구로 절기와 시각을 백성들에게 알려 농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지난 12월 27일 대전롯데시네마 센트럴점에서는 '짜고치는 과학해설 : 천문'이 열려 200여 명의 참석자가 천문의 과학해설에 주목했다. 영화 '천문'은 세종과 장영실이 자격루, 간의 등 조선시대 천문연구 과정에 담긴 스토리를 재해석한 영화다. 

대덕넷과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과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 등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27일 열린 '짜고치는 과학해설 : 천문' 행사에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정병선 과기부 1차관, 김성수 본부장, 이형목 천문연 원장이 참여해 인사를 전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27일 열린 '짜고치는 과학해설 : 천문' 행사에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정병선 과기부 1차관, 김성수 본부장, 이형목 천문연 원장이 참여해 인사를 전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정병선 차관은 "과학과 기술력이 앞서가야 한다는 것을 영화 '천문'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면서 "과학기술자들을 아끼고 힘을 다해 지원해서 세계적인 인물이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 본부장은 조선시대 특히 세종대왕 시절 인류에 영향을 미친 과학발명품이 세계적인 수준인점을 강조하며 천문이라는 영화가 그 단면을 알 수 있게 하는 과학영화로 대중들에게 많이 사랑받게 되길 기대했다. 

이형목 천문연 원장은 "왜 조선시대 때 국가에서 천문연구를 지원했는지 잘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천문연구소는 그 역사를 이어받아 하늘의 과학을 읽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진호 감독은 "현재와 예비 천문학자들이 많이 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영화해설과 영화를 보시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허 감독은 이날 짜과해 과학해설을 체험하고, 서울에서 천문 짜과해 앵콜 진행을 대덕넷에 부탁하기도 했다. 

◆ 자격루·간의 원리는?···"조선 천문연구는 현재의 중요한 자산"

해설로 나선 윤용형 중앙과학관 과장, 박수종 경희대 교수, 최고은 천문연 박사의 모습. <사진 = 홍성택 기자>
해설로 나선 윤용형 중앙과학관 과장, 박수종 경희대 교수, 최고은 천문연 박사의 모습. <사진 = 홍성택 기자>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과장은 장영실의 신분과 자격루에 대한 과학을 소개했다. 
윤 과장은 "장영실은 모두가 '관노'로 많이 알고 있겠지만, 사실 그는 고위급 집안의 자손이었다. 다만, 관기 소생으로 신분제에 의해 관노라는 표현을 했다"면서 "기술관료 집안으로 어렸을 때부터 서적 등 기술자료를 많이 접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격루의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자격루는 물받이 통에 물이 고이면 그 위에 떠 있는 잣대가 올라가 정해진 눈금에 닿게 된다. 그곳에 있는 지렛대 장치를 건드려 그 끝에 있는 쇠 구슬이 구멍 속에 들어가고 이 구슬은 다른 쇠 구슬을 굴려주고 그것들이 차례로 미리 꾸며놓은 여러 공이를 건드려 종, 징, 북을 울리는 원리다. 

그는 "해의 움직임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아 흐린 날씨에는 시간을 알기가 힘들었다"면서 "장영실이 개발한 물이 계속 흐르는 방식의 자격루를 이용해 날씨에 관계 없이 시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수종 경희대 교수는 간의의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간의는 혼천의를 간소화한 천문의기로 행성과 별의 위치, 시간을 측정하고 고도와 방위 또한 정밀 측정이 가능하다. 이 역시 세종시대 때 장영실에 의해 개발됐다.

박 교수는 "간의와 자격루로 일식과 월식을 예측하기 위해 필요한 태양과 달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었다"면서 "이처럼 천문학은 점성술과는 다르며 서양에서 천문학은 당대 가장 중요한 학문 중 하나로 근대 과학혁명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최고은 천문연 박사는 조선시대 천문연구를 중요시 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최 박사는 "임금은 천자(하늘의 아들)로서 하늘을 관측해 하늘의 뜻을 세심히 알아야 했다"면서 "매년 동짓날 배포되는 역서가 중국에서 늦게 도착해 조선 백성들이 농사를 짓기 위한 조선의 독자적인 역서가 필요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조선시대의 이런 천문연구는 현재의 천문연구에 있어 관측데이터로서 중요한 기록"이라며 "당시 조선의 독자적인 연구데이터가 없었더라면 지금 천문연구의 진척이 느렸을 것"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짜과해 과학해설을 듣고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놓치지 않았고, 중국 명나라에 굴욕적 역사에 짙은 안타까움을 느끼는 가운데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깊은 우정과 나라를 위한 과학 열정에 감동했다. 

연구자들이 영화 속 과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연구자들이 영화 속 과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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