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소셜 모임 '우주다방' 28일 서울 중구 인근서 개최
한국 뉴스페이스 스타트업 5곳 발표, 네트워킹 이어가
폴윤 NASA 엠베서더 '우주 경제' 발표, 미국 동향 소개

우주 소셜 모임 '우주다방' 행사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서소문 인근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민간 주도의 우주 생태계를 기업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사에는 기업 관계자들은 물론 연구자,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우주 소셜 모임 '우주다방' 행사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서소문 인근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민간 주도의 우주 생태계를 기업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사에는 기업 관계자들은 물론 연구자,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우주다방' 행사는 기업 간 교류의 장, 학제 간 소통의 장이 됐다. 왼쪽 상단 사진은 행사 시작 전 네트워킹 하는 모습, 하단 사진은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 폴윤 미국항공우주국(NASA) JPL 엠베서더, 문창근 얼티밋드론 대표가 대화를 하는 모습. 우측은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박재필 대표. <사진=김인한 기자>
'우주다방' 행사는 기업 간 교류의 장, 학제 간 소통의 장이 됐다. 왼쪽 상단 사진은 행사 시작 전 네트워킹 하는 모습, 하단 사진은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 폴윤 미국항공우주국(NASA) JPL 엠베서더, 문창근 얼티밋드론 대표가 대화를 하는 모습. 우측은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박재필 대표. <사진=김인한 기자>
"소행성에선 4족 보행보다도 다족보행이 필요할 것 같고요. 로봇 높이도 낮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은 우주 여행(Space tourism) 서비스를 만들고, 화성에서 치과를 어떻게 운영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국 민간 우주 생태계가 꿈틀거리고 있다. 우주는 거대 자본력과 축적된 기술을 지닌 과학 강국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우주 개척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과거 스페이스 시대는 과학 강국이 안보와 위상 제고와 같은 국가 목표를 위해 오랜 시간 큰 비용을 투자했다면, 새로운 스페이스 시대는 민간 기업이 주축이 돼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특정 우주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이른바 뉴스페이스 시대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으로 촉발된 뉴스페이스 시대에 한국의 뉴스페이스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2월 28일 서울 중구의 한 빌딩에서 한국 최초 우주 소셜 모임 '우주다방' 행사가 열렸다. 우주를 탐하는 20·30대 젊은이들이 주축이 됐다. 4족 보행 로봇, 달 탐사 로버(무인 탐사선), 드론, 우주쓰레기 처리 하드웨어, 초소형 위성을 제작하는 창업가들은 각 비즈니스를 소개하고, 서로에게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해외 동향도 공유했다. 

이번 행사에는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무인탐사연구소(UEL) ▲우주로테크 ▲얼티밋드론 ▲아이언웍스 관계자 40여 명과 폴윤 미국항공우주국(NASA) JPL 앰베서더,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석병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가 참석했다. 폴윤 교수 '우주 경제' 발표를 시작으로 항공우주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대표들의 5분 스피치가 이어졌다.

폴윤 교수는 28일 우주다방 행사에서 '우주 경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폴윤 교수는 28일 우주다방 행사에서 '우주 경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먼저 윤 교수는 '우주 경제'에 대해 발표하며 미국이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을 공유했다. 그는 저궤도, 근 지구 천체(Near Earth Objects), 소행성, 달, 화성 개척을 꿈꾸는 미국의 동향을 전했다. 기존 항공우주 주체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앤컴퍼니도 우주 산업에 뛰어들 정도로 우주 경제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교수는 "우주 경제는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며 "우주에 대한 확대된 지식, 제조와 발사의 비용 절감, 우주에 대한 인간의 열망으로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됐다"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UEL) 대표, 안건희 아이언웍스 대표, 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 <사진=김인한 기자>
왼쪽부터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UEL) 대표, 안건희 아이언웍스 대표, 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 <사진=김인한 기자>
◆ UEL "달·화성 관련 프로젝트 일주일 단위로 진행하며 경험 축적"

