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내 점심 강의로 시작···시민 공개 후 매년 참가자 늘어
KAIST 교수에게 듣는 인공지능···"지식 있어야 첨단기술 분쟁 해결"
지난 3일 오후 4시 반, 특허법원과 KAIST가 함께하는 교양강좌 '과학콘서트'가 열렸다. 이 행사는 10주 과정으로, 매회 KAIST 교수들이 소개하는 AI 이야기로 채워진다. 이번 강의는 4회차다.
특허법원과 KAIST는 2016년부터 해마다 과학 강의를 개설해 왔다. 초반에는 특허법원 직원을 대상으로 점심시간에 진행되다가, 반응이 좋아 2017년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시간이 오후로 옮겨지면서 전체 인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수업을 마치고 온 고등학생들의 수가 작년부터 급증했다. 이날은 대신고, 둔원고, 충남고 등 재학생 114명이 참석했다.
행사 기획을 맡은 김광남 특허법원 판사는 "학생들이 전체 참가자 중 70%를 차지할 때도 있다"며 "나이대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하다. 고정 참가자들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황성주 KAIST 교수는 '설명할 수 없는 AI, 설명할 수 있는 AI'에 관해 발표했다. 강의 내용이 대학생 수준이었음에도, 많은 이들이 필기를 하며 설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참가자들은 AI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파고들었는지, 사람을 대신할지, 예술 작품을 어떻게 만드는지 등 실생활과 관련된 질문을 했다. 학생들의 궁금증으로는 사람과 로봇을 구분하는 리캡차(reCAPTCHA)의 원리, 모방 학습(Mimic Learning), 딥러닝으로 풀 수 없는 문제 등이 있었다.
AI에 관심이 있어 왔다는 한 둔원고 학생은 "기술과 가정 또는 과학 수업 시간에 AI를 들어봤지만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며 "과학콘서트의 내용이 어렵지만 새로운 과목을 배우는 마음으로 듣는다. 기회가 되면 유전자 분야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하 KAIST 지식재산전략 최고위과정 운영위원은 "참가한 고등학생들 수준이 보통 이상이다. 지난 강의에서는 교수와 일대일 토론을 오랫동안 펼치기도 했다"면서 "대중과 거리가 있었던 특허법원이 벽을 허물고 국민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어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학생뿐만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분야를 배우려는 적극적인 판사들의 자세도 고무적"이라며 "지식이 있어야 첨단기술 관련 분쟁에서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옥 나무와숲 대표는 "회사가 보유한 특허에 AI를 적용하려 한다"며 "이번 강의에서 제품과 서비스 모델 개발을 위한 힌트를 얻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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