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팀, 액체 거품 구조 정렬하는 장치 개발
미래형 웨어러블 장치, 센서 개발에 활용 기대

액체 거품이 반도체에 패턴을 새기는 '틀'로 변신했다.

UNIST(총장 정무영)는 김태성 교수팀이 거품의 구조를 정렬해 전자소자에 나노미터 크기의 무늬를 대면적으로 새기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전통적으로 쓰이는 나노 패터닝 기법은 '전자빔 리소그래피'다. 이 기법의 단점은 공정이 복잡하고 고가 장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보처리량과 해상도를 동시에 높일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연구팀은 얇은 막이 연결된 거품의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자연계의 거품 구조는 '폐쇄계'다. 각 공기 방울의 압력이 달라 큰 공기 방울이 작은 공기 방울을 흡수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폐쇄계 거품으로는 규칙적인 나노선 패터닝을 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개방계' 액체 거품 구조를 구현하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했다. 기판 위에 패터닝 할 물질과 잉크를 액체 형태로 만들어 놓고 잉크를 말리면, 액체가 '미세유체장치'를 통해 증발하면서 물질을 주조하는 틀이 만들어진다. 실험 결과, 나노 입자와 유기물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에 수백 나노미터 수준의 해상도로 규칙적인 나노선(Nanowire) 네트워크가 증착됐다. 

김태성 교수는 "현재 반도체 패터닝에 쓰이는 리소그래피 기법과 달리 유연한 기판 위에서 대면적으로 미세한 패턴을 그려 넣을 수 있다"며 "쉽고 저렴하게 몇 분 만에 나노입자나 유기물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의 나노 패턴을 만들 수 있어 미래형 기기 제작에 유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1저자인 배주열 연구원은 "개방계 거품을 구현하고 그 원리를 분석한 최초의 시도"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7월 19일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실렸다. 논문명은 'Controlled open-cell two-dimensional liquid foam generation for micro- and nanoscale patterning of materials'다.

자연계 거품(폐쇄계)과 연구팀이 만든 새로운 거품(개방계)이 갖는 물리계 비교. <그림=UNIST 제공>
자연계 거품(폐쇄계)과 연구팀이 만든 새로운 거품(개방계)이 갖는 물리계 비교. <그림=UNIST 제공>

(a-b)미세유체 장치 개념도와 (c)액체 패터닝 생성 과정. <그림=UNIST 제공>
(a-b)미세유체 장치 개념도와 (c)액체 패터닝 생성 과정. <그림=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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