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사진=대덕넷>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사진=대덕넷>
나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대전에 세계적인 책 마을을 만드는 꿈입니다. 멋진 책 마을로 대전을 세계적인 명소가 되게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대전에 사는 어린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대전에서 자라고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정말 감동적인 일입니다. 모든 초등학교 앞에는 '어린이전문서점' 을 만들고, 중·고등학교 앞에는 '청소년전문서점' 을 만드는 것입니다. 학교 앞 서점은 참고서와 문구류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나 쉼터가 있고 학생들이 봐야 할 각종 단행본들을 구비한 서점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서점 주인이 사명감을 갖고 책과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학교에서는 서점 가는 날을 정해 선생님과 한반 친구들이 서점을 방문하여 서점에서 준비한 책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작가와의 만남, 각 분야 전문가와의 만남, 작은 음악회 등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하여 싸인도 받고 기념촬영도하여 집에 걸어둡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 갈 때에 직접 고른 책을 사가지고 갑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의 즐거움은 오랫동안 가슴에 지닐 것이며 책은 내가 직접 고른 것이어서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고 서점은 판매수익으로 지속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교 근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에 서점이 멸종된 지 오래되었지만 누구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학의 모든 학과에 맞게 이곳에도 전문서점을 북카페와 함께 여는 것입니다.

학과별 야외수업과 그 외 다양한 책이야기를 나누며 차도 마시는 공간으로 활용합니다. 친구도 이곳에서 만납니다. 대전에 있는 모든 대학가에 이런 문화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데 공교육이 처음 시작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도서실이 매우 열악합니다. 이곳에 책읽어주기 교육과정이 반드시 들어가고 작지만 꼭 필요한 책으로 만든 '그림책도서실(관)'을 모두 만듭니다. 몇 몇 원장님과 뜻이 통하여 만들었는데 호응이 매우 좋습니다.

은행, 내과, 소아과, 한의원, 병실 등에 좋은 그림책이 있어 잠시대기하고 있을 때 읽게 되면 짧은 시간에 감동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곳이 얼마나 많습니까. 호텔 등 숙박시설에서도 여러차례 실행을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책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새 책으로 바꾸고, 있던 책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이나 복지시설 등에 기부하면 아이들은 독서를 통해 보다 근본적으로 자립 할 수 있는 힘을 키웁니다.

일본에서는 1960년대에 '가정문고'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최근에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잠시 운동을 펼쳤던 '거실을 서재로'와 비슷합니다. 이미 이들은 자기 자녀에게만 책을 보게 한 것이 아니라 동네 아이들에게까지 개방해서 일본이 독서선진국이 되게 하는 밑바탕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발전시켜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모습이 선행되어야 책 마을의 뿌리가 깊어집니다.

뿌리가 깊이 박혀야 책 마을인 가지가 튼튼하게 자라서 꽃이 아름답게 피고 대전시민의 삶인 열매가 탐스럽게 열립니다. 또 구심점이 있어야하고 네트워크가 되어야합니다. 이 일의 중심에 대전의 크고 작은 향토서점과 도서관이 먼저 나서고 민관 가릴 것 없이 개인이나 단체 모두가 함께 나서서 시민운동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금융지원까지 이어진다면 더욱 확실히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영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헤이 온 와이' 라는 헌책방마을이 있고, 유럽은 나라마다 곳곳에 책 마을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강원도에 이외수 감성마을이 만들어져 책을 콘텐츠로 한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전에도 유명한 작가들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면 더욱 훌륭한 책 마을이 형성될 것입니다. 과학책마을, 동화책마을, 옛 이야기 책마을 등 각 분야 전문 책 마을이 만들어 어우러지게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서점을 운영해 오면서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을 통해 나는 이런 책 마을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이번 대훈서적 부도로 인한 충격에 서점의 존재와 지역의 책과 독서문화에 대하여 시민들이 걱정을 많이 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나아가야합니다. 최대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선한 일에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 더욱 분발해야겠습니다. 모든 일은 생각에서 시작되고 행동하면 이루어집니다.

우리나라가 금속활자와 각종 자료를 볼 때 과거에는 세계 최고의 독서선진국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옛 명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고 우리나라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전은 필요한 모든 자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행동만 남았습니다.

우리 대전은 우리가 사는 지금과 앞으로의 삶터이고 이미 수없이 많은 혜택을 받았고 또 계속해서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받은 혜택을 내 고장 대전을 위해 힘쓰도록 해야 합니다. 나는 마하트마 간디의 "마을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말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대전을 구할 책 마을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실한 꿈을 꾸며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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