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스마트폰으로 뇌 신경회로 무선 제어 기술 개발
"신약 개발, 뇌 질환 치료 등에 적용 기대"

국내 연구팀이 2g짜리 무선 장치를 쥐의 뇌에 이식해 행동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정재웅 교수와 미국 공동 연구팀이 스마트폰 앱으로 신경회로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뇌 이식용 무선 기기'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뇌 이식용 무선 기기. 더듬이처럼 튀어 나온 장치가 탐침, 뒤에 연결된 장치는 약물 카트리지다. <사진=KAIST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뇌 이식용 무선 기기. 더듬이처럼 튀어 나온 장치가 탐침, 뒤에 연결된 장치는 약물 카트리지다. <사진=KAIST 제공>
뇌 이식용 무선 기기는 머리카락 두께의 유연한 탐침과 약물 카트리지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중합체 미세유체관과 마이크로 LED를 결합해 탐침을 만들었다. 여기에 블루투스 기반의 무선 회로를 더해 스마트폰으로 약물과 빛을 뇌에 전달하도록 설계했다. 

약물 카트리지는 레고 모양으로 만들어져 탐침과 쉽게 조립·분리되고 새로운 카트리지로 교체될 수 있다.

뇌 이식용 무선 기기의 기능은 동물 실험에서 검증됐다. 연구팀은 이 기기를 실험용 쥐의 뇌 보상회로에 이식한 다음 도파민 활성 약물과 억제 약물이 든 카트리지를 기기와 결합했다. 

이후 스마트폰 앱을 조작해 원하는 시점에 기기가 도파민 활성 약물과 억제 약물을 내보내게 했다. 그러자 자유롭게 움직이던 쥐가 약물에 따라 다르게 움직였다.

연구팀은 빛과 약물을 모두 사용해 쥐의 행동을 조절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먼저 쥐의 장소 선호도를 유도하는 뇌 부위 신경세포가 빛에 반응하도록 단백질을 주입했다.

그다음 쥐가 특정 장소로 이동했을 때 마이크로 LED를 켜서 빛 자극을 주자 쥐가 그곳에 계속 머물렀다. 반대로 약물전달로 뇌 신경회로를 제어하자 쥐의 해당 장소 선호도가 사라졌다.

스마트폰으로 기기가 쥐의 뇌 신경회로에서 빛과 약물을 내보내게 조절했다. 이 자극으로 쥐의 행동이 변했다. <사진=KAIST 제공>
스마트폰으로 기기가 쥐의 뇌 신경회로에서 빛과 약물을 내보내게 조절했다. 이 자극으로 쥐의 행동이 변했다. <사진=KAIST 제공>
정 교수는 "빛과 약물을 이용한 신경회로 제어는 기존 전기자극 방법보다 훨씬 정교해 부작용 없이 뇌를 제어한다"며 "이 기기는 뇌 기능 연구, 장기간 동물 실험이 필요한 신약 개발, 뇌 질환 치료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두개골 안에 완전히 이식되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어 인체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마이클 브루카스(Michael Bruchas) 교수팀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8월 6일 자에 실렸다. 논문명은 'Wireless optofluidic brain probes for chronic neuropharmacology and photostimula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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