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기념식에 최진석 철학자 '연구와 혁신' 주제 특강
"혁신은 나부터, 일상에서 질문과 생각 꾸준히"

"위대한 인류 경전은 마지막에 이 질문을 남깁니다. '나는 누구인가'. 이 말은 곧 나는 독립적 주체냐, 지적 사유의 노고를 기꺼이 하는 사람인가, 다른 사람들이 좋다는 것을 따라 하는가, 꿈을 대행하고 있는가, 자신의 꿈을 꾸고 있는가,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등과 같죠. 모든 위대함과 창의성을 솟아나게 하는 궁극적인 질문입니다. 이 질문이 있어야 과학 혁신이 가능합니다."

지난 9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 창립 71주년 기념식 특강에 나선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연구자들에게 "독립적 주체"가 될 것을 주문했다.  

최진석 명예교수는 "지금 큰 성취를 이루려면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끊어버려야 한다"면서 "그 대신 억지로라도 다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자. 다르게 하면 훨씬 일류로 가기 쉽다"고 설파했다. <사진=지질자원연 제공>
최진석 명예교수는 "지금 큰 성취를 이루려면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끊어버려야 한다"면서 "그 대신 억지로라도 다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자. 다르게 하면 훨씬 일류로 가기 쉽다"고 설파했다. <사진=지질자원연 제공>
 '연구와 혁신'을 주제로 100분간 강연을 펼친 최 교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적, 과학적 결과들은 모두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며 "불편함을 느낄 때 인간이 하는 최초의 활동은 질문이다. 인간은 질문할 때 독립적인 주체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질문의 반대는 대답. 최 교수는 대답만 훈련받은 사람은 미래를 생각할 여력이 없고 그 사람들이 모인 사회의 논쟁은 과거에 쏠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명은 물건-제도-생각 3개 층으로 이뤄졌는데 시선이 집중된 곳이 물건이면 후진국, 제도면 중진국, 철학과 문화면 선진국이다. 아직 제도를 넘어선 가치 논쟁이 없는 우리나라는 중진국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인류 문명과 과학 혁신의 비밀은 지적 사유의 노고를 감당하는 독립적 주체로 성장했는가에 달렸다. 이것이 없으면 혁신은 불가능하다"면서 "혁신은 자신을 어떻게 만들지 생각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지적 사유를 하자"고 피력했다.

이날 지질자원연은 연구원의 존재 이유를 담은 'KIGAM다움 핵심가치'를 선포했다. 핵심가치는 ▲전문성 ▲존중 ▲소통이다. 선정 과정에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직원 270여 명이 참여했다.

김복철 원장은 "지난 1년간 왜곡되지 않는 의사전달 체계를 만들기 위해 원장, 보직자, 구성원 간 소통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건강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을 주도할 모범 사례가 되도록 함께 힘쓰자"고 당부했다.

창립기념 유공자 표창에는 6개 부서 9명이 영예를 안았다. '올해의 KIGAM인상'은 한현철 석유해저연구본부 박사가 받았다.

한 박사는 1993년 입사해 국제 해저기각, 연안지질위험요소, 200해리 중첩 수역 해양경계획정 대륙붕 등을 연구했다. 2006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국제해저지명소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 '울릉협곡' 등 국제 등재된 57개 우리말 해저지명이 한 박사의 공로로 탄생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은 김병수 광물자원연구본부 박사와 이건자 회계재무실 책임행정원에게 돌아갔다. 목표관리 우수부서는 ▲자원회수연구센터 ▲탄소광물화사업단 ▲DMR융합연구단, 행정만족도 우수부서는 ▲연구운영실 ▲지식정보실 ▲인력경영실이다.

올해의 KIGAM인상을 받은 한현철 박사(왼쪽)와 김복철 원장. <사진=지질자원연 제공>
올해의 KIGAM인상을 받은 한현철 박사(왼쪽)와 김복철 원장. <사진=지질자원연 제공>

'KIGAM다움 핵심가치'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습. <사진=지질자원연 제공>
'KIGAM다움 핵심가치'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습. <사진=지질자원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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