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p75 단백질, 미토콘트리아와 소포체 붙이는 '접착제' 역할···세포 재생 에너지 제공
UNIST 민경태 교수 "척수·외상성 뇌 손상 환자 치료 새로운 실마리 될 것"
UNIST(총장 정무영)는 민경태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세포 내 소기관을 연결하는 단백질인 'Grp75(Glucose regulated protein 75)'의 신경 재생 원리를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신경세포는 인간의 뇌와 몸을 연결해 감각을 받아들이고 운동을 조절한다. 신경세포에 있는 나뭇가지 모양으로 길게 뻗은 축삭돌기는 한번 손상되면 쉽게 재생되지 않는다. 특히 중추신경계인 뇌나 척수를 심하게 다치면 사지나 하반신 마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지금까지 신경세포의 재생 능력에 대한 분자·세포학적 기작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신경세포의 재생 능력을 회복하는 방법을 제시한 연구도 미미하다. 민경태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신경세포의 재생 과정을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를 연결하는 단백질인 Grp75가 세포 재생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실험 쥐에서 입증했다. 좌골신경이 손상된 쥐에 Grp75의 과발현을 유도하자 신경세포가 재생됐다.
제1저자인 이소연 UNIST 연구원은 "Grp75 단백질이 많이 만들어지자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의 접촉막이 늘어났다"며 "그 결과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성 능력이 향상됐고, 신경 재생에 필요한 충분한 에너지가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외부 물질을 도입하지 않고 소포체-미토콘드리아 접촉막을 통해 세포 자체의 능력을 키워 신경 재생을 촉진한 연구"라며 "중추신경 회복이 어려운 척수·외상성 뇌 손상 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23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논문명은 'Increased ER-mitochondria tethering promotes axon regeneration'이다.
한효정 기자
hhj@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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