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단상]국익에 반드시 필요한 연구..."국제적 합의 도출을"

우라늄 분리실험과 줄기세포 연구는 공통점이 있다. 원자력 세계 7위 수준, 줄기세포 분야의 선구자 등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기술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가 비슷한 것이 있다.

국제적,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연구를 진행한다는 복병 아닌 복병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원자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모든 원자력 연구가 마치 핵 폭탄을 만드는 작업인양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4년 전 극소량(0.2g)의 우라늄을 분리한 실험 사실이 알려져 또 다시 시민단체와 일부 정계에서 '원자력 연구개발'에 안티를 걸며 발목을 잡을 태세다. 정부와 연구소측은 이번 우라늄 분리실험은 핵 개발과는 전혀 무관한 실험이라고 결론짓고 있지만 이번 사태는 이란과 북한의 핵 의혹과 맞물리면서 국제사회에서의 파문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연구 목적의 우라늄 분리를 비롯해 원자력 전반적인 연구분야도 엄격한 제한과 위축 현상이 뒤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원자력연구소 연구원들도 외부 분위기에 휩쓸려 연구가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다.

최근엔 원자력연구 분야중 사용후 핵연료(잔존우라늄 96%+플루토늄핵물질 1%+고준위폐기물3%)의 연구개발 주체를 둘러싼 논쟁으로 연구원들의 존위를 위협하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 기술중 고준위 폐기물 처리 분야를 민간부문으로 이양한다는 것은 원자력의 지속적인 성장과 에너지 안보를 포기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특히 연구를 부처간 밥그릇 다툼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한쪽에서는 국제적인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를 고민하는데 다른 일각에서는 밥그릇 챙기는 다툼이나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줄기세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간복제'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국제 사회에서 깊게 뿌리 내려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등 일부 열강들은 관련 연구에 대해 윤리의식 파괴문제를 내세워 심각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학계와 종교계에서는 배아복제가 인간 복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심지어 한국생명윤리학회는 사이언스誌 기고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배아복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희귀 난치병 치료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와 생명윤리의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인간 배아복제 연구가 어디까지 허용될지 과학계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분명 원자력이나 줄기세포 연구가 사회적으로 악용될 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두 연구 분야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임에는 틀림이 없다. 원자력을 농축한다면 핵 폭탄이 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농축 연구가 거의 중단된 상태이다. 현재 연구로인 하나로를 통해 핵분열 과정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을 이용,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필수적인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다.

오히려 이것만 본다면 국민건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그동안 동위원소 분리기술을 통해 피부암을 비롯해 간암, 류머티즘 관절염, 관상동맥 재협착 방지치료 등에 성공적인 임상 결과들을 내놓으면서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줬다.

특히 원자력은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4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 역시 황우석 서울대 교수를 중심으로 알츠하이머병 등 인류 난치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과학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들은 생명에 대한 존증을 바탕으로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할 경우 앞으로 10년 내에 적지않은 난치병의 정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부터 문제는 국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다.

원자력과 줄기세포의 정확한 연구 목적과 범위를 국제 사회로부터 오해받지 않도록 사회 내부적인 합의를 거쳐 국제적인 대화를 활발히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국가적 연구개발 방향은 선진국들의 기술 수준에 도달하는데 급급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연구를 선도해야 하는 시점에서 국제적인 합의를 도출해 내는데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순흥 KAIST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앞으로는 원자력 연구개발을 위해 미국 등 열강들과 '우라늄 농축 3% 이상 연구' 등의 사전 구체적인 연구 협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며 "단순히 원자력 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 분야들도 투명하고 현명한 사회적 합의를 이끄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윤리적 오해들을 푸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를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과학계는 좀 더 연구의 문제점을 솔직히 털어놓고 세계 국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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