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박창규 POSTECH 겸임교수

박창규 POSTECH 겸임교수.<사진= 대덕넷 DB>
박창규 POSTECH 겸임교수.<사진= 대덕넷 DB>
금년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설립 된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60년 동안 원자력연은 국가로부터 부여 받은 임무에 충실해 왔다.

그런데 그런 조직의 기관장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해고가 되더니 그 후임으로 원자력을 부인하고 반핵을 주장하며 우리나라의 탈 원전에 앞장섰던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인물들은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 개발을 부정하던 사람들이다.  

왜 이들이 원자력연 원장직에 응모를 했는지 궁금하다. 기관장이면 모름지기 해당 기관을 육성 시켜야 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이다. 그런데 자기가 부정하는 원자력 기술과 그 기술을 개발하는 기관을 육성하려고 기관장에 응모하는 모순은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나 자기모순을 피하기 위해서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당연히 이런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가려내어야 할 것이다.  

원자력연은 1959년에 설립되었다. 그 임무는 원자력 기술을 개발해서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항상 좋은 환경은 아니었지만 그 임무를 지금까지 기대 이상으로 달성했다.

우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원자력발전기술을 자립한 곳도 원자력연이었다. 그래서 UAE에 국산 원자로를 수출 했으며, 대북경수로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용원자로를 수출한 것도 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 국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핵주기 기술의 자립에도 노력해 왔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해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려고도 노력하고 있다. 산업적으로도 많은 기여를 하였다. 연구소 기업을 만들어 육성했으며, 많은 벤처 기업들이 원자력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원자력 기술 성취 하나하나가 모두 원자력연에서 근무했거나, 현재도 근무하고 있는 과학기술자들의 평생이다. 소위 그 안에 들어 있는 사연을 들어보면 '책 한권 씩'은 충분히 넘는다.  

우리나라의 반핵론자들이 기를 쓰고 반대하고 있는 핵주기 기술만 하더라도 일본은 이미 예전에 확보했고, 북한도 가진지 오래되었다. 당연히 중국도 가지고 있고, 러시아도 있고, 이란도 국가에서 적극 노력하고 있다. 왜 우리는 가지지 못한다는 것인지 논리적 모순이 많다.

그런 속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했던 연구원들의 심정은 어떠했는지 불문가지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연구원들은 우리나라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평생을 바쳐왔다. 반핵론자들이 기관장이 되면 어떤 짓을 할지 걱정이다. 제발 평생을 바쳐온 60년 역사의 원자력연의 연구원들을 부정하고, 모욕하고, 두 번 죽이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대북 경수로 지원 사업은 아직도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나 중국의 지난 수십 년 간의 경제 발전 과정을 보더라도 원자력 에너지는 국가의 에너지 자립도 고하를 막론하고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이 없어지면 북한에는 중국산 원자로가 들어올 것이다. 지금도 중국 원자로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소위 '안전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원자로'를 '양심상' 북한에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전하지 않아서 지으면 안 되는 원자로를 북한에 지어 주겠다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반핵을 주장하는 인사들이 원자력 연구원장직에 응모하는 것과 같다.

◆박창규 포스텍 겸임교수는

서울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사학위,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 한국원자력연구원 미래원자력기술개발단 단장과 신형원자로개발단 단장을 거쳐 제16대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또 제19대 ADD 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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