무인탐사연구소(UEL)는 달이나 화성에서 작동하는 드론·탐사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특히, 달이나 화성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드론과 장치를 개발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조남석 대표는 "과학·기술 분야는 기존의 지식이나 기술을 유지하는 히어로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UEL은 기존의 틀을 부수는 '빌런'이 되고자 한다"며 "당장 하고 싶은 연구, 만들고 싶은 탐사 장비를 만들면서 우주와 탐사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UEL은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해 대부분의 미션들이 일주일, 이주일 단위로 진행된다. 조 대표는 "팀원들과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기 위해 프로젝트 하나에 모든 팀원이 다 달라붙는다. 배터리, 보행 드론, 우주용 바퀴 등 대부분 일주일 만에 만든다. 이런 프로젝트들이 쌓이면서 실력도 늘어나는 것 같다. 한국의 달 정복은 우리가 하겠다는 마음으로 태양광 무인기, 달 탐사 로버(무인탐사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 '4족보행로봇' 개발 아이언웍스 "우주를 흰 도화지로 생각"

지난해 11월 창업한 아이언웍스는 '쇳덩이가 걷는다'라는 이름처럼 4족 보행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아이언웍스는 주변에 지형 정보가 적어도 넘어지지 않고 보행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 개발은 물론 우주를 개척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꿈꾼다. 안건희 대표는 "현재 수학적·물리적 방정식을 통해 로봇이 발끝 접촉 여부만 가지고도 보행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며 "하드웨어와 스프트웨어를 개발해 검증했고, 산업체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안 대표는 "4족 보행 로봇이 턱이나 계단을 올라가 배달하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며 "아직 우주와는 동떨어져 있지만, 무인탐사연구소(UEL)와 우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미래형 로버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로버에 레이저 포인터를 달고, 레이저 포인터로 후원자의 이름을 우주 끝까지 전달할 것"이라며 "우주를 하나의 흰 도화지라고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채워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우주로테크,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우주쓰레기' 예방 기술 개발 

우주로테크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우주 쓰레기를 주목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우주쓰레기 예방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업체다. 이성문 대표는 "현재 우주 궤도에는 쓰레기 3만 4000개가량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며 "우주 쓰레기가 수천억원 짜리 국가 위성과 충돌하면 자산 피해는 물론 그로 인한 지상 피해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현재 우주 쓰레기를 예방하기 위해 그물을 던지기도 하고, 로봇 팔로 위성을 폐기하는 등 여러 방법이 쓰이지만, 초소형 위성에 적용될 수 없는 한계를 지닌다"며 "초소형 인공위성이 기능을 다 하면 스스로 폐기할 방법을 탑재하는 방식이 대두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용량이 커서 상용화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우주로테크는 초소형 위성에 판형 추진 기관을 탑재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인공위성은 발사될 때 통에 담기는데, 위성과 통 사이 간격에 판형 추진 기관을 아주 얇고 작게 만들기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판형 추진 기관을 얇고 슬림하게 만든다면, 인공위성이 임무를 완수한 이후에 추진 기관이 작동돼 지구 대기로 낙하할 수 있다"며 "이렇게 낙하하는 인공위성은 대기와의 마찰로 인해 자연스럽게 소멸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 문창근 얼티밋드론 대표, 김극남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우주비행제어연구실 박사과정생. <사진=김인한 기자>
왼쪽부터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 문창근 얼티밋드론 대표, 김극남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우주비행제어연구실 박사과정생. <사진=김인한 기자>
◆ 나라스페이스, "하루 한 개 위성 생산 목표(One day, One Satellite)"​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초소형 위성 제작 스타트업이다. 초소형 위성은 버스만 한 위성의 핵심 요소 기술을 초소형으로 집약시켰다. 나라스페이스는 기존 위성 개발에 3년, 5년 걸리는 시간을 궁극적으로 하루에 한 대, 한 시간에 한 대 생산할 수 있는 시대를 꿈꾼다. 박재필 대표는 "3년 안에 2개의 위성을 띄우고, 그다음 해에 24개를 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후에는 200개를 띄워 위성 영상이 농업, 임업, 도시 관리, 부동산 등 전 분야에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라스페이스는 부산시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위성 영상을 통해 도시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위성 12개를 띄우면, 부산항을 1시간 내에 1번 찍을 수 있고, 위성 24개를 띄우면 20분마다 한 번씩 찍을 수 있다"며 "위성 영상이 도시를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라스페이스는 앞으로도 위성과 위성 영상을 팔고, 위성 영상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얼티밋 드론 "드론 심장은 모터···전 세계 공급 목표"

