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눈 돌풍 주인공...올 상반기중 코스닥 진출 준비

국내 문자인식시장의 작은 거인 한국인식기술(www.hiart.com) 이인동(42)사장은 9년전 창업 당시의 낡은 책상을 그대로 쓴다. 지난해 매출 32억 원에 임직원 40여명, 3년 연속 흑자, 그리고 이달에는 코스닥 문을 두드릴 예정인 이 사장이 볼품 없는 책상을 그대로 쓰는 것은 단 한가지. 겉만 번지르르한 벤처기업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신념 때문이다.

한국인식기술은 지난 93년 국내 첫 한글 문자인식 소프트웨어인 글눈을 출시해 문자인식기술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시스템공학연구소(SERI) 인공지능연구부 선임연구원이던 이사장이 창업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문자인식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글눈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글을 읽는 눈이라는 뜻의 글눈은 키보드 없이도 문자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소프트웨어. 처음 출시됐을 때 한국어 전용이던 이 제품은 8년이 지난 현재 영어, 일본어, 한자, 불어, 독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히브리어 등 14개 국어를 정확히 읽어낸다.

14개 국어를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 이와 관련 특허만 해도 23종류. 속도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분당 30,000자씩 초고속 인식이 가능할 정도로 빨라지고 특수문자를 포함 확장 한자 1만6천자를 가볍게 인식할 정도다.

때문에 많은 양의 문서자료를 입력해야하는 대학도서관이나 일부 대기업, 출판사 등에서 필수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글눈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인식기술은 한해 매출액이 수십 배로 증가하는 등 한때 승승장구했다.

이 회사의 최대 위기는 97년 말 전후, 삼성 등 대기업이 앞다퉈 문자인식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다. 거대 자본을 무기로 문자인식제품을 잇달아 선보였지만 때마침 불어닥친 대기업의 구조조정과 탁월한 제품 경쟁력은 한국인식기술의 손을 들어줬다.

"글눈을 출시할 무렵 국내 한 거대기업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제시하면서 특허를 넘기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제의를 받아들였으면 오늘날 한국인식기술이라는 회사는 없을 것입니다."

한국인식기술이 최근들어 공을 들이고 있는 제품은 종합사무정보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출시를 조절하고 있는 이 제품은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문서를 데이터의 변환을 통해 한곳으로 정리하고 이를 텍스트 DB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과 지식관리시스템(KMS) 그리고 광학문서판독기(OCR)를 합친 일종의 서류토피아 시스템이라고나 할까. 가령 스캐너를 이용해 읽어낸 각종 문서를 서버에 저장 시킨 후 관리하면서 필요한 서류는 팩스나 복사기 혹은 프린터 등을 통해 자유롭게 출력하고 다시 가공해 이메일이나 팩스로 전송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사장은 "이 제품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무환경을 서버에 데이터베이스로 저장시켜 누구나 간편하게 서류를 조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글눈은 그동안 국내시장에만 주력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해외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인식기술은 이밖에 최대 8장의 명함을 단 한번에 인식해 자동으로 DB화해주는 명함인식시스템 굿 가이와 윈도2000용 일본어판 글눈, 미국판 글눈을 개발, 해외시장에 공략에 나선다. 042-483-3572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

한국인식기술 현황 자본금: 23억 직원수: 40명 코스닥 예정: 2001년 6월
대표약력:충남대전산학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선임연구원
매출추이:98년(3억5천),99년(8억5천),2000년(32억),2001년(1백억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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