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지윤희 한국한의학연구원

<사진=대덕넷>
<사진=대덕넷>
울산댁이라 불러줄까? 엄연히 따지면 남아메리카에서 바다 건너 왔으니 남아메리카댁이라 불러주는 것이 맞겠다. 그 먼 유럽에서 우리나라에 살러온 이방인들을 학자들은 울산도깨비바늘이라 이름 붙였다.

고향인 남아메리카에서 'broom stick(말라깽이 막대기)'으로 불렸던 이 식물은 배를 타고 건너왔는지 울산 장생포 방어진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이 낯선 식물은 도깨비바늘과 많이 닮아 있어 우리나라 이름인 '울산도깨비바늘'을 하사받은 것이다.

울산도깨비바늘은 도깨비바늘과 같은 속으로, 식물의 이름은 씨앗에서 온 것 같다. 도깨비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바늘모양이랄까? 실이 꿰어지는 귀가 벌어져 있어 신통방통한 도깨비만이 이 바늘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산책을 하고 돌아오면 옷에 붙어있기도 하는데, 도깨비가 내 옷소매까지 꿰매주려 했었는가 싶다. 그래서 도깨비바늘의 씨앗이 옷깃에 따라 올 때면, 이 바늘을 가지고 무언가를 꿰매고 있는 도깨비 상상에 웃음이 절로난다.

울산도깨비바늘은 국화과의 식물로 분류학의 아버지인 린네(Linne)가 붙여준 Bidens pilosa라는 국제적인 이름도 가지고 있다. 도깨비바늘, 흰도깨비바늘, 털도깨비바늘 등 도깨비바늘속의 식물은 모두 치아상의 거치가 있는 잎이 마주보고 달리는데, 그 모양을 보고 Bi(two)+dens(teeth)라 명명한 것 같다.

 

▲울산 도깨비 바늘 전초. ⓒ2009 HelloDD.com
울산도깨비바늘은 1 m 가까이까지 자라며, 줄기는 솜털로 덮여있다. 꽃은 8~9월에 피는데, 설상화는 없고 노란색의 통상화로만 되어 있다. 이에 비해 도깨비바늘은 3~4장의 설상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 다르다. 잎은 마주 달리는데 위로 갈수록 어긋나는 잎을 만들며, 작은잎은 난상피침형으로 가는털로 덮여있다.

씨앗은 수과로 3~4개의 관모가 자란 가시가 있어 동물이나 사람의 옷에 붙어 이동한다.(대한식물도감) 한방에서는 울산도깨비바늘을 삼엽귀침초라 부르는데, 전초를 맹장초(盲腸草)라는 한약재로 사용한다. 문헌에 따르면 울산도깨비바늘의 지상부에 phenylheptatriyne, linoleic acid, friedelin, friedelan-3β-ol의 화학성분이 함유돼 있고, 맛은 달고 약간 쓰며, 성질은 차갑다.

맹장초는 열을 내리게 하고 독을 없애며, 하초(배꼽 아래 부위)의 수액대사 부진으로 인한 체내 수분을 배출하는 효능이 있고, 비위를 튼튼하게 한다. 따라서 겨울과 봄에 유행하는 급성 감기와 목안이 붓고 아플 때 치료약으로 사용하며, 황달, 간염, 장염 등에 맹장초를 처방한다.

약재로 사용할 때에는 여름과 가을에 전초를 채집하여, 그대로 사용하거나 잘게 잘라 햇볕에 말린 것을 사용한다. 복용은 말린 것 10~30 g을, 신선한 것을 사용할 땐 20~60 g을 물에 달여 마신다.(중화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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