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순석 ETRI 박사

158차 새통사 모임은 KAIST 방진섭 행정부장님을 모시고 '혁신은 사랑이다'란 주제로 2016년부터 진행 중인 KAIST의 행정혁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늠할 수 없는 속도로 변해가는 주변 환경 속에서 너나 할 것 없고 개인과 조직을 따질 것 없이 모든 것들이 함께 변화의 모색이 절실한 요즘, 무엇을 어떻게 변신시켜야 할까 고민이 공통적인 시대. 
KAIST의 행정 혁신 이야기는 그런 고민을 헤치고 나갈 수 있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문제 해결의 근원인 '나'에 대한 성찰 이전에 '기-승-전-남 탓'의 분위기가 팽배한 요즘, 역시 혁신은 자신에 대한 성찰이 그 출발점임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를 접했습니다. 
특히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요즘, 과학기술적 성과 저조와 낮은 임팩트로 인한 책임 공방이 치열한 요즘, '기-승-전-정부 탓'과 '기-승-전-출연연 탓'이 한 치의 양보도 없고 해결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요즘, KAIST의 행정혁신 이야기는 신년의 해맞이처럼 가슴 설레는 희망과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또한, 모든 혁신의 원동력인 '자발적인 움직임'을 어떻게 끌어내는지에 대한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충실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되 잘 보이지 않는 존재, 잘 드러나지 않는 일들을 세상에 드러내어 의미를 세상의 한 가운데에 우뚝 세우는 방법을 배우는 더할 수 없는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KAIST 방진섭 행정부장님은 2016년 설립 60주년을 지향하는 KAIST 미래비전을 정립하기 위하여 구성된 미래전략실장에 부임해, 제일 먼저 한 일이 KAIST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모든 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청취해 KAIST의 핵심가치를 찾아낸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통상의 조직에서 top-down 방식으로 찾거나, bottom-up 방식의 시늉만 내서 찾는 핵심가치를 전방위적인 소통을 통하여 조직의 핵심가치를 찾아냈고 그것이 지금 가고 있는 모든 혁신 활동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어려운 이야기를 밥 먹듯이 쉽게 추진하는 것은, 행정과 교육과 심리를 넘나드는 방 부장님의 폭넓은 지식의 기둥과 ICU 설립과 KAIST와 ICU 통합 작업 등을 거친 풍부한 행정 경험과 행복은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철학적 삶 등의 조화로운 3박자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방 부장님의 삶은 언제나 개인과 조직의 삶을 조망하고 설명해 보려는 철학하는 자세가 몸에 빼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1. 함께하는 것, 그 자체가 혁신이다

방진섭 부장님은 KAIST 행정 혁신의 온갖 부러운 이야기들을 풀어 놔 주신 다음 마지막 슬라이드에 백지 한 장을 띄웠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였다. 아무것도 없기에 아무런 의미를 읽을 수 없는 백지 그 자체였다. 그런 백의 위쪽 구석에 날아가는 새 한 마리를 그렸다. 굳이 방 부장님의 친절한 설명이 없더라도 삼척동자도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이 드러난다. 무의미의 덩어리였던 하얀 백지에 '창공'이라는 '의미'가 툭 튀어나오는 것을 목도하는 시간이다.

