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ar New Year Festival 외국인 과학기술자 1백여명 참가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제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인 공 샤오씨(32)가 제법 유창한 한국어로 설노래를 부른다. 옆에 앉아있던 동료 리 쑨라이씨도 "까츠~ 까츠~" 어설픈 한국말로 따라부르다말고 "한국말 증말 어려워요" 소리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설 연휴를 앞둔 11일 오후 2시 엑스포과학공원 내 국제회의장에서 외국인을 위한 설맞이 행사가 열렸다. 국제과학기술자협의회(SEM)과 대전유학생협의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대덕밸리 외국인과학기술자와 가족 등 1백여명이 참가해 즐거운 오후 한때를 보냈다.

참가자들은 설 명절의 고유 민속놀이인 팽이치기와 떡메치기, 제기차기를 비롯 김치 담그기, 전통 혼례시연식 등을 직접 체험하며 한국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제기차기, 떡매치기, 투호, 팽이치기 등 전통민속놀이 경연장에는 많은 외국인 과학기술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참가자들은 자원봉사자들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으며 신기한 듯 시연자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자원봉사자가 "Can you try jegi-chagi"라고 하자 한 외국인이 벌쩍 손을 들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근무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독일인 휴버트 루머씨는 자신의 애인과 함께 제기차기를 시도했다. 날렵한 몸동작으로 제기를 차올린지 대여섯번. 제기를 쫓아다녔지만 두세번 만에 저멀리로 떨어지는 제기를 보며 씩씩거리다 갑자기 옆에 있던 애인에게 제기를 넘겨준다. 핑퐁게임하듯 서너번 제기를 차고는 즐거운 듯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다.

행사장 로비에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여성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곳은 김치 담그기 코너. 자원봉사자들이 배추에 갖은 양념을 발라 맛깔스런 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헬렌 스튜르시트(러시아)씨가 얼른 손을 내밀어 김치 한가닥을 잡았다. "맵고 상큼한 맛이 가장 좋다"는 스튜르시트씨는 "김치를 담그려고 했다가 액젓을 구하지 못해 포기했다"며 즉석에서 김치 한포기를 얻어가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회의장 안에서는 시립연정국악원의 수제춤과 부채춤의 공연, 할렐루야 태권도 선교단의 태권도 시범, 두나미스의 선교무용공연 등이 펼쳐져 외국인 과학기술자들의 흥을 돋구었다. 베트남에서 온 르 얀씨는 "베트남에서도 한국과 같은 설이 있다"고 소개한 뒤 "이 같은 행사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좀 더 알 수 있었다"며 이번 설 연휴는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즐겁게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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