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전도성 250%↑ '나노탄소 도전재' 개발

비정질탄소(왼쪽) 대비 결정성·전도성 높은 나노탄소(오른쪽).<사진 = 전기연 제공>
비정질탄소(왼쪽) 대비 결정성·전도성 높은 나노탄소(오른쪽).<사진 = 전기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전지'의 계면 저항 문제를 극복할 새로운 도전재를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최규하)은 이상민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 연구팀이 전고체전지 내 고체 전해질과 탄소와의 계면 불안정성 원인을 규명, 이를 극복하는 '나노탄소 도전재'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란 불에 잘 붙는 액체 전해질 대신 전극과 전해질을 모두 고체로 만들어 전해액 누출에 따른 화재·폭발 위험성을 제거한 차세대 전지다. 친환경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전고체전지는 전지를 구성하는 고체화된 입자 때문에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자 간 계면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계면 안정성을 위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비정질의 탄소 표면에 존재하는 다수 작용기가 황화물 고체 전해질과의 부반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 이를 기반으로 고체 전해질과 탄소 간 계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탄소 표면에는 성질을 결정짓고 실질적 화학반응에 관여하는 원자단인 작용기가 많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작용기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때 발생하는 부반응 물질이 고체뿐만 아니라 기체 형태로도 방출된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또, 연구팀은 열 공정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도전재인 '중공(hollow) 나노탄소' 개발에도 성공했다. 기존에 존재하는 비정질 탄소가 2400도의 고온 열처리 공정만 거치면 작용기가 존재하지 않는 전도성 높은 양질의 결정성 중공 탄소를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흑연처럼 결정성 높은 나노탄소를 도전재로 사용하게 되면 계면에서의 전기화학적 부반응이 줄어들고, 부반응으로 형성되는 절연성 물질의 형성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기존 비정질 탄소 대비 250% 가량 향상된 전기 전도성을 확보할 수 있어 전지의 성능을 대폭 높일 수 있다.
 
교신저자를 맡은 김병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고체 전해질과 탄소 계면의 부반응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결책과 도전재의 새로운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는데 매우 의의가 크다"면서 "대용량화가 이루어지면 전고체전지용 도전재를 손쉽고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학술지 '스몰지'에 게재됐으며, 미국 출판사 '와일리(Wiley)'가 선정한 'Surfaces and Interfaces' 분야 Hot Topic으로도 선정됐다. 연구팀은 성과에 대한 원천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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