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0도 이하 극한환경서 새로운 '건설 신화' 만든다

건설연 얼어붙은 토양 특성 조사하는 장비 개발
전 세계 미발견 석유·가스 약 22% 매장된 극한지
"시장 규모만 100억 달러···韓 건설 경쟁력 지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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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 2019.05.13

영하 40도 이하 극한지는 전 세계 미발견 석유·가스 약 22%가 매장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온도가 낮은 극한(極寒) 지역은 지반이 수시로 얼어붙고 녹는 현상이 반복된다. 지반 침하(땅이 가라앉는 현상)도 쉽게 일어난다. 일반적인 환경과 동일하게 구조물을 건설하면 파이프라인은 뒤틀리고 깨진다. 이런 이유로 극한지역의 건설은 미지 영역으로 남아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한승헌)은 영하 40도 이하 극한지 온도 조건을 반영한 2000km급 장거리 자원 이송망-기반구조물 설계·평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지닌 '가스 플랜트' 시장 진출을 꿈꿀 수 있게 됐다.

백용 건설연 박사 연구팀은 ▲얼어붙은 토양 특성을 조사하는 장비와 시험 방법 ▲불연속적으로 얼어붙은 토양 특성을 고려해 최적 가스 배관 경로를 결정하는 S/W ▲장거리 가스 배관에 필수적인 부품인 볼밸브를 자체 개발했다.

극한지는 여름을 제외한 모든 기간에 토양이 대부분 얼어붙어 있다. 동토(凍土) 지반 조사를 통해 땅이 어느 정도 녹고 어는지를 알아야 공학적인 건설 설계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동토 지반 조사를 위한 장비의 휴대성과 정확성을 개선했다. 장비는 흙이 얼어서 지표면을 들어 올리는 동상 현상을 판정해 건설 기준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연구팀은 동상현상을 표준적으로 시험하는 시험법을 한국형 표준(KS)으로도 등록했다. 

극한 지역은 미발견 석유·가스가 대량 매장돼 있어 장거리 가스 배관이 필요하다. 이 공사는 최적의 경로설정이 중요하다. 이번에 개발된 S/W는 인공위성영상을 이용한 지형 형태와 특성을 분석해 최적 경로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 가스 배관의 유지보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가스 배관에는 유체를 차단하거나 방향을 전환하는데 볼(Ball) 밸브가 사용된다. 연구팀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극한지용 볼밸브 시제품을 설계하고 제작했다. 추가적으로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Gazprom)으로부터 가스배관 설계와 운영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 극한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연구팀은 핵심 기술 개발은 물론 실증 실험도 완료했다. 건설연 SOC실증연구센터에 실규모[20m(L)x13m(W)x4m(H)]의 대형 냉동 챔버를 구축했다. 챔버에 30 인치 가스 배관을 직접 매설하고 온도와 지하 수위를 제어해 극한온도 조건(영하 40도)의 동결현상을 재현했다. 향후에도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과 기자재 성능평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백용 건설연 박사는 "극한지 자원이송망 기반구조물 기술 개발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미래 자원개발과 새로운 건설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면서 "5년 내 예정된 프로젝트 규모만 100억 달러 이상인 극한지역 대형 프로젝트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한지 자원 이송망-기반구조물 설계를 위한 핵심기술 개념도. <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극한지 자원 이송망-기반구조물 설계를 위한 핵심기술 개념도. <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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