얼티밋 드론은 2015년 8월 창업해 사용자 요구에 따라 각각의 임무에 최적화된 드론을 만드는 업체다. 맞춤형 드론 제작과 함께 생체모형 비행체를 개발해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 드론 시장에 모터를 공급한다는 목표로 기존 모터 대비 30~40% 감량한 모터를 개발해 시장에 이목을 끌었다.

문창근 대표는 "드론을 만들기 위한 소스코드가 모두 오픈이 되어 있고, 개발 인프라가 갖춰졌지만, 시장에선 드론에 어떤 모터를 쓰고, 무게는 얼마나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며 "그때부터 기업, 기관별로 필요한 맞춤형 드론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우디와 에어버스가 드론을 함께 만들고 있고, DJI, 우버, 포르쉐 등 기존 자동차·항공 기업들이 드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PAV(Personal Air Vehicle), 인공위성, 로보틱스의 심장은 모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소 20년 이상은 클 것으로 예상하는 드론 시장에 모터를 공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태양 코로나 촬영 임무 위한 초소형 위성 연구

김극남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우주비행제어연구실 박사과정생은 이날 초소형 위성을 활용한 연구를 소개했다. 특히 위성 2대로 태양의 코로나를 촬영하는 임무를 소개하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코로나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는 부분인데,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 때만 코로나의 광채가 드러난다. 이러한 한계를 위성 2대로 극복했다. 김 박사과정생은 초소형위성 한 대가 펼쳐 태양을 가릴 때 다른 위성 한 대가 코로나를 관측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문홍규 박사는 이날 발표를 진행한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 이후 문 박사는 "한국에도 우주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라며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 국민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참석한 스타트업이 외국과 과학,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하다 보면 외국 우주국에 노출되기 쉬울 것"이라며 "외국과 협력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장이 확장되고, 그 이후에는 정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우주다방 행사는 2020년부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다음 달은 여성우주과학자가 모인다. 박재필 대표는 "그동안 우주 관련 종사자들이 모일 수 있는 인적 플랫폼이 없었다"면서 "우주다방 행사는 기업 간 교류의 장, 학제 간 소통의 장, 나아가 시민들에게 우주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앞으로 국내 인적 인프라를 구축해 미국처럼 한국도 우주 개척이 멀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와 문창근 얼티밋드론 대표가 행사 시작 전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와 문창근 얼티밋드론 대표가 행사 시작 전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행사 이후에도 참석자 간 다양한 소통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를 주도한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그동안 우주 관련 종사자들이 모일 수 있는 인적 플랫폼이 없었다"면서 "앞으로의 우주 다방 행사는 기업 간 교류의 장, 학제 간 소통의 장, 나아가 시민들에게 우주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행사 이후에도 참석자 간 다양한 소통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를 주도한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그동안 우주 관련 종사자들이 모일 수 있는 인적 플랫폼이 없었다"면서 "앞으로의 우주 다방 행사는 기업 간 교류의 장, 학제 간 소통의 장, 나아가 시민들에게 우주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폴윤 교수와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UEL) 대표가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폴윤 교수와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UEL) 대표가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네트워킹을 이어갔다. 문홍규 천문연 박사(왼쪽)는 "한국에도 우주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라며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 국민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네트워킹을 이어갔다. 문홍규 천문연 박사(왼쪽)는 "한국에도 우주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라며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 국민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우주 다방 행사는 2020년부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다음 달 행사는 여성 우주 과학자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사진=김인한 기자>
우주 다방 행사는 2020년부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다음 달 행사는 여성 우주 과학자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사진=김인한 기자>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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