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와 밀착한 40년, 초정밀 기계 강국으로 우뚝"

[대한민국 대표 연구실⑧]기계연 초정밀시스템연구실
반도체, 웨어러블 등 활용 초정밀 장비·공정 기술 개발
외환위기 당시 어려움 겪기도···미래형 연구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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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기자 - 2019.07.02

                          대한민국 대표 연구실 한국기계연구원 초정밀시스템연구실.<영상 = 대덕넷 뉴미디어팀>
한국의 제조업은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전환하며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런 가운데 반도체, 웨어러블 헬스케어장치, 자동차 부품 등 제조업에 활용되는 기계들은 세월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정밀하고, 소형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의 위치를 결정하고, 가공하는 기술이 보다 정밀해져야 한다. 지난 40여년간 자리를 지키며 초정밀 기계 장비와 공정기술을 연구하고, 이를 확산해 온 연구실이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초정밀시스템연구실이 바로 그 주인공. 연구실은 지난 1970년대 KIST에서 시작된 정밀기계센터가 모태다. 1980년대 기계연으로 이관된 이래 창원에서 대덕으로 이동해 국내 기계 산업 발전과 함께 해 왔다. 

현재 초정밀 가공장비 설계·해석·평가기술,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 장비·공정, 정밀장비 ICT 융합·지능화 기술을 중점적으로 수행하며 초정밀 기계장비의 수입대체와 국산화에 이어 중국에 수출까지 이뤄냈다.

'2018 올해의 공작기계인상'을 수상한 이찬홍 연구위원, 연구책임자를 맡고 있는 오정석 책임연구원, 한성흠 선임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한국기계연구원 초정밀시스템연구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연구자들.(왼쪽부터)한성흠 선임연구원, 이찬홍 연구위원, 오정석 책임연구원.<사진=강민구 기자>한국기계연구원 초정밀시스템연구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연구자들.(왼쪽부터)한성흠 선임연구원, 이찬홍 연구위원, 오정석 책임연구원.<사진=강민구 기자>

◆초정밀기계 국산화 이뤄내···최근에는 미래형 고난도 기술개발도 병행

초정밀시스템연구실의 모태는 KIST에서 시작됐다. 국내 공작기계 발전에 매진해 온 이찬홍 연구위원은 "1973년 KIST 정밀기계센터에서 시작해 공작기계의 정밀도 향상, 기계 국산화 등이 진행됐다"면서 "이후 1983년경 기계연으로 이관돼 창원을 거쳐 대덕에서 연구개발을 수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기계연에서 시작 당시 12명의 연구자가 합류했다. 이중 3분의 2가 유치과학자로 산업계에서도 기대감이 높았고, 연구자들에게도 새로운 것을 해보자는 의욕이 컸다. 이에 산업계와 밀착해 지난 40여년간 국내 초정밀 가공기 최초 상용화부터 시작해 누적 매출액 약 270억원을 달성했다. 

오정석 책임연구원은 "연구실로서는 손해이지만 두 분의 원장을 배출했고, 외부 초정밀시스템연구실이라고 하면 알아주는 점은 그동안 선배들이 역할을 한 덕분"이라면서 "연구 네트워크를 자연스럽게 이어 받았고, 내부에서도 화합하며 연구결과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성흠 선임연구원도 "초정밀연구실에서 첨단 분야 연구를 수행하며, 산업에 밀접한 연구를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포스닥을 거쳐 연구실에 합류하게 됐다"면서 "대학원에서 수행한 연구를 이어 수행하며 정밀길이와 3차원 좌표 측정을 통한 정밀 측정기술연구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선임연구원은 "실험실 선배들의 경험이 곧 자산"이라면서 "기계산업의 역사와 동향을 자연스럽게 전수 받고,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실은 그동안 LCD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을 생산히기 위한 초정밀 롤 금형 가공기를 상용화해 중국 수출을 이뤄냈다. 또한, 3D 패키징 C2W 장비, 나노 기반 초정밀·초미세 하이브리드 가공시스템, 스마트 사출성형시스템 등을 개발해냈다. 

이러한 연구실에도 위기는 존재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수탁과제가 줄어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이찬홍 연구위원은 "지난 역사를 보면 200년이 넘은 독일의 공작기계 역사 대비 한국은 50년이 채 안돼 기술 격차가 존재했고, 이를 빠른 시간 내 추격해 국산화하고 수출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면서 "외환위기 직후 수탁과제가 없어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내고, 오로지 책임감을 갖고 기술을 연마하며 버텨냈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장비분야는 산업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가 주력산업이 주춤하면서 함께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보다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첨단 장비를 개발해 어려움을 타개해야 한다"면서 "산학연이 함께 노력해 고기능 장비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치결정 정밀도 측정 장치.<사진=강민구 기자>위치결정 정밀도 측정 장치.<사진=강민구 기자>

◆외부와의 소통 중시···"산업계와 밀착해 협력 연구 수행"

연구실이 오랜기간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외부와의 소통이다. 분야 특성상 산업계와의 교류가 잦다. 실제 과제 대부분도 기업, 연구기관과 하는 협력 연구가 필수적이다. 오정석 책임연구원은 "원내에서도 가장 산업계와 밀착한 곳이 바로 우리 연구실"이라면서 "연구실 내부 소통 못지 않게 외부 소통도 중요하며, 기업이나 연구기관과의 협력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와의 교류를 위해 두산공작기계와 매년 기술교류회도 열고 있다. 필옵틱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KAIST를 비롯한 국내 기관과 하노버대학, UBC, 체코공대, 퍼듀대 등 많은 대학들과 기술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이찬홍 연구위원은 "연구자는 과학자이기전에 기술자로서 연구 효용성을 입증하고, 연구성과도 적극 알려야 한다"면서 "교류회를 통해 인간적으로 교류하며, 기업에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환상(Fantasy)를 심어주고, 함께 상용화를 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실은 최근 산업계와 밀착해 공작기계, 레이저 가공기 등 양산장비의 진동문제 해석·분석, 자동차 부품의 성능향상을 위한 미세표면 가공기술, 진공환경 부품의 비접촉 반송기술 등 현장 문제 해결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 기반 가공시스템과 같이 미래형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원들은 연구실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한성흠 선임연구원은 "초정밀기계기술이 국내 제조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한국의 대표 이미지로 방탄소년단이 아니라 기계산업이 떠오르도록 선배 연구자들의 뜻을 이어나가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오정석 책임연구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연구장비 실험실로 의지를 갖고 산학연의 힘을 모아갈 것"이라면서 "장비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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