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나노박막 1초 내 1000 ℃ 열처리 기술 성공
로이유리에 실험···단열효과 5%, 채광효과 2.5% 상승

단열유리의 성능을 높이는 가열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최규하)은 김대호 나노융합연구센터 박사팀이 금속 나노박막을 연속적이고 균일하게 가열하는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은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하는 2.45 GHz 마이크로파 자기장으로 전기를 통하는 박막을 빠르게 고온으로 만든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단열유리인 '로이유리'를 500 ℃로 열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유리의 단열효과가 5% 이상, 채광효과(가시광선 투과)가 2.5% 이상 향상됐다. 열처리를 통해 유리에 코팅된 나노박막의 전도성이 30% 높아지면서 나온 결과다.

기존 유도가열 기술은 조리용 인덕션 등 두께 밀리미터(mm) 수준의 소재에만 적용될 수 있었다. 두께가 1 ㎛ 이하인 나노박막은 가열할 수 없었다.

연구팀의 기술은 자기장에 의한 유도전류를 발생시켜 나온 저항열로 나노박막을 가열한다. 이때 전기에너지에서 열에너지로 전환되는 효율이 70%이다. 또한 열처리가 필요한 전도성 박막만 선택해 1초 안에 1000 ℃ 이상으로 가열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공진기 3개를 배치해 약 60 mm 폭을 연속으로 균일하게 열처리 할 수 있는 장치를 완성했다. 여기에 900 W 마이크로파 소스 3개를 사용할 경우, 로이유리를 1초당 100 mm 속도로 이송하면서 500 ℃로 연속 열처리할 수 있다. 같은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공진기를 추가 배치하면 한 번에 열처리할 수 있는 로이유리의 폭을 쉽게 확장시킬 수 있도록 설계를 모듈화 했다. <사진=전기연 제공>
연구팀은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공진기 3개를 배치해 약 60 mm 폭을 연속으로 균일하게 열처리 할 수 있는 장치를 완성했다. 여기에 900 W 마이크로파 소스 3개를 사용할 경우, 로이유리를 1초당 100 mm 속도로 이송하면서 500 ℃로 연속 열처리할 수 있다. 같은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공진기를 추가 배치하면 한 번에 열처리할 수 있는 로이유리의 폭을 쉽게 확장시킬 수 있도록 설계를 모듈화 했다. <사진=전기연 제공>
특정 부분 이외에 넓은 면적을 열처리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연구팀은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의 핵심인 유전체와 공진을 통해 자기장 패턴을 변형, 나노박막의 발열 분포를 조절했다. 

유전체란 전기장을 가할 때 전기 분극을 발생시키지만 전류는 흐르지 않는 물질로 전기적 절연체와 같은 의미다. 공진은 진동을 일으키는 어떤 물체의 영향을 받아 다른 물체가 진동을 일으켜 진동이 증폭해 약간의 힘으로 큰 진동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책임자인 김대호 박사는 "기존 로이유리 가열 기술은 열처리 후 가공성 문제와 높은 에너지 비용 때문에 상용화가 어려웠다"며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은 필요한 부분을 가열할 수 있어 장치의 규모와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 인력과 기초부품 등 기반이 아직 잘 갖춰지지 않아 한정된 조건 속에서 고군분투 했다"며 "또한 전통 마이크로파 가열기술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이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알리는 일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로이유리 열처리 공정을 개발하려는 기업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예상하고 기술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그밖에도 금속 나노박막을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소자, 태양전지 등의 열처리 공정에 활용될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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