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두드려 사물 분석하고 활용 가능
카메라나 RFID 없이 사물에 접촉만으로 98% 정확도 갖춰

스마트폰으로 물병을 두드리자 물병이라는 정보가 컴퓨터 화면에 뜨고, 구매사이트로 연결된다. 책상에서 음악을 듣다가 책을 두드리자 불빛이 나오고, 자동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주방에 있는 냄비를 한번 두드리자 요리를 위한 타이머가 작동하고, 두번 두드리자 파스타 강의를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로 연결된다. 

카메라나 RFID와 같은 전자 태크 없이 단순 접촉만으로도 높은 정확도로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연구성과 브리핑에서 이성주 KAIST 전산학과 교수팀은 스마트폰으로 두드려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성주 교수는 브리핑에서 "스마트론으로 사물을 노크하면서 발생하는 소리, 가속도, 각속도 등 사물 특유의 반응을 스마트폰 탑재 센서로 감지하고, 이를 기계학습으로 처리하도록 개발했다"면서 "스마트폰으로 노크할 수 있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정확도가 높아 스마트폰 사용자와 사물 간 새로운 상호작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전자기기로 사물을 인식하려면 사진을 촬영하거나 RFID와 같은 전자 태그를 부착해 전자신호로 구분해야 했다.  

이 방법은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어야 하고, 어두운 환경에서 사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인식하고자 하는 모든 사물에 태그를 부착해야 높은 정확도로 사물을 인식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성주 교수팀은 '노커 기술'을 개발해 별도 기기를 쓰지 않고도 높은 정확도로 사물을 인식하도록 했다. 

노커 기술은 물체에 '노크'를 해서 생긴 반응을 스마트폰의 마이크,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로 감지하고, 이 데이터를 기계 학습 기술을 이용, 분석해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을 말한다.

연구팀이 책, 노트북, 물병, 자전거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23종의 사물로 실험한 결과 혼잡한 도로, 식당 등 잡음이 많은 공간에서는 83%의 사물 인식 정확도를 보였고, 가정 등 실내 공간에서의 사물 인식 정확도는 98%에 달했다.

연구 결과는 일상 생활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가능케 할 수 있다. 실제 연구팀은 빈 물통을 스마트폰으로 노크하면 자동으로 물을 주문하거나,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활용해 취침 전 침대를 노크하면 불을 끄고 알람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등 '노커기술'의 구체적인 활용 사례 15개를 선보였다. 

이 교수는 "기존 스마트폰의 센서 조합과 기계학습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활용 분야도 다양해질 것"고 말했다. 

연구는 과기부 차세대정보컴퓨팅기술개발사업과 정보통신‧방송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저명 학회인 ACM UbiComp에서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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