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문가 전요섭 사장 강의....유럽진출 관심기업 20여개社 참석

"10년간 사귀어 오던 독일친구가 있었습니다. 직장을 옮긴뒤 셋톱박스를 들고 갔더니 알았다. 그냥두고 가라 한마디만 하더군요. 몆주가 지나니 제품 테스트 결과를 보내더군요. 그동안 기술력이 부족해 해결하지 못했던 내용에 대한 해법과 함께요."

유럽시장 알기 특강에서 전요섭 사장은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언어장벽을 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한국 벤처기업이 진출하기에 최적의 시장"이라고 단언했다. 한번 관계를 맺으면 부족한 점을 찾아 문제해결 방법까지 제시하고, 고의적이지 않은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는 것(유럽시장에서는 상품에 대한 클레임율이 매우 낮다)이다.

실제로 전사장의 현대디지털테크놀러지 셋톱박스의 경우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안테나까지 찾아서 '이 안테나를 활용해 제품을 개선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는 것. 물론 제품의 결함이 해결된 6개월 뒤부터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됐다.

전사장은 강의를 시작하면서 "영국에서는 시청한만큼 요금이 부과되는 TV세트가 잘 팔리지만, 독일은 공짜로 볼 수 있는 TV에대한 수요가 크다"면서 유럽시장이란 불투명한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독일의 프랑크프루트, 영국 런던 등 특정 시장을 지칭해야 한다는 것. 그만큼 개성이 다르고 시장에 따라 팔릴 수 있는 제품도 다르다는 것.

하지만 유럽시장의 공통적인 특성도 많은 만큼 일반적인 내용에 대해 조언을 한다고 전제했다. "유럽시장은 정이 흐르는 곳입니다. 내가 부족하다고 시인하면 바이어가 문제해결의 방식까지 찾아서 준비해 줍니다. 벤처기업으로서는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최상의 파트너입니다"

전사장은 유럽시장이야말로 한국벤처가 노려볼만한 시장이라며 "셋톱박스 아이템 하나로 연 1억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는 휴맥스의 시장 가운데 85%가 유럽임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물론 유럽인들과 거래를 트기 위해서는 평소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두번 연락을 해보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꾸준히 인간적인 인연을 맺으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내가 여기까지 만들었는데 솔직히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 도움을 줄 수 있느냐"라고 요청하면 10명중 9명 정도가 해법을 찾아서 조언을 해준다는 것. 한국기업들과 거래하면 많은 스펙들을 제시하고 "뭐든지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데 이러한 태도는 비지니스를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문제해결도 못하고 신뢰를 저버린 꼴이 되어, 영원히 거래를 할 수 없는 파트너로 낙인이 찍힌다는 것. 부족한 것은 미리 시인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 유럽에서 비지니스를 오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유럽 밤거리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밤에도 쇼윈도우다. 왜?
유럽인들은 평소에 구입하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수십번씩 쇼윈도우를 서성거린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따라서 밤에도 쇼윈도우을 밝히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가게로 쑥 들어간다. 그리고는 군말없이 정찰 가격을 제시한뒤 유유히 사라진다. 이러한 패턴이 비지니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전사장은 쇼윈도 예를 들며 "한국 기업들은 세빗 등 박람회에 대해 굉장히 잘못된 인식을 갖고있다"고 조언했다. 세빗 등 유명 전시회에 1-2년 참가, 바이어를 만나 상담을 하고나면 곧 수출이 될 것인양 호들갑을 떤다는 것.

그러나 99% 이상이 별 성과를 내지 못한다. 유럽인의 구매 패턴을 너무 모르는 탓이다. 유럽인들은 관심있는 품목이 있다면 2-3년전부터 눈여겨 봐두다가가 때가 되면 흥정을 거치지 않고 필요한 상품을 구매해 버리기 때문이다.

유럽은 유럽식의 신제품이 있는 곳이다
필립스의 최신 디지털 TV가 있는가하면 한쪽에서는 아직까지 흑백V를 즐겨보는 사람이 있는 곳. 최신형 BMW와 60년대 딱정벌레 차가 조화를 이루며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곳이 유럽이다. 전혀 새로운 인형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업 그레이드된 노래하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인형이 불티나게 팔리는 곳이 바로 유럽이다.

과거를 부인하는 제품은 살아남기 어렵지만 기존 제품에 새로운 개념을 입힌 상품을 개발하면 대박도 가능한 곳이 바로 유럽이다. 이날 현대디지털테크놀로지(HDTE)유럽본부장 전요섭 사장을 강사로 초정, 7월 2일 저녁 6시 30분 아고라에서 가진 유럽진출세미나에는 유럽시장에 관심있는 20여개社 대표들이 참석해 유럽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전요섭 본부장의 강의내용
- 유럽시장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다. 미국시장이나 한국시장에 비해 보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모든 제반여건을 갖추고 때만 기다리고 있다. - 유럽의 유저들은 얻은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줘야 한다는 마인드가 확고하다. 예컨데 불법SW 카피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가격을 깍는 일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좋은 제품에 대해서는 제값을 받을 수 있어 미국시장보다 더 메리트가 있는 곳이 유럽이다.

- 유럽에 들어가려면 언어문제부터 해결해라. 이것이 우리가 유럽시장에 못 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다. 제품을 만들때 이태리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등 복수 언어로 된 매뉴얼 등은 필요조건이다. - 영화를 보더라도 영국인이 돈을 내고 본다면 독일인은 돈을 안 내고 본다. 각 국가마다 약간의 문화적 차이를 보이므로 그들의 개성적인 문화를 먼저 숙지해야 한다. 이말은 프랑스에서 안되면 영국이나 독일에서는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하나의 제품을 들고 유럽에 갔을 때 어디서라도 먹힐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타깃 시장을 정하는 게 가장 기초적인 일임은 명심하라.

- 유럽의 맨 땅에 헤딩하려면 진실성과 인간미로 승부하라. 이게 유럽진출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유럽과 계약 건이 오갈 때 조금이라도 잘 보이려고 트릭을 쓸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그들은 신뢰성과 투명성을 매우 우선시한다. 한번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영원히 비지니스를 못하게된다.

- 한 번 관계를 맺으면 문제점이 있더라도 같이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도 유럽인의 특징이다. 일단 관계를 맺으면 파트너의 부족한 점을 공동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유럽인들은 상대방이 요구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라. 적극적으로 오픈마인드를 갖고 필요한 도움은 얼마든지 청하라. 속이지 말고 부족한 점을 시인하라.

- 유럽은 잘난 20%가 80%를 이끄는 미국식 리더십이 통하지 않는 곳이다. 80%에서 나온게 20%이다.상위 20%가 물러나면 나머지 80%에서 20%를 선출해낸다. 유럽에서 실무자의 권한이 막강한 것도 이와 연관이 다. 우리나라에서처럼 CEO를 먼저 찾다가는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 실무자(책임자)를 만나라.

- 유럽은 신제품이 시장을 정하기 보다는 기존 제품이 업데이트되어 가는 시장이 주로 형성되어 있다. 판매하려고 하는 제품이 있다면 지금 유럽에서 쓰이고 있는 올드버전을 2-3년에 앞서 공부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에서는 어디서나 하는 말이지만 유럽에 들어가기 전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라.
<대덕넷 유상연 김영중 기자>happynews@hellodd.com

*유럽시장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은 대덕넷으로 연락바랍니다. 관련 자료와 강좌가 마련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유럽시장 진출을 원하는 대덕밸리 벤처기업들과의 연결은 대덕넷이 전요섭 사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네트워킹 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