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백북스(100 books) 11일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초청
이정모 관장 "과학은 어렵다···스스로 취향 맞는 과학책 찾아야"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11일 대전 백북스(100 books)를 찾아 "과학은 의심하고 의심하고 의심해야 하는 학문"이라며 "의심에 대한 잠정적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11일 대전 백북스(100 books)를 찾아 "과학은 의심하고 의심하고 의심해야 하는 학문"이라며 "의심에 대한 잠정적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과학은 어렵고 지루합니다. 하지만 어디 과학만 그런가요? 철학, 예술, 정치, 경영 모든 분야가 어렵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를 통해 문학세계를 넓혀가듯 자신에게 맞는 과학책을 찾아 지평을 넓혀보는 건 어떨까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이 11일 대전을 찾아 대중과학서 100여 권을 소개하며 과학책 읽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모 관장은 "과학책을 읽는 이유는 과학적으로 생각하기 위함"이라며 "과학적인 사고란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시각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과학은 의심하고 의심하고 의심해야 하는 학문"이라며 "의심에 대한 잠정적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과학적 사실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정모 관장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을 거쳐 서울시립과학관장을 맡고 있다. 그는 과학관을 '보는 과학'이 아닌 '하는 과학'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집필 활동도 활발하다. ▲과학자의 책장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1·2 ▲과학자와 떠나는 마다가스카르 여행 ▲판타스틱 과학 책장 등 다수의 대중 과학서를 집필하며 대중에게 과학을 일상 언어로 전하고 있다. 

특히 그가 올해 4월 집필한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은 그가 과학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며 써 온 100여 편의 과학책 서평 중 77편의 서평을 엄선해 담았다. 과학책을 테마별로 나눠 소개한 이 책에는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합리적인 태도'라는 핵심 메시지가 담겨있다. 

이날 강연에서도 이 관장은 그동안 접해온 과학 대중서 100여 권을 소개했다. 책을 소개하던 이 관장은 과학 대중서를 고르는 방법을 조언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만큼 스스로 과학책을 찾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장은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 스스로 과학책을 고르면 좋아하는 작가, 분야, 출판사가 생긴다"며 "도서관을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과학책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어린 시절에는 문학을 접하면서 실패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문학을 읽을 땐 대부분 주인공의 마음으로 읽는데 소설에서 주인공은 대부분 실패를 경험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실패가 필연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문학을 접하면서 다양한 사고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관장은 좋은 과학책의 조건으로 '재미'를 꼽았다. 그는 "과학적 사실들이 문학처럼 녹아들어 있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며 "과학에 관한 내용은 위키피디아에 가면 가득하지만, 책을 읽는 이유는 과학적 사실을 새롭게 구성했기 때문이다. 과학 대중서는 우리가 끝까지 책을 읽어나가도록 하는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서 이정모 관장은 그동안 접해온 과학 대중서 100여 권을 소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강연에서 이정모 관장은 그동안 접해온 과학 대중서 100여 권을 소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백북스를 찾은 이혜령 씨(대전 유성구)는 "과학 도서는 읽기 쉽지 않은데 이번 계기를 통해 과학책이 조금 더 익숙해지게 됐다"면서 "일상에 있는 과학적 사실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관장님이 소개해준 책도 읽어 볼 예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참석자들도 "과학이 막연하게 어려운 학문으로 생각했는데, 접근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백북스는 2002년부터 만들어진 대전의 자발적 독서 모임으로 2주에 한 번 저자를 초청해 책을 집중 분석한다. 이번 강연까지 총 398회 진행됐다. 백북스 399회 강연은 '다시 책으로'라는 책을 번역한 전병근 역자를 초청한다.

오는 25일 오후 7시 15분부터 '박성일 한의원' 6층에서 열린다. 박성일 한의원 원장은 2009년부터 '공간이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미래를 공유할 수 있다'는 취지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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