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놓는자 흥한다···서울-북경 5시간, 철도로 대륙 연합"

나희승 철도연 원장 강연···'철도 실크로드' 비전 제시
"한반도는 해양과 대륙 잇는 접점···남북철도 개발 필요"
"화물·여객 수요 多,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와 연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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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 2019.06.05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놓는 자 흥한다', 역사적 사실이 말합니다. 진나라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던 시기 서쪽 로마에선 길을 놓았습니다. 진나라는 성을 쌓고 몇 년 후 멸망했지만, 로마는 1000년의 문명을 싹틔우기 시작했습니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이 4일 KAIST를 찾아 '21세기 한반도 고속철 시대와 동북아 일일생활권'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그는 "철도로 지역과 지역을 연계하고, 네트워킹하면서 새로운 경제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이 4일 KAIST를 찾아 '21세기 한반도 고속철 시대와 동북아 일일생활권'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그는 "철도로 지역과 지역을 연계하고, 네트워킹하면서 새로운 경제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은 동·서양 역사를 비교하며 남북 철도를 잇는 '21세기 철도 실크로드'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원장은 4일 KAIST를 찾아 "철도 건설을 통해 북한과 동북·중앙아시아 대륙에 있는 시장을 열면 국민소득 4만 달러, 5만 달러 국가가 될 수 있다"면서 "철도로 지역과 지역을 연계하고, 네트워킹하면서 하나의 시장과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21세기 한반도 고속철 시대와 동북아 일일생활권'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 나 원장은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들었다. 나 원장에 따르면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은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 등을 교류할 수 있었다. 또 19세기 증기기관차 개발은 지역과 지역을 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발전이 이뤄질 수 있었다. 

나 원장은 "철도 건설은 지금의 미국과 러시아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광활한 대륙을 개척하는 데 일등 공신이 바로 철도였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5년 동안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Trans Siberian Railway)를 건설했다.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가로지르는 9288km 최장 길이 횡단 철도다. 지구 둘레 4분의 1에 해당하는 길이다. 미국도 동과 서를 잇는 수천km 철도가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한반도는 해양과 대륙 잇는 접점···남북 철도 개발 필요"

나 원장은 "화물과 여객이 교류하는 전 세계 3대 교역권이 북미, 아시아, 유럽"이라면서 "그 접점이 대한민국 부산이다.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해안을 잇는 관문 역할을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남북 철도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대륙 경제권을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에서 2005년 발간한 보고서에는 향후 유라시아 물동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장거리를 운송할 수 있는 철도에 투자가 필요하다고 기술했다. 국제철도연합회(UIC)에서 내놓은 2015년 자료에선 철도로 화물을 가장 많이 옮기는 나라가 미국, 중국, 러시아 순이었다. 

나 원장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철도로 화물과 여객을 많이 나르고 있다"면서 "남북 간 철도 네트워킹을 통해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면 이와 같은 수많은 화물 수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부산에서 모스크바를 배로 가면 30일이 걸리지만 철도로 가면 14일"이라며 "남북철도 연결은 새로운 경제 성장 발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대비해 철도연은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 화물 고속철 7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화물을 실은 고속철이 모스크바까지 일주일 만에 가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운송해 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고속철 개발되면 서울-북경 5시간 반, 동북아 일일생활권 가능"

나희승 원장은 남북철도 개발을 통해 인구가 많은 메가시티를 연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그동안 개척하지 않은 메가시티를 연결해 네트워킹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시장을 개척해야 우리가 국민소득 4만 달러, 5만 달러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김인한 기자>나희승 원장은 남북철도 개발을 통해 인구가 많은 메가시티를 연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그동안 개척하지 않은 메가시티를 연결해 네트워킹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시장을 개척해야 우리가 국민소득 4만 달러, 5만 달러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김인한 기자>

나 원장은 동북아 일일생활권의 필요성을 언급하기 전 유럽연합(EU) 사례를 들었다. 그는 "유럽이 석탄, 철강 등으로 교류를 시작해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고속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지역과 지역을 연계하고, 그게 커뮤니티가 되고 연합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이 최근 10년 동안 3만km 고속철을 깔았다"면서 "중국 전역을 300km 속도 고속철로 네트워크했다"고 말했다. 남북이 협력해 고속철을 개발하면 중국에 펼쳐진 고속철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 원장은 "철도 건설을 하면 서울-북경, 서울-하얼빈 구간을 5시간 반 만에 갈 수 있다. 아침에 서울에서 북경에 있는 식당을 예약하고, 점심에 북경에서 식사하며 회의하는 게 가능해진다"며 "공항은 도심 외곽에 있는데 철도는 도심과 도심을 연결하기 때문에 일일생활권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서울 1000만, 평양 300만, 심양 1000만, 북경 2000만, 하얼빈 1000만 등 메가시티가 1400km권 내에 집중된 권역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그동안 개척하지 않은 메가시티를 연결해 네트워킹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시장을 개척해야 우리가 국민소득 4만 달러, 5만 달러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치적으로는 통합하기 어렵지만, 이처럼 메가 경제권을 연결하고 통합해 하나의 경제 커뮤니티로 만들어야 한다"며 "남북도 경제 협력 사업을 통해 서로 윈윈하는 경제 메커니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철도연은 국가별로 철도를 연계 운항할 수 있는 '연결기 및 제동장치 기술'과 안전한 화물 운송을 위한 안전 시스템, 철도 물류 정보화 기술 등을 자체 연구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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