순간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텅 빔'이 절대로 텅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체험적으로 배운다. 텅 빔은 텅 비어 있음이 아니라 수많은 의미를 드러내지 않고 가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빅뱅 이전의 균형 상태가 텅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온갖 가지 의미들이 조용히 자신들의 모습을 숨기고 있는 것이었지 않았는가.
어느 조직이나 행정은 일상적인 것이 되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집에서 어머니가 가족들의 생동감과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끊임없는 움직임과 준비로 부산하시지만, 식구들은 그러한 발버둥을 제대로 눈치채지 못하듯이, 행정도 그러하다. 세상의 모든 작동에는 크고 작은 행정이 버텨내고 있다. 세상의 작동 그 자체가 행정이 존재한다는 증명이라는 이야기다. KAIST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혁신대학이다. 다른 대학들과는 다르게 수능 성적과 내신 성적으로 신입생을 뽑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나라를 이끌 동량들을 훌륭히 키워낼 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이 세계적인 걸출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KAIST는 뭔가 비상함이 있다. 
그런 혁신적인 대학에서도 행정과 행정을 담당하는 행정인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제대로 평가받고 인정을 받지 못한다. 세계적인 혁신대학으로 발돋움했기에 그 뒤에는 분명 '일류 행정'이 있을 것이 자명한데 그것을 보기 어렵다. KAIST도 이러할진대 다른 기관들의 행정이 어떠할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으리라.
방 부장님께서 말씀해주시는 과거의 KAIST의 행정, 행정인들의 문화는 다른 조직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연구와 교육이 제일의 목적이자 목표인 대학에서 행정은 언제나 주연이 아니라 조연일 수밖에 없는 환경. 공은 잘 드러나지 않고 과는 즉시적인 조직의 불협화음을 야기하는 일의 특성 상,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기 쉬운 환경. 통상적인 출세 개념과는 거리가 멀기에 스스로 동기부여를 가지기 힘든 것이 행정이기에, 행정인들은 자연스럽게 절차와 규정에 집착하며 "안됩니다!"라는 말을 제일 먼저 하게 되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대명사가 된다.
누구나 잘하고 싶고, 즐겁게 일을 하고 싶고, 그 누군가에게 의미있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KAIST의 행정인들도 역시 그런 마음들을 조용히 가슴에 담고만 있었다. 마치 백지들처럼. 그런 텅 빔의 상태에 있는 KAIST 행정, 그렇지만 물밑에서만 끓고 있는 행정인들의 가려진 변화 열망들을 잘 읽어내어, 구성원들의 생각을 드러내고 연결을 통하여 시들어 있는 조직에 생동감을 되찾아가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방 부장님께서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KAIST를 일류 혁신대학으로 만들어 낸 가려져 있는 일류행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먼저, 오피니언 리더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변화의 불씨를 키우기 위한 'KAIST 미래행정공감포럼'을 개최했다. 자연스럽게 행정의 의미와 가치를 논하며, 행정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들을 구성원들이 나누는 토대가 만들어졌으리라 싶다. 그다음이 팀장들의 팀을 이끄는 자신만의 리더십을 서로 나누는 '팀장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들이 발견한 자신들의 탁월함(?)을 하나둘 쌓아 갔을 것이다.

그렇게 쌓인 자신감이 세계 유수의 대학행정가들과 교류하는 '글로벌 대학행정포럼'을 개최하게 된다. 대학이라는 하나의 작은 울타리 속의 행정, 행정인들이 세계와 호흡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자부심을 고취하는 시간이었으리라 싶다. 그런 자부심과 자신감이 양적으로 임계치를 넘어서면 으레 질적인 변화를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모색하는 변화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KAIST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났다. 바로 'KAIST 행정 선진화 추진위원회'의 구성과 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자기진화형 행정생태계'. KAIST 행정선진화 위원회에서 만들어 낸 KAIST 행정의 정체성이다. 변화되는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고 자기혁신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여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행정이 KAIST의 행정관이다. 이러한 행정관이 있었기에 KAIST를 일류로 일구어 낸 것이었다. 이제 KAIST 행정구성원들은 자신들이 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자신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존재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그들은 맡겨진 일 하나 하나가 일류이고 또 그것을 끊임없이 일류로 만드는 자신들이 있음을 아는 자존감 높은 집단임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엄청난 변화 속에, 서로를 알게 하여 서로 사랑할 수 있게 해준 구체적인 연결이 있었음을 발견한다.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이벤트를 실제적으로 함께 치르고 그것을 미디어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행정도 과학이다'라는 책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분명 그 속에서 '어머니'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싶다.
2. KAIST 행정원, 철학자가 되다

