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 인재 수급 난항···지난해 이어 선택자 無
"인재 양성에 10년···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정부가 2017년 탈(脫)원전을 선언한 후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전공자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그래픽=김인한 기자>
정부가 2017년 탈(脫)원전을 선언한 후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전공자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그래픽=김인한 기자>
1980년 설립돼 박사급 인력 400여 명 이상을 배출한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에 올 하반기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2년 연속이다. ​

KAIST는 상반기·하반기로 나눠 입학생을 선발한다. 입학생들은 1년간 전공 없이 수업을 듣고, 2학년이 되는 시점부터 전공을 선택한다. 통상 1학기에 대다수가 입학해 2학기에는 전공 선택이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2년 연속 하반기 지원자가 0명인 적은 없었다.

KAIST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 98명 가운데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전공을 선택한 학생은 0명이다. KAIST 16개 학과 중 전공선택이 유일하게 없다.

탈(脫)원전 선언 전인 2016년에는 한 해 총 22명이 지원했지만, 정책 추진 직후인 2017년에는 상반기 8명, 하반기 1명만 지원하더니 지난해엔 상반기 5명만 지원하고 하반기에는 지원자가 없었다. 올해는 상반기 4명만 지원하면서 올해 전체 전공선택자는 4명이 됐다. 

원자력및양자공학과에는 학부생 50명이 재학 중이다. 현재 대학원생은 이보다 많아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학부생이 줄어든 만큼 향후 학부생이 대학원을 진학하는 시점에서 인력이 단절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성민 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학과장은 "학과 특성상 많은 학생이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2년 연속 하반기 지원자가 없다는 건 문제"라며 "학사부터 석·박사까지 인력을 육성하는데 최소 10년이 걸리는데 이렇게 되면 인재가 말라버린다. 회복 불능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용흠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박사과정생은 "인재수급이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도 "신입생들이 올바른 정보를 습득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과 홍보를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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