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임성배 세인트메리대학교 경영대 종신교수
"스마트 퓨쳐, 대덕발 공유 마인드로"
"한국 좋아지고 있지만 물질보다 가치 중심 논의 필요"

혁신과 융합 전문가로 알려진 임성배 미국 세인트메리대학교 종신교수는 미국 유학시절 세계적 석학이었던 이상문 지도교수와 하루 온종일 함께하며 스승의 리더십을 직접 체득했다. 주변에서 의아해 했지만 그는 스승의 리더십을 직접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겨 5년간 같은 생활을 했다. 임 교수는 "요즘 말하는 워라밸도 중요하지만 젊은 시기에는 집중해야 할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사진= 길애경 기자>
혁신과 융합 전문가로 알려진 임성배 미국 세인트메리대학교 종신교수는 미국 유학시절 세계적 석학이었던 이상문 지도교수와 하루 온종일 함께하며 스승의 리더십을 직접 체득했다. 주변에서 의아해 했지만 그는 스승의 리더십을 직접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겨 5년간 같은 생활을 했다. 임 교수는 "요즘 말하는 워라밸도 중요하지만 젊은 시기에는 집중해야 할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사진= 길애경 기자>
"예전의 혁신은 진화(evolution)였지만 지금은 혁명(revolution)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죠. 법령과 제도도 그에 맞게 선도적으로 혁신을 이끌어 줘야 합니다. 과학계도 과거에는 정부가 과학입국을 기치로 내세우고 따라하면 됐지만 지금은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공유의 가치 창출을 위해 대덕은 기반과 인적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어 그런면에서 강점입니다. "

융합과 혁신 전문가로 알려진 임성배 세인트메리대학교 교수가 여름 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그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고국에 보답하고, 자녀의 한국인 정체성 확립을 위해 매년 여름 방학 두달, 겨울 방학 한달 동안을 한국에서 지낸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각계의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미래를 고민하고 논의한다.

임 교수는 지난 5월 스승 이상문 교수(혁신경영분야 석학, 20세기 가장 존경받는 지식인 500인 선정)와 '혁신 5.0-뉴 비즈니스의 핵심 전략'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책의 요지는 살아있는 혁신으로 미래를 선점하라는 것이다. 즉 시장에서 필요한 것을 감지하고 그 수요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며 사람들이 행복하고 조직이 성장하는 스마트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게 골자다.

그런면에서 한국은 강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한국에는 글로벌 무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갖춘 긍정적 마인드의 젊은층이 많다. 물질적인 면이 강조되는 게 조금 염려되지만 한국의 미래는 희망적이고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며 "그중 대덕은 기본 인프라와 인적 자원이 갖춰진 곳으로 공유 마인드를 통해 스마트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 하루 온종일 스승과 함께 "워라밸도 중요하지만 집중해야 할 때도 알아야"

지난 6월에 열린 그의 지도교수 이상문 교수의 80세 산수연 행사.<사진= 임성배 교수>
지난 6월에 열린 그의 지도교수 이상문 교수의 80세 산수연 행사.<사진= 임성배 교수>
임성배 교수는 2003년 34세의 나이에 뉴욕주립대 교수에 임명됐다. 한국인으로 드문 사례였다. 임 교수는 이처럼 인정받게 된 요소(더 뛰어난 한국인도 많다면서)로 사람 중심의 마인드와 배움 의지, 작은 일에도 성실한 자세 등 세가지를 들었다.

"한국에서 석사생 시기 이미 세계적 석학이었던 이상문 교수님의 학교 방문이 예정돼 있었어요. 쉽게 만날 수 없는 분이라는 생각에 조금 일찍 가서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교수님도 일찍 도착하신거에요. 너무 더운 날이라서 시원한 음료를 드리고 싶어 뛰어가 당시 많이 알려진 배 음료를 사다 드렸어요. 배 음료 하나로 시작된 인연이죠."(웃음)

이상문 교수는 재직 중이던 네브래스카대학교의 박사과정생 선발을 염두에 두고 한국을 방문했던 차였다. 이 교수는 그의 성실성을 눈여겨 봤다. 그에 대한 평판도 확인했다. 그리고 박사과정생 장학생으로 임 교수를 우선 선발했다.