이쯤 되면, 누구나 방 부장님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는 백지가 창공이란 의미를 가지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리더였다. 강연을 듣는 내내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KAIST 행정인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모두 철학자가 되었거나 되어간다는 것이다. 철학이 별건가. 자신의 삶을 조망하며 자신과 자신의 삶을 읽어 내는 것이 철학이지. 방 부장님은 사람들이 철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계셨다. 바로, 자신을 남들 앞에 드러나게 하는 것이었다. 
'미래행정공감포럼'을 통해 행정의 존재 가치를 고민하게 만들고, '팀장리더십 세미나'로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글로벌 대학행정포럼'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점검할 수 있게 한다. 또 그러한 이벤트를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바라보게 한다. 그렇게 KAIST 행정인들은 자신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삶을 읽고 이야기할 수 있게 하다. 직접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행정 일을 하면서 자신의 역할과 행위와 태도들을 읽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기에 무엇보다도 멋진 행동하는 철학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방 부장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질문의 가치를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의 온갖 것들이 연결되어 있고 각자가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행동이 다르기에, 세상은 언제나 조화를 원하는 불협화음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생긴다. 마치 누구에게나 칭송받던 출연연들이 비난의 화살의 대상이 된 것처럼 문제는 언제나 생기게 마련이다. 이것은 팩트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은 어떤 사람에게는 즐거움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고통이다. 그 즐거움과 고통의 갈림길에 질문이 존재한다. 
어떤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답을 찾을 수 도 있고 영원히 헤맬 수도 있다. 방 부장님이 KAIST에 던진 질문은 '왜, 우리는 혁신대학인가?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인가?' 세상은 우리 대학에 뭘 기대하는가? 우리 대학이 지향해야 할 핵심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그 두 가지 질문으로부터 KAIST의 미래를 위한 답을 찾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KAIST의 행정가들은 철학자가 되었다.
출연연의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질문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옮아가게 된다. 국가와 사회는 십수년 째 출연연의 화려한 부활을 요청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런 진전이 없다. 정부는 정부대로 5년을 주기로 과학기술정책을 만들어 정체된 성장에 물꼬를 틀 수 있게 되기를 원하지만 도돌이표의 반복이다. 
출연연은 출연연대로 3년주기로 혁신방안을 마련하느라 끊임없는 시행착오의 반복을 걷고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똑같은 질문을 사람만 바꾸어가며 답을 찾고 있는 꼴이다. A 기관 B 기관 할 것 없이 비슷비슷하다. 출연연의 주인공들이지만 조직 전체의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을 해보지 않는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연구개발 환경의 차원에서만의 문제만을 다룬다. 조직 전체의 문제를 파악하고 있는 행정은 그런 연구자들을 이해시킬 동기부여도 없고 에너지도 없다. 이런 현상이 3년 마다 하는 의미 없는 연례행사를 치르게 한다. 
그런 연례행사에 '우린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없다. 존재해야 할 가치에 대한 눈높이를 국가와 사회와 국민들과 함께 맞출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새로운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새로운 질문은 대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그러한 힘은 당연히 철학하는 힘과 자세에서 나오는 것임을 안다면,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묻는 것이다. 스스로 철학자가 되는 것이다.
방 부장님은 KAIST 행정인들의 철학 심화 과정을 만들고 계신다. 바로 행정직원들의 멘토링제도다. 행정직원들은 모든 구성원이 공동으로 길러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하신다. 그러나 그런 멘토링 제도를 성공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힘은 역시 행정인들 스스로 철학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방 부장님께서는 정확하게 알고 계신다. 그런 깨달음과 리더십으로 멘토링 제도가 설계된다. 신입직원 한명에 책임, 선임, 원 등 각각 3명의 멘토를 지정한단다. 단, 같은 부서 사람은 제외하고. 
지향하는 원칙이 있다고 하신다. 모든 직원이 한 번 이상은 멘토를 해볼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하신다. 이유가 월까? 바로 자기성찰이라고 하신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개인에게 있음을 꿰뚫어보시는 것이리라 싶다. 우스갯소리로, 직원 대다수가 '저런 사람도 멘토가 될 수 있을까?'하고 의심을 해보는 사람들도 예외없이 멘토로 지정한다고 하신다. 그 의도야 자명하다.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방 부장님의 멘토제도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내년에는 '거꾸로 멘토제'를 시행해보겠다고 하신다. 시니어 멤버가 멘티가 되고 1~2년차 신입들이 멘토를 하는 제도를 꿈꾸고 계신다. 바로 역지사지의 실천을 염두에 두고 계신 것이 읽힌다. 그리고 이러한 멘토제도의 모든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낼 예정이라고 하신다. 머지않아, 우리 이웃의 KAIST는 세계 최고의 철학의 전당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준다.

