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합작, 우주 기술로 '올메탈 인덕션'···獨·日 관심

아미크론, '풀 디지털 인버터 기술' '우주 자기장 기술' 적용
러 연구진 4명에 3억원 투자···연구원 8명, 5년 만에 결실
황 대표 "장학금 혜택 환원, 세계에 없던 기술 만드는 게 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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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 2019.07.03

"어느날은 정보기관에서 저를 부르더니, 민간 업체에서 왜 이런 기술이 필요하냐고 묻더군요."

황창원 아미크론 대표가 '올메탈 인덕션' 개발 과정을 소회하며 웃음을 지었다. 1992년 독일에서 인덕션을 처음 접한 후로 전용 용기가 필요 없는 인덕션, 이른바 '올메탈 인덕션' 개발을 위해 사활을 걸었던 과정을 뒤돌아보면서다. 

황창원 아미크론 대표가 올 4월 출시한 '올메탈 인덕션'을 소개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인덕션 전용 용기나 전용 프라이팬 없이도 작동 가능한 첫 인덕션이다. <사진=김인한 기자>황창원 아미크론 대표가 올 4월 출시한 '올메탈 인덕션'을 소개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인덕션 전용 용기나 전용 프라이팬 없이도 작동 가능한 첫 인덕션이다. <사진=김인한 기자>
"인덕션은 열효율이 좋고, 화재나 화상 위험도 없는데 전용 용기에서만 가동이 돼요.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쓰던 용기는 버려야 합니다. 그럼 '무슨 쓸모냐, 이거 한 번 개선해보자', 그 마음으로 국내 대기업, 대학, 세계 곳곳 안 다닌 곳이 없습니다. 그러던 참에 우주에서 활용되는 '자기장 제어 기술'과 군사기술에도 활용되는 '풀 디지털 인버터 기술'을 가진 러시아 연구원을 만났죠."

인덕션은 기기 내에서 발생한 자기장과 전기유도물질로 만들어진 용기와 반응시켜 열을 만들어낸다. 불과 냄비를 직접 가열하지 않아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고 화재나 화상에 위험이 없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인덕션은 전용 용기에서만 작동하는 뚜렷한 한계를 지녔다. 

아미크론은 2014년 1월 본격적인 기초연구를 시작해 올해 4월 전용 용기, 전용 프라이팬이 필요 없는 '올메탈 인덕션'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군사기술로도 활용되는 '풀 디지털 인버터 기술'과 우주 자기장 제어 원리와 같은 기술이 적용됐다. 한국인 연구원 4명과 러시아 연구원 4명이 만든 합작품이다. 최근 국내 대기업은 물론 독일, 일본 등 시장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러시아 연구진에 3억원 투자해 결실 맺어

황창원 대표는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게 많은데 내가 세상에 준 게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니 별 게 없었다"며 "세상에 나왔으니 무엇이든 하나 남겨보자는 마음으로 올메탈 인덕션에 매달리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김인한 기자>황창원 대표는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게 많은데 내가 세상에 준 게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니 별 게 없었다"며 "세상에 나왔으니 무엇이든 하나 남겨보자는 마음으로 올메탈 인덕션에 매달리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김인한 기자>
황창원 대표는 금융업계에 종사하다가 1990년대 중반 지인과 함께 유럽 주방용품을 수입하는 업무를 시작했다. 2001년도에는 '델리플러스'를 설립해 독일 주방용품 'BSW'를 한국에서 독점 판매해왔다. 그러던 중 인덕션을 알게 됐고, 어느 용기든 사용 가능한 인덕션 개발을 위해 틈날 때마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기술 문의를 해왔다. 

"기술 개발을 위해 국내 대기업 연구진, 국내 대학 교수들을 찾아 다녔어요. 다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2014년에 기술을 가진 러시아 연구진을 만나게 된 거예요. 워낙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기술개발이라 러시아 연구진에게 사비 3억원을 곧장 투자했죠." 

2014년부터 시작한 기술개발 결실은 5년이 되어서야 맺어졌다. 올메탈 인덕션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고, 개인 자금을 덧붙여 수십억 단위를 쏟아 부었다. 아미크론은 인덕션 안에 들어가는 인버터 PCB에 탑재된 전용 CPU를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인덕션 코일을 가늘게 만들어 고주파에서 발열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게 만들었다. 

스타니슬라프 키리코프(Stanislav Kirikov) 아미크론 수석 연구원이 '올메탈 인덕션' 개발을 하고 있는 연구실은 관련 장비와 수식으로 가득했다. <사진=김인한 기자>스타니슬라프 키리코프(Stanislav Kirikov) 아미크론 수석 연구원이 '올메탈 인덕션' 개발을 하고 있는 연구실은 관련 장비와 수식으로 가득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 "세계에 없던 기술 만드는 게 애국이라 생각"

"대기업도 아니고 작은 회사에서 그 많은 돈을 들이니 고생도 많았습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선 이름이 없으니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고요. 그래도 이 사회에 뭔가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세계에 없던 기술을 한국이 만들면 애국하는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황창원 대표에게 기술 개발에 매달렸던 이유를 묻자 그는 이처럼 답했다. 황 대표는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면서 다녔고, 사업을 할 때는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게 많은데 내가 세상에 준 게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니 별 게 없었다. 세상에 나왔으니 하나 남겨보자는 마음으로 올메탈 인덕션에 매달리게 됐다"고 언급했다.

아미크론 제품은 전용 용기가 필요 없을 뿐더러 열효율이 높아 조리 시간도 짧다. 대기업 인덕션은 '용기 유무 및 전용 용기 여부 감지'와 같은 기능·특허만을 가지고 있지만, 아미크론 제품은 용기 재질 인식과 최적 주파수 자동 실행, 자성 용기 유도가열 특허 등도 지닌다. 안전기능도 4가지가 더 많다. 

아미크론은 사업 영역을 전방위로 확장 중이다. 최근 국내 대기업 두 곳, 독일 기업 한 곳과도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일본 기업에는 제품 샘플을 보내 계약이나 협력을 타진 중이다.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국내에서 자리 잡는 것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꿈꾼다. 독보적인 회사로 거듭나고 싶다. 이후에 역량이 부족하면 전문경영인이 이끌면 되는 것이고 저는 회사가 자리 잡는데 하나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미크론 인력은 현재 34명이다. 연구진은 한국 연구원 4명, 러시아 연구원 4명 등 총 8명이고, 생산, 경영관리 인력이 나머지다. 사진은 아미크론 연구인력. <사진=김인한 기자>아미크론 인력은 현재 34명이다. 연구진은 한국 연구원 4명, 러시아 연구원 4명 등 총 8명이고, 생산, 경영관리 인력이 나머지다. 사진은 아미크론 연구인력. <사진=김인한 기자>
◆아미크론은?

올메탈 인덕션 등 가전제품·전기기기 제조업체다.

▲2014년 '올메탈 인덕션' 기초연구 돌입
▲러시아 연구진 4명 영입
▲2017년 1월 '아미크론' 법인 설립
▲2019년 4월 '올메탈 인덕션' 최초 출시
▲국내 대기업과 계약 체결, 국내·외로 사업 확장

아미크론 인력 구성은 연구팀 10명, 생산팀 14명, 경영관리·영업 10명 등 34명이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테크노3로 49, 3층(기업 연구소) / 서울특별시 송파구 법원로 128 문정 SK V1 GL 메트로시티 B동 1511호(본사)에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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