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르웨이 연구자의 편지

글 : 이연경 노르웨이 생명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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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2019.04.18

필자는 노르웨이 생명과학대학 (Norwegian University of Life Sciences)에서 방사능이 생물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학에서 진행하는 CERAD(Center for Radioactivity) 프로젝트에는 약 200여명의 연구 인력이 참여해 방사능과 중금속에 노출된 생명체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CERAD 프로젝트는 자체적으로 감마선조사 연구시설을 활용해 다양한 생물체들을 연구하는데, 특히 우크라이나 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1986년에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폭발 사고 후 그 지역 생물체들의 발달과정을 살펴 만성적으로 방사능에 노출된 생물체들이 변형되는 과정을 추적 연구한다.

또 일본 대학과 공동연구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파생된 방사능 유출과 오염이 생물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노르웨이 CERAD프로젝트는 기존의 화학적 분석뿐 아니라 분자생물학, -omics 등 현대 과학에서 사용하는 분석기법과 현미경 등 연구장비를 이용해 소나무, 독일가문비 나무, 애기장대 등 식물 연구도 수행 중이다.

또 노르웨이의 대표적 산업생물인 노르웨이 연어와 Zebra fish를 포함한 어류연구, 수질의 오염도를 알아볼 수 있는 미세조류와 수생생물인 Daphnia, 꼬마선충 연구도 하고 있다.

연구 특성상 연구장비의 역할이 중요하다. 필자는 최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기초지원연)에서 마련한 글로벌 과학자 프로그램 공동연구에 참여하게 돼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의 연구장비를 이용해 연구자들과 공동연구 기회도 가졌다.

연구장비는 기초지원연 오창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 (Bo-HVEM)과 Energy Disperse X-ray(EDX)을 활용했다. 노르웨이에서 가져온 시료 분석을 진행했다. 이번 공동연구로 연구 전략과 방향을 새로이 하고 연구결과의 다양한 해석으로 차후 연구계획을 수립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공동연구를 수행하면서 새롭게 느낀 것은 한국 연구기관의 연구장비와 과학기술 분야의 과감한 투자 노력이다. 과학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은 중요하다. 기초지원연에는 국민소득이 한국보다 높은 노르웨이에도 없는 장비가 있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외국에서 과학자들이 방문한다는 사실은 향후 과학기술 발전에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했다.

현재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한국과 활발한 연구교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노르웨이와 한국은 국가간 연구교류를 위한 네트워크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다. 두 나라가 과학기술 MOU체결을 맺은 것이 불과 2년전이고 주로 연구자 개인 인맥을 통해 공동연구가 진행돼 왔다. 그런 때문인지 한국의 과학기술 정보나 최근 성과 등이 노르웨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번 기초지원연 공동연구로 양국간 연구협력 가능성을 열었다고 본다. 필자는 이번 공동연구 내용을 노르웨이 학계에 알렸다. 이곳에서 가장 부각되는 연구 주제인 방사선 연구를 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노르웨이는 터널과 교량 건설, 센서와 모니터링 기술, 조선 해양 및 에너지 환경 분야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나노기술 연구도 활발하고 연어양식으로 대변되는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다방면에서 한국과 노르웨이 간 상호 연구교류가 잘 이뤄지길 기대한다. 공동연구를 통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기초지원연과 학제를 넘나들며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준 관련 연구진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기초지원연 오창센터의 전자현미경과 Energy Disperse X-ray (EDX)를 이용한 시료관찰및 분석.<사진=이연경 교수>기초지원연 오창센터의 전자현미경과 Energy Disperse X-ray (EDX)를 이용한 시료관찰및 분석.<사진=이연경 교수>

이연경 노르웨이 생명과학대학 교수.이연경 노르웨이 생명과학대학 교수.
◆이연경 교수는 노르웨이 생명과학대학(NMBU) 부교수로 재직중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 학사에 이어 식물병리학과 분자식물병리학으로 석박사를 마쳤습니다. 국내 기업 대호에서 근무하다 노르웨에서 박사후 과정, 연구과학자, 선임 연구 과학자로 연구에 임했으며 2012년부터 NMBU 부교수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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