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석 교수, 항(抗)우울제 투여 후 효과 보기까지 과정 관찰
항우울제 실제 효과 보려면 최소 2주, 최대 2달 이상 투여해야
"연구성과, 차세대 항우울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

오용석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를 투약하고 효과를 보기까지 중간 과정을 관찰해 '항우울제 작용 기전'을 밝혀냈다. <사진=DGIST 제공>
오용석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를 투약하고 효과를 보기까지 중간 과정을 관찰해 '항우울제 작용 기전'을 밝혀냈다. <사진=DGIST 제공>
우울증은 정신질환 중 하나로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린다. 흔히 감기는 쉽게 떨칠 수 있지만, 지속되면 다양한 질병으로 번진다. 이처럼 우울증도 적기에 치료받지 못하거나 지속되면 삶이 황폐해질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 자살까지 이른다. 

우울증은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 수치에 영향을 받는다. 세로토닌은 인간과 동물의 중추신경계에 주로 존재하며 행복·우울한 감정을 조절한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아지면 자연스레 우울한 감정이 늘어난다. 현재까지 우울증 치료에는 세로토닌 수치를 올려주는 '세로토닌계 항(抗)우울제가 가장 광범위하게 쓰여왔다.

하지만 항우울제가 효과를 보려면 짧게는 2~3주, 평균적으로는 2달 이상의 장기 투여가 있어야 환자가 실제 기분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연구진은 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를 투약하고 효과를 보기까지 중간 과정을 관찰해 '항우울제 작용 기전'을 밝혀냈다.

DGIST(총장 국양)는 오용석 뇌·인지과학전공 분자정신의학연구실 교수 연구팀이 뇌 속 해마 구역 내 감정조절 신경회로를 구성하는 '모시 신경세포'의 활성 변화가 세로토닌계 항우울제의 치료 효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오용석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해마 신경회로를 구성하는 모시 세포가 항우울제의 단기투여가 아닌 장기투여 조건에서만 활성이 증가하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러한 약물에 의한 신경회로의 가소성 변화가 항우울제의 직접적인 효능에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기존 항우울제의 느린 치료 효과를 극복하고, 약이 목적지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한 셈이다.

오용석 뇌·인지과학전공 교수는 "항우울제의 장기처방이 해마 모시 신경세포의 활성조절과정을 거쳐 약물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이는 높은 약물 순응도에 필요한 조건과 차세대 항우울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분자정신의학지'(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모시신경세포군의 항우울 약물치료 반응 메커니즘. <사진=DGIST 제공>
모시신경세포군의 항우울 약물치료 반응 메커니즘. <사진=DG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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