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놀이 통해 재밌게

단 한번의 과외없이 5남매를 모두 서울대 의대.포항공대.경북대 의대 등 명문대에 진학시켜 화제가 된 농부 황보태조(56)씨. 그의 강연이 10일 대전 탄방동에 위치한 충남제일감리교회에서 열렸다. 3백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해 강의실이 빈 자리없이 꽉 들어차 학부모들의 관심을 짐작케했다.

"아이들에게 공부할 때 최선을 다하라고 하지 마세요. 최선보다는 공부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재미는 아이의 학습능력 일정 수준까지도 뛰어넘기 때문이죠.” 황보태조씨는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에서 30년 이상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평범한 농부이다. 5남매의 아버지인 황보태조씨는 아이들이 학교와 공부를 즐거운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해 5남매 모두를 명문대 의대. 약대에 진학시켰다.

지난해에는 막내 아들 율(21)군이 서울대 의대에 진학한 후 자신의 교육법을 소개한 ‘꿩새끼를 몰며 크는 아이들’(올림)을 출판하기도 했다. 그 후 황보태조씨의 교육법이 알려져 TV, 라디오 등 50여회 이상의 방송에 출연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이제는 농번기가 아닌 이상 그를 부르는 자리가 있으면 달려가고 있다.

이번 강의에서 황보태조씨는 “어렸을 적 ‘글을 읽어오라’는 선생님의 주문이 너무 괴로웠다. 매를 들어가며 아이들에게 억지로 공부를 강요하는 것은 아이들을 괴롭게 할 뿐이다”고 말했다. 또, ‘공부하라는 잔소리나 강요보다는 아이들에게 먼저 호기심을 길러주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5남매 모두 인형이름 짓기 놀이와 로봇이름 짓기, 편지 보내기 등의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한 경험을 소개. 교육전문가 이상의 교육법을 설파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이해숙씨는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로써 많은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해야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보태조씨 강연내용

칭찬에 인색하지 말자
5남매를 키우면서 항상 아이들의 칭찬거리를 찾아내려고 애를 썼다. 아이들이 한자를 공부할 때도 일부러 쉬운 것만 짚어가면서 물어보곤 했다. 아이들에게 칭찬을 해주면 더 신나서 공부하게 된다.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자
독서하는 습관은 무척 중요하다. 특히 공부로 성공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독서가 필수조건이다. 독서를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나 스스로부터 독서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려고 했다. 책을 많이 구입했고, 아이들이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게 책을 책장에 꽂아놓기보다는 방바닥에 깔아놓았다. 방안은 책들로 어지러웠지만, 아이들은 항상 책을 끼고 살았다.

자녀교육은 농사짓는 정성으로 해야 한다
농사지을 때 농작물에 농부 마음 내키는 대로 물이나 비료를 주지 않듯이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농작물의 특성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목표를 정해 실패할 때마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다면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다. 이런 정성으로 자녀를 교육시켜야 한다. 막내 아들의 경우 누나들과 달라 애를 먹었다. 여러 방법을 시도하다 매일 먹고 싶은 것을 편지로 적어 엄마에게 보내는 방법으로 한글을 가르쳤다.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한다
공부는 억지로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공부는 힘들고 재미없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상황을 잘 활용해서 공부가 공부인줄 모르고 공부시킬 수 있다. 아이들이 놀때 ‘그만 놀고 공부해라’고 하지 마라. 부모가 아이들의 놀이에 참여해서 학습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아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것을 이용해서 공부시킨다
아이들은 제각각 다르다. 아이의 성별, 취향 등에 맞게 공부시켜야 한다. 딸아이가 인형놀이를 좋아하면 그 인형을 이용해서 글자를 가르치고, 아들이 로봇을 좋아하면 로봇을 이용해 글자를 가르치는 것이다. 나는 딸들이 인형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인형 이름짓기 놀이를 통해 한글을 깨치게 했다.

문정선 기자<jsmoon@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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