임 교수는 "성적 순으로 했으면 일찍 못 갔을 것"이라면서 "모든 일은 사람에서 시작된다. 작은 일에도 소홀하지 않는 자세와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겼는데 그런 부분에서 좋은 평가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런 철학은 변함이 없다"며 당시를 소회했다.

임 교수는 박사과정 5년 동안 이상문 교수와 하루 온종일 같이했다고 밝혔다. 잠자는 시간 빼고 지도 교수와 동고동락 한셈이다. 다른 학생들이"그게 가능한가"라며 의아해 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세계적으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는 분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고 같이하면서 그분의 리더십을 체득할 수 있는 게 스스로에게 복이라고 생각했다"며 "워라밸도 중요하지만 젊은 나이에는 정말 열심히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사 과정 후 뉴욕주립대에서 교수직 제안이 왔다. 임 교수도 모르게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임 교수는 "나중에야 지도교수님이 써주신 추천서 내용을 알게 됐는데 성실한 자세와 사람과의 관계를 높이 평가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 한국의 스마트 미래, 블록체인으로 일하는 방식 바꾸고 AI로 스마트하게

"블록체인이 일하는 방식을 바꿔주고 인공지능(AI)으로 스마트한 미래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 클라우드위에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을 올리는 방향으로 가면서 집중과 분산이 서로 융합해 세상을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임 교수가 보는 미래 혁신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기반의 투명하고 자율적인 사회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과학기술 기반위에서 민주적으로 부의 분배가 이뤄지며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는 "미래는 블록체인으로 융합해 가며 보다 투명한 사회가 될 것이다. 같은 네트워크에 있는 사람들 간 정보가 공유되며 긍정적으로 행동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사람들 사이를 경쟁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며 융합하는 만남, 상대방에게 받을 것이 아니라 해 줄 수 있는 것 등을 이야기하는 긍정적인 미래가 기대된다. 물론 기술 발달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을 어떻게 연착륙시키고 해결할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한국 방문 때마다 혁신, 융합 주제로 강의를 많이 했다. 그는"우리나라 과학계는 플랜팅(심기)은 잘하는데 하베스팅(수확)을 잘하지 못한다. 시장을 제대로 못보기 때문"이라면서 "외국의 유명한 CEO는 공대 출신이 다수다. 그들 대부분은 책을 무척 많이 보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이공계도 경영마인드,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4차 산업의 핵심기술을 생태계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한국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만 한국에 올때마다 느끼는 것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다만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혁신 성장의 방향은 맞지만 해법이 디테일하지 못하다. 못하는거 인정하고 문제를 치열하게 논의하며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더불어 사는 문화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임 교수는 "북유럽과 미국인의 문화는 어릴적부터 더불어사는 문화가 강조된다. 대학 졸업 후 직장 갖는게 목표가 아니다. 세상의 변화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이 크다"면서 "우리사회도 물질이 아닌 가치 지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계와 적정기술 접목도 기대했다. 임 교수는 "혁신의 종류는 여럿이지만 파괴적 혁신은 강자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과도하게 비쌀 때 적정기술이 이를 대체하게 되는데 아프리카의 자전거 패달을 이용한 물 정화 기술이 대표적"이라면서 과학계와 기업가정신의 접목을 당부했다.

한편 임 교수는 내달 5일과 6일 롯데 호텔 서울에서 열리는 'One Asia Convention Seoul 2019' 행사에서도 아시아 국가간 더 나은 관계를 위해 주제 발표를 할 예정이다.

임 교수는 매년 여름 방학 두달, 겨울 방학 한달 동안 한국에 머문다. 한국에 대한 기여와 자녀에게 한국인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사진은 여수엑스포 공원.<사진= 임성배 교수>
임 교수는 매년 여름 방학 두달, 겨울 방학 한달 동안 한국에 머문다. 한국에 대한 기여와 자녀에게 한국인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사진은 여수엑스포 공원.<사진= 임성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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