3. KAIST 행정인, 마침내 주인이 되다

KAIST 행정혁신의 바로미터는 자발적으로 모여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직원기자단'이 아닐까 싶다. 모든 혁신에 소통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나 어떻게 그 소통을 이루어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KAIST는 그 소통의 문제를 '직원기자단'이라는 틀이 풀어가고 있음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행정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성원들의 소식과 의견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구상한 '행정 소식지'발간을 목적으로 구성된 직원기자단이었지만, 지금은 그 자체가 소통의 채널임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방 부장님은 처음 모집 공고만 조직에서 시동을 걸었지,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은 모든 것이 자발적 자원봉사활동이라고 하신다. 처음에는 11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21명으로 늘어났고 지속적으로 더 모집할 것이라고 한다.

기자단모집 홍보영상을 보시면 모두 그 느낌을 알 수 쉽게 있으시리라 싶다. 이런 유쾌 경쾌 발랄한 모집공고를 보면서, KAIST는 혁신을 위한 양적 에너지가 그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음을 직감한다. 자발성이라는 것은 마음의 소리, 즉 뜻(意)을 그냥 좇아가는 움직임이다. 누가 시켜서 이루어지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그것을 '주인의식'이라고 한다. 
KAIST 직원기자단을 위한 아무런 대가도 없다. 맡겨진 직무를 하면서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 내야만 가능한 일을 기꺼이 자발적으로 해낸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그것을 스스로 대견스러워하는 자존감의 발로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직원기자단에 모인 자원봉사자들의 다양한 직종군이라고 한다.

정규직 비정규직의 구분도 없다고 한다. 직위의 고위를 막론하고 맡은 직무에 상관없이 일에 대한 자부심과 그것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는 자존감이 충만한 주인의식 가득한 직원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KAIST 행정혁신의 바로미터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멋지고 부러운 일이다.

주인은 자유인이다. 자유란 스스로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스스로 뜻을 세워 움직이는 사람을 주인이라고 한다. 그런 주인들의 지시에 움직이는 자들을 머슴이라고 한다. 그러나, 주인과 머슴은 고정되어 있는 개념이 아니다. 스스로 느끼는 것이고 스스로의 행동양식을 만들어 내는 뜻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종류와 상관없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들을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스스로 적응하게 하고 자기 혁신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며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자들이 주인이다. KAIST의 행정인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랑을 가슴 가득 담고 미래를 스스로 열어가는 세계 최고의 행정 주인들 틀림없다. 멋지다. 그들의 마음은 '교직원 K의 이중생활'에서 엿볼 수 있다. 주인의 마음은 슈퍼맨의 에너지다.
방 부장님은 그래서 혁신은 사랑이라고 말씀하신다. 행정은 조직을 바르게(正) 걸어갈(文) 수 있게 하는 움직임(行)이다. 그 바름은 바로 듣고 바로 발할 수 있는 능력(聖)에서 논다는 옛 성현의 말씀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사랑 없이는 聖 할 수 없고 聖 없이는 正이 있을 수 없기에 사랑 없이는 行政이 바로 설 수 없음을 꿰뚫고 계신 듯하다. 그렇다. 그렇게 사랑으로 함께 하는 것이 바로 혁신이리라.
바쁘신 시간 중에도 우리 모두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성숙을 위하여 KAIST 행정혁신의 철학과 실천의 경험을 나누어주신 방진섭 행정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세계 최고의 철학의 전당 KAIST가 되는 그날을 기원하고 응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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