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에 한화·롯데·풍산 등 기업 연구소 입지 '굳건'
기업 관계자들 "R&D 인력 확보, 연구소 교류 용이 장점 살려야"

대덕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되고 KAIST 등 우수 자원 확보가 용이하다. 실제 이런 강점을 인정하며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가 대덕으로 이전한 사례도 있다.

정부·대전시 기업 정책, 세종시 등 인근 지역의 성장세로 기업의 탈대전(대덕)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업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연구소 전문클러스터'라는 새로운 해법이 제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대덕에는 기업의 R&D 전진기지가 구축돼 있다. 벤처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의 기업 연구소들이 보유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전국에 회사가 흩어져 있지만 R&D 기능만큼은 대덕에서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롯데케미칼 기술연구원, 풍산 기술연구원, 한화종합연구소, 삼동 R&D 센터 등이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대덕을 선호하는 이유로 ▲출연연의 우수한 자원과의 연계 용이성 ▲연구자원들과의 네트워킹 ▲대덕특구 지원을 꼽았다. 실제 대덕의 기술연구소는 회사의 핵심 R&D 기능을 맡아 연구개발부터 기술지원, 미래 먹거리 창출까지 전담하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판로 개척, 금융지원 등을 이유로 대덕을 떠나는 기업을 막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연구소들이 밀집한 대덕의 장점을 살려 기존 자원을 연계하고 활성화하면 위기를 기회로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 대덕에 연구자원 풍부···"연구부터 양산까지 기업 핵심 역할 수행"

세계 최고의 코일 분야 회사로 인정받는 삼동(대표 이이주)의 연구개발 중심은 대덕이다. 회사는 지난 1977년 창업 이래 본사는 충북 음성, 공장은 문경에 설립했다. 미국 테네시·오하이오 공장, 폴란드 공장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대덕테크노밸리내에 기술연구소(R&D센터)를 설립한 이래 차세대 초전도체 선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동 관계자는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과 다른 소재 개발을 위해 대덕에 R&D 센터를 설립하고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지난 3년의 노력끝에 차세대 초전도체 선재를 개발하고 양산까지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산(대표 류진)은 지난 1968년 창립 이래 고품질의 동제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주력 분야인 비철금속 분야를 중심으로 방위산업분야, 정밀산업분야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에 사업장은 각각 울산, 안강, 부산에 있지만 기술연구원은 대덕에 두고 있다.  

연구소는 재래식 탄약 고도화를 비롯해 친환경 군수방산 용품 등을 연구개발부터 양산까지 역할을 수행한다. 풍산 관계자는 "대덕에는 국방·방산 관련 기관, 기업 등이 밀집돼 있고, 산학연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교류하기도 용이하다"면서 "회사의 핵심 R&D 기능을 맡아 연구개발부터 양산까지 미래를 내다본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대표 임병연)도 연구소를 대전에 두고 있다. 지난 1986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 내에 설립된 이래 고분자 중심의 제품 기술지원과 관리를 담당했다. 이후 1991년 대덕연구소로 이전, 회사의 핵심 R&D 기능을 수행해 왔다. 

롯데케미칼 대전연구소 관계자는 "다른 지역 공장 안에도 일시적 제품 연구기능이 있지만 100% 연구기능은 대덕 연구소가 유일하다"면서 "연구소장 간 기술교류회, 이업종 교류회 등 각종 네트워킹이 용이하고, KAIST 교수 등과의 공동연구도 활발히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구소는 현재 주력생산제품뿐만 아니라 차세대 폴리머 원재료 개발과 기술지원(Technical Service)도 맡고 있다"면서 "대덕이 전국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교통이 편리하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도 잘 갖춰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화종합연구소(소장 윤경식)는 한화그룹의 뿌리인 (주)한화의 핵심 R&D 기능을 담당한다. 대전 유성구 장동에 지난 2017년 둥지를 텄다. 방위산업에 활용되는 유도무기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종합연구소는 (주)한화의 50~60% R&D를 담당하고 있다"면서 "유도탄을 비롯한 유도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충남대 산학협력단과 위탁연구를 수행하는 등 지역의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용이하다"면서 "교류가 잦은 ADD 연구진과 협력하기 쉽다는 이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어앤테크놀로지(대표 조현범·이수일)는 한국타이어 금산·장동 공장과의 협업과 주변 대학·출연연·민간연 생태계와의 협력을 이유로 신축 중앙연구소인 테크노돔을 지난 2016년 대덕에 준공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테크노돔 대전 설립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밀집한 출연연, 민간연과의 협력"이라면서 "충남대, KAIST와도 공동 연구과제, 교류 행사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R&D 활성화를 위해 본사를 대덕으로 이전한 기업도 있다. 부강테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부강테크(대표 최문진) 관계자는 "대덕에는 최고의 연구집단이 모여 있고, 상대적으로 기술 자문을 구하기 용이하다"면서 "회사 차원에서도 KISTI 등 출연연과 연계해 새로운 가치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대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연구 커뮤니티가 강점이며, 전문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면서 "전국의 기업연구소들을 대덕으로 유치해 연구소 전문 클러스터를 육성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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