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제포럼세미나서 삼성경제연구소 권성용 연구원 제기

"위기는 항상 옵니다. 문제는 언제닥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그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게 됩니다"

12일 오전 7시 유성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제45차 대전경제포럼 세미나'에서 삼성경제연구소 권성용 연구원은 '경영위기의 유형과 대응방안'이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권 연구원은 "9.11테러 이후 기업의 위기와 위기대응방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상시 위기대응체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위기가 기업에게 미치는 파급효과가 가히 폭발적"이라며 "위기발생시 정직한 공개와 신속한 대응전략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연구원는 위기대응방안과 관련 "위기는 사전예방과 발생시 대응전략, 사후대응의 프로세스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가운데 위기 포토폴리오 맵 작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이 겪은 유형별 위기사례 등을 상세히 소개하며 각 기업별 위기대응전략을 비교 분석해 설명했다.

◆ 다음은 권성용 연구원의 강연 내용

위기대응전략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9.11 테러사건과 같은 돌발적인 위기로 인해 전세계는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위기의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

미쯔비시 자동차가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 현지법인의 성희롱사건과 폭력집단 이익제공 사건, 불량부품 은폐사건 등 연이은 위기들로 결국엔 제휴사인 다임러크라이슬러에 경영권을 이양했다. 특히 글로벌화·디지털화된 지금, 작은 지역에서 발생한 기업의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등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위기에는 네가지 유형이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위기, 경영오류에 따른 위기, 해외진출에 따른 위기, 돌발위기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기업활동을 하는 가운데 위기는 곳곳에 상존해 있다. 이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위기발생시 신속한 처리에 의해 정직하게 대처해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기업의 위기대응전략에 따라 그 기업의 장래는 극명하게 판가름난다. 세계적인 전자회사인 도시바는 고장난 VTR을 반환해 달라는 소비자에게 폭언을 했다는 이유로 매출이 대폭 줄었고 도시바의 명성을 실추시키는 등 적지않은 손실을 입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소비자의 실수까지도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반면에 존슨앤드존슨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정직한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은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 1982년 존스앤드존슨이 생산하는 타이레놀에 청산가리가 첨가돼 판매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제임스.E.버크 회장은 신속하게 시중에 나와 있는 타이레놀을 전량 수거하는 조치를 취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러한 조치로 정직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고 기업의 가치는 높아졌다.

위기대응방안에는 크게 사전예방, 위기발생시 대응, 사후대응이 있다. 평상시 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정보 마인드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위기발생시 신속하게 해결하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CRO(Chief Risk Officer)제도를 운영하는 방안도 강구할 만하다.

위기발생시 가장 좋은 방법은 정확한 실상을 파악한 뒤 신속하고 정직하게 위기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위기를 숨기고 은폐하는 것은 더 큰 화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CEO는 위기발생시 언론과 대중, 정부의 행동에 주목하고 이해관계자와의 후속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관리를 통해 기업의 명성과 신뢰성을 회복시켜야 하는 역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기대응방안에 대한 평가와 학습을 통해 위기관리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사